36개 교단장 명의 개선요청 공문 발송하기로 결정
“연합기관 통합 계속 추진”, 지진 복구사업도 보고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장종현 목사)이 법조인이 되는 첫 관문 법학적성시험(Legal Education Eligibility Test, LEET)이 일요일(주일)에만 시행되고 있는 문제에 적극 대응하기로 하고, 한교총 대표회장단과 36개 교단장 명의의 재고 요청 공문을 정부측에 우선 발송하기로 결정했다.
한교총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9층 회의실에서 제7-2차 상임회장회의를 개최하고, 국가자격시험의 주일 시행 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상임회장회의에서는 현재 국가시험 대부분은 토요일에 실시되고 있지만, 법학적성시험의 경우 주일에 실시되면서 기독교 신앙을 가진 수험생들에게 적지 않은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관련 안건은 대표회장 장종현 목사의 제안으로 상정됐으며, 한교총은 한국교회법학회(학회장:서헌제 교수)와 관련 사항에 대한 법적 검토를 먼저 진행했다.
장종현 대표회장은 “36개 회원교단과 함께 공문을 발송한다면 더 무게감 있게 우리의 뜻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주일이 아니라 토요일에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우리의 견해를 국가를 향해 건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임회장단은 “종교적인 이유로 시험에 응시하기 곤란한 경우 시험주관자는 형평성과 공정성을 해하지 않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지만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의견에 공감하고 대표회장단 명의뿐 아니라 36개 회원교단이 모두 참여하는 의미에서 교단장들의 명의까지 담은 공문을 발송하기로 결의했다.
현재 법조인 지망생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시행하는 법학적성시험을 반드시 치러야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해 이후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올해의 경우 법학적성시험 응시생은 2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시험을 주관하는 기관은 2만명이 응시하는 시험장을 구하기 쉽지 않고, 토요일 시험을 위해 하루 전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한교총은 “법학적성시험이 치러지는 7월은 학교 방학기간 중이라 평일 시험장소로 차용하는 데 별 지장이 없다. 또 응시자 규모가 수십배에 달하는 공인중개사시험도 토요일에 시행되고 있다. 일요일 시험 결정은 종교적 양심을 이유 한 간접 차별행위로서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반한다”며 정책 재고를 적극 요구할 계획이다.
이날 상임회장회의에서는 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간 기구 통합 추진의 건도 보고됐다.
통합추진위원장 오정호 목사는 “대표회장 장종현 목사님의 전폭적인 지지 가운데 여러 차례 접촉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말하기에는 조금 더 인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계속해서 한교총과 한기총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소망을 갖고 있으며, 기도해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상임회장회의는 한교총이 사업법인 차원에서 추진했던 법인 설립을 취소하기로 하고, 정기총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2개의 법인이 존재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연합기관 내 분열과 갈등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취지에서 나온 결정이다.
상임회장회의에 자리한 각 교단장들은 대한민국 사회 위기로 대두되는 저출산 고령화 위기의 극복을 위해 각 교단이 적극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회원교단 내 저출생대책위원회 설치를 결의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한교총이 추진해온 ‘튀르키예 지진 피해 재건·복구 사업’ 중간사업 보고가 있었다.
한교총은 지난 2월 튀르키예와 시리아 강진이 발생한 이래 36개 회원교단과 함께 긴급구호를 위한 성금 모금활동을 전개해 약 52억원을 모금했다. 지금까지 14억원은 지진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난민 구호와 교단 선교사들이 활동하는 긴급구호 자금으로 지원됐으며, 38억원은 사업비로 집행되고 있다.
한교총은 ‘튀르키예개신교회연합(TeK)’과 함께 지진 피해 재건과 복구를 위한 상업 방안을 마련했으며, 효율적인 사업 전개를 위해 국제구호개발 NGO 굿피플와 협력 중이다. 한교총은 내년 3월 관련 사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한교총은 올해 광복 79주년을 기념하며 오는 8월 11일 오후 4시 연세중앙교회에서 기념예배를 개최하며, 한국 기독교 선교 140주년 맞아 11월 셋째 주에는 한국교회 비전의 밤도 추진한다는 계획도 이날 회의에서 확정했다.
대표회장 장종현 목사는 “한국교회가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이 영적으로 성숙하고 본이 되어야 한다. 자기 뜻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위해 일하는 우리가 되자. 민족과 세계를 살리는 한교총이 되도록 역할을 하자”며 각 교단의 적극적인 협력과 동참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