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 중간사] 살로메에게 세례요한의 목을 선물로 준 안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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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약 중간사] 살로메에게 세례요한의 목을 선물로 준 안디바
  • 김병국 교수
  • 승인 2024.06.2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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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국 교수의 신구약 중간사 이야기 (61)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헤롯 안디바
‌(Herodes Antipas; 주전 4년-주후 39년까지 통치)


헤롯 대왕이 죽은 후 헤롯 안디바는 갈릴리와 베레아(Perea)를 다스렸습니다. 베레아는 요단강 동편 중에서 남쪽 지역을 뜻합니다. 성경에는 베레아라는 지명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우리 귀에 익숙한 유사지명인 베뢰아(Berea)는 마게도냐에 있는 도시입니다(행 17:11). 요단강 동편 중에서 북쪽 지역은 ‘데가볼리’라고 불렸는데 그 뜻은 ‘열 개의(deka) 도시들(polis)’입니다. 거기에는 이방인들이 건설한 열 개의 도시가 있었고 그래서 그 근방에서는 돼지들을 키웠습니다(막 5:13).

민족왕의 타이틀을 가졌던 아켈라오와는 달리 안디바는 그보다 한 단계 낮은 분봉왕(tetrarch)으로서 통치를 했습니다. 그는 갈릴리 호수에 디베랴를 건설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원래 이스라엘 동남쪽에 있던 나바티아 왕국의 공주와 결혼했으나 헤로디아와 결혼하기 위해 그녀를 내쫓았습니다. 이 일을 비난하다가 세례 요한이 죽임을 당한 사건은 유명합니다. 안디바에게 시집을 갔던 나바티아의 공주가 헤로디아 때문에 쫓겨나서 집으로 돌아오자 나바티아의 왕 아레타스 4세(Aretas IV)는 분노하여 안디바를 공격했습니다. 안디바는 로마에 도움을 청했지만 집안싸움으로 생각한 로마는 안디바를 돕지 않았습니다. 안디바는 이 사건으로 큰 곤욕을 치렀습니다.

헤로디아를 권력자의 힘에 의해 원래의 남편과 이혼을 당한 가련한 여인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녀는 상당히 권력지향적인 여자였습니다. 만약 헤롯 안디바와의 결혼이 강요에 의한 것이었다면 세례 요한이 이를 비판했을 때 그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세례 요한을 원수처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딸 살로메가 춤을 추고 난 후 헤롯 안디바가 무슨 선물을 원하느냐고 물었을 때 세례 요한의 목을 구했던 것입니다.

주후 37년에 다음에 설명할 헤롯 아그립바 1세가 바타나이아와 트라코니티스(드라고닛)의 분봉왕이 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헤로디아는 아그립바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오빠(혹은 남동생)였는데도 말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남편 안디바를 부추겨서 황제 칼리굴라에게 아그립바 1세를 모함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아그립바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안디바는 권력을 잃고 갈리아 즉 지금의 프랑스의 리용으로 추방을 당하고 맙니다. 이것이 주후 39년경의 일인데 헤로디아도 그곳에서 안디바와 함께 지내다가 죽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백석대·신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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