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생과 지역 초중고 18곳 포함 총 1억여원 전달
장학위원들 “해마다 넘치게 채우시는 주님께 감사”
“이 학생을 학업과 신앙생활의 모범이 되고, 교회와 사회에서 살리고, 세우고, 잘되게 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자 제29회 비전장학생으로 선정하여 이 증서와 장학금을 수여합니다.”
사람을 키우는 것보다 더 보람된 일은 없다는 한 목회자의 꿈이 29년째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있다.
가난하고 힘들었던 신학생 시절을 회상하며 목회 2년차에 받은 30만원의 사례비 전액을 장학금에 기부했던 왕성교회 박윤민 목사는 이제 성도들과 함께 예수 비전을 품은 인재들을 길러내고 있다. 30만원의 작은 씨앗은 큰 나무로 자라났다. 비전장학금은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사랑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왕성교회가 심은 작은 씨앗은 교회가 속한 경기도 광주를 넘어 한국교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장신대 해성홀에서 열린 ‘제29회 비전장학금 수여식’에 참석한 광남고 1학년 김주원 학생은 “다시 신앙생활을 시작한지 5개월 만에 큰 선물을 받게 되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주원 양은 부모님을 따라 교회에 다니다가 코로나 이후 온라인 예배만 드렸다. 그러던 중 친구의 초대를 받아 왕성교회 화요예배에 참석하게 됐고 기도 중에 하나님을 만났다. 말씀이 좋아 왕성교회에 정착하고 행복한 신앙생활을 한 것만으로도 장학금 수혜자가 된 것은 김지원 학생에겐 놀랍고 설레는 경험이다. 그는 “제가 받은 하나님의 사랑을 다른 친구에게 알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비전 장학금에 부끄럽지 않도록 하나님 말씀 안에서 꿈을 펼치는 학생이 되겠다”고 했다.
왕성교회 장학위원은 위원장 남궁계옥 권사를 중심으로 총 15명이 섬기고 있다. 청년부터 당회원까지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골고루 포진되어 있다. 박윤민 목사는 성도들이 장학사업의 기쁨을 누리도록 하기 위해 매년 장학위원을 새롭게 선출한다. 장학기금은 박윤민 목사가 외부 집회에서 받은 사례비에 성도들의 장학헌금과 월삭헌금을 보태 마련한다. 어려운 중에도 장학기금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더 많은 학생들을 섬길 수 있음에 감사하다.
장학위원장 남궁계옥 권사는 “시작할 때는 항상 기금이 부족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님께서 매년 넉넉히 채워주심을 경험하게 된다”면서 “담임목사님이 앞장서시니까 성도 한 사람 한 사람 동참하면서 더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게 되고 장학금을 받았던 학생들이 성인이 되어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장학금을 받았던 어린 학생들이 자라 어느새 가정을 꾸렸다. 교회에서 받은 사랑을 기억하는 이들이 다시 60만원, 100만원의 장학금을 헌금하며 다음세대로 사랑을 흘려보낸다. 교회 청년들이 결혼을 할 때 받은 주례비도 신랑신부의 이름으로 장학금에 전달된다. 담임목사의 헌신은 ‘화수분’이 됐다.
장학위원이 하는 일은 모금에 그치지 않는다. 수여식을 두 달여 앞두고 장학위원이 선정되면 일주일에 세 번 교회에 모여 비전장학사업을 위해 기도한다. 교회와 교육부서가 잘 되는 것, 그리고 다음세대들이 신앙 안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기도제목이다. 또 예배 출석과 봉사, 전도를 기준으로 장학생을 추천받고 엄격한 심사를 거치는 것도 장학위원의 몫이다. 이렇게 올해는 총 70명의 장학생이 선정됐다.
3년째 장학위원으로 섬기고 있는 이금파 집사는 “목사님께서는 더 많은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싶어 하시는데 놀랍게도 기도하고 나면 더 채워지고,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장학금을 받는 결과를 보게 된다. 우리 교회가 이런 귀한 일을 하니까 성도들에게도 자부심이 생겨서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장학사업에 합심하여 참여해 주신다”고 감사를 표했다.
올해 선정된 비전 장학생 70명은 유초등부 18명, 중등부 6명, 고등부 21명, 대학부 16명, 신학생과 목회자 자녀, 그리고 해외유학생 포함 6명이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유학생 3명을 포함해 총 6천838만원이 전달됐다.
교회 장학금 수여식이 끝나면 12월과 1월에는 광주시 관내 초중고 총 18곳을 방문해 장학금을 전달한다. 또 주일예배를 위해 사용하는 서울장신대에도 신학생 장학금을 기부한다. 전체를 합치면 총 2억원이 넘는 예산이 장학사업에 사용된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모자란듯 박 목사는 “광주시내 모든 학교에 장학금을 주는 것이 비전”이라고 선포했다.
장학금은 아이들의 삶을 바꾼다. 왕성교회 최다 장학금 수혜자인 대학부 박현지 학생은 “열심히 감사함으로 하루하루 채워갔던 시간을 하나님께서 보상해주셨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준으로 진짜 사랑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현지 양은 “다음세대를 사랑하는 왕성교회와 담임목사님의 비전을 통해 저도 사랑을 흘려보내는 사람, 장학금을 나누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박윤민 목사는 “장학금은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닦는 것이고 과실수를 심는 것과 같다”며 “장학금은 대가 없는 섬김이다. 다만 장학금을 받은 누군가가 10년이나 20년 후에 똑같이 섬기는 사람이 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전했다.
사람을 키우는 일은 쉽지 않다. 대가 없이 베푸는 일은 언젠가 시험에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박윤민 목사와 왕성교회 성도들은 해마다 베풀고 나누기를 반복한다. 힘들지라도 꿈을 팔고 사는 일을 멈출 수 없다. 그리고 29년 전 시작된 이 작은 나눔은 경기도 광주를 넘어 전국으로 뻗어나가는 중이다. 왕성교회를 모델로 전국의 30여 교회가 ‘비전장학금’을 나누기 시작한 것이 바로 그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