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부활신앙을 갖고 있다. 신앙인들은 예수님이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셨다는 것을 믿는다. 기독교 신앙의 관점에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믿고, 언젠가는 신앙인도 죽음 이후에 예수님처럼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 진리가 우리의 삶에서 의미가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며, 기독교인들이 환상 속에 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하는 이도 있다.
죽음이란 그 영혼이 몸과 분리되고, 숨을 쉬지 못하며, 몸의 에너지가 빠지고, 곧 썩어서 흙으로 돌아가게 되는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이다. 죽음은 삶과 달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이다. 철저히 무력해지는 상태, 저 땅 아래로 스며들어 갈 육체만 남아 있는 상태를 경험하는 것이다. 생을 사는 우리네 삶에서도 심리적으로 이러한 상태에 있을 때가 있지 않은가? 우리는 꼼짝할 수 없고, 숨이 끊어질 것 같은 순간을 경험할 때가 있지 않은가? 그럴 때 사람들은 그냥 죽고 싶다고 말한다.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피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 살아있어서 경험하게 되는 고통을 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님의 죽음을 생각해보자. 그분은 죽은 지 사흘 만에 살아나셨다. 사람이 죽고 사흘이 되는 상태는 이제 완전히 죽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완전히 삶과 단절된 상태에 있는 것이다. 어떤 것도 스스로 해낼 수 없는 상태이다. 유사한 심리적인 경험을 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 많을 것이다. 소외되고, 고립되고, 외롭고, 슬프고, 무기력한 사람의 경우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무덤은 생이 없고 어두움 자체인 상태이다. 인식할 수 있는 것도 없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하셨던 말씀처럼 아버지로부터 철저히 분리된 상태이다. 늘 기도하며 하나님 아버지의 말씀을 들으며 그 뜻대로 살아오신 분이, 아버지의 기뻐하고 사랑하는 아들이라고 말씀을 듣고 충만하셨을 분이 가장 낮은 곳으로, 인간이 경험하는 마지막의 생의 순간을 경험했던 참 인간인 예수님이셨다.
그래서 우리는 인간으로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죽음 이후 부활하신 사건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 인간의 죽음은 모든 이에게 예고되는 것이고 한번은 경험하는 것이다. 그런데 기독교는 다시 사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다. 예수님이 다시 사셨다는 많은 증거를 성경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죽음 이후에 다시 산다는 것을 예수님으로 인해 알게 되는 것이 참으로 복이다. 예수님은 ‘살아서 예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이 말씀을 어릴 때 들으면서, 참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제는 내가 철저히 자아의 의지대로 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알고, 그 뜻대로 살아갈 때, 죽을 것 같은 고통의 순간이 온다 해도, 그분은 나를 새롭게 살게 해주실 것이라는 의미로 이해한다. 겨울에는 나무들이 죽은 것만 같았다.
그런데 서서히 새싹이 돋고, 꽃망울이 피고 알록달록한 꽃들을 보며 생명력을 느낀다. 생이 그렇게 우리에게 경이로운 것이다. 고통의 순간, 어두워 갈피를 못 찾는 순간, 아무런 의지도 없는 그 순간을 철저히 견디는 것이 다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