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기독교인들도 교회를 나설 때 성경보다 스마트폰을 먼저 움켜쥔다. AI 시대 뉴미디어의 활용이 일상 속 깊이 파고든 가운데 미디어를 활용해 복음 전파 사역의 지경을 넓힐 것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나안 성도가 증가하고 다음세대 교회학교가 줄어들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전도의 방법도 새 시대와 문화에 맞는 옷을 입을 필요가 있다는 것.
‘디지털 미디어선교’란 기독교 복음과 가치를 기독교 영역과 용어라는 울타리에 가두지 않고 기존 미디어(TV, 라디오)와 뉴미디어(소셜미디어, 스마트폰) 등 모든 미디어를 활용해 ‘모든 곳(사람)에서 모든 곳(사람)까지’ 전달하고, 응답하는 선교방식을 일컫는다.
<디지털 2023 글로벌 오버뷰 레포트>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인구(80.5억명) 중 인터넷 사용자는 64.5%인 51.9억명이며, 소셜미디어 사용자는 60.6%인 48.8억명에 이른다. 이는 전세계 도시화율 57.2%를 훨씬 넘는 수치다. 또 소셜미디어 사용자 수의 년 증가율은 도시보다 4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시대는 도시화 시대를 넘어, 디지털 소셜미디어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선교학의 거장 랄프 윈터 박사는 개신교 선교 시대를 해안선 선교시대, 내륙선교시대, 미전도종족 선교시대로 구분했다. 이는 시대별로 선교의 전략과 방법이 바뀌어 갔음을 의미한다. 해안선 선교시대에는 항해술과 증기선의 개발로 배를 타고 해안선까지 신속하게 도달하게 도달할 수 있었고, 내륙 선교시대에는 증기기관차와 자동차의 개발로 내륙 깊숙이 안전하고 빠르게 전할 수 있었다. 또 미전도종족시대에는 비행기와 라디오와 같은 운송과 통신미디어가 선교의 도구로 활용되어왔다.
뉴미디어 시대, ‘디지털 선교사’ 양성해야
이러한 시대에 ‘디지털 뉴미디어’를 전략적 선교의 방법으로 활용할 것이 요구된다. 전생명 선교사(FMnC선교회 이사)는 “이 시대는 ‘디지털 소셜미디어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소셜미디어 시대에는 ‘디지털 네이티브(종족)’에게 복음을 전하며,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모든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시대마다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더욱 힘있게 증거돼 왔다”면서“디지털 선교시대, 모든 그리스도인은 디지털을 활용해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따라 모든 그리스도인이 모든 사람(만민)에게 복음을 증거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선교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디지털 시대에 맞는 ‘디지털 선교사’를 세우는 것이 요구된다.
그는 선교의 디지털 전환이 선교의 혁신을 불러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전 세계 모든 기독교 기관과 그리스도인들이 연결되어 복음을 전하고 제자를 삼는다면, 복음을 듣지 못한 모든 인류가 복음을 들을 수 있고, 제자로 양육될 것이란 전망이다.
역사를 통해 우리는 ‘뉴미디어’가 하나님의 복음을 확장하는 도구로 활용됐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소셜미디어와 AI가 복음의 확장을 위해 전략적으로 사용되길 바라고 있다. 전 선교사는 “모든 사람이 제한 없이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 사용할 수 있는 내 손안에 들어온 ‘디지털 뉴미디어’를 활용해 선교할 수 있다”며, “예수님의 말씀처럼 이 시대를 잘 분별하고 디지털 선교사를 세워나가는 일에 믿음으로 순종할 것”을 제안했다.
다음세대 사역자,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 필수
다음세대 복음화율이 줄어든 가운데, 교회학교 교사와 사역자들이 ‘미디어 리터러시’(미디어 문해력)를 적극 길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디어는 일종의 ‘매개’ 역할을 한다. 이는 곧 나와 다른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 바로 ‘미디어’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성경에서 중요한 미디어가 바로 예수님이다.
이수인 교수(아신대 교육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는 예수님이 하나님과 사람 사이를 이어준 다리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예수님의 사역도 곧 미디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오늘날 하나님의 말씀과 세상을 ‘매개’하는 미디어로서 그리스도인의 역할이 강조된다.
일례로 사도 바울은 옥중에서 에베소와 빌립보 교회 성도들에게 편지를 썼다. 당시 옥중에 갇혀 대면으로 권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시로선 최첨단 미디어인 ‘편지’로 에베소와 빌립보 교회 성도들에게 말씀을 전한 것이다. 이 교수는 “교회 역사상 사도바울처럼 미디어를 잘 활용한 사람도 드물 것”이라며, “앞으로는 다양한 형식의 미디어를 활용한 예배와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활용될 것이기에 우리는 이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는 시간과 장소의 물리적 장벽을 뛰어넘어 다수의 사람에게 복음을 전파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복음의 사각지대가 되었을 수많은 나라와 민족에 수많은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복음이 전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그리스도인들은 미디어를 통해 사회와 소통하고, 자신의 SNS를 통해 공유하는 모든 콘텐츠가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 교수는 “최근 설문조사에서 교사와 사역자의 미디어 능력이 높을수록 교회학교의 만족도가 더욱 높아진다는 응답이 나왔다. 이제 미디어는 사역과도 직결된 문제”라며, “시대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지혜롭게 답을 찾아가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정하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