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들의 헌신·체계적인 시스템·공동체 사역 강점으로 꼽아
난데없이 산에 올라가서 기도를 드린단다. 그런가 하면 매일 아침마다 꼬박 일어나 학생들과 성경공부를 하고 묵상을 나눈다. 오랜 역사와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영성 훈련과 민족복음화에 매진하는 한국CCC의 모습은 외국인들에겐 진풍경이다.
전 세계 CCC에서 활약하는 해외 간사들이 한국CCC의 사역을 눈으로 직접 보고 배우는 시간이 마련됐다. 한국대학생선교회(대표:박성민 목사, CCC)는 지난달 26일부터 약 2주간 콩고민주공화국, 브라질, 필리핀, 인도네시아에서 사역하는 7명의 해외 간사를 초청해 ‘KCCC 인턴십’을 진행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KCCC 인턴십’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비서구권에서 캠퍼스 선교에서 헌신하는 사역자이 2주간 국내 캠퍼스 현장을 체험할 수 있도록 초대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8일에는 대구와 부산 지역 캠퍼스에서 인턴십을 마친 해외 간사들이 서울 CCC 본부에 모여 그동안의 사역을 결산하는 시간을 가졌다.
간사와 학생의 아름다운 동역
“간사들이 놀랍도록 헌신적이고 친절하며 부지런하다.” 해외에서 온 간사들은 한국CCC 간사들의 헌신적인 섬김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학생선교단체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코로나 팬데믹 위기에도 어려움을 겪지 않은 저력의 뿌리가 어디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인도네시아 출신 딘다(Dinda) 간사는 한국 간사들의 성실함에 놀랐다. 그는 “인도네시아에 있을 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학생들을 만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여기 와서 보니 한국 간사들은 매일 학생들을 만나며 호흡하고 있었다”면서 “큐티가 매일 아침 진행됐고 학생들은 삶을 나누고 고민을 털어놓는 것에 익숙했다”고 전했다.
역시 인도네시아 출신인 분투(Buntu) 간사도 “하나님은 신실하고 순종하는 종들을 통해 일하신다. 한국 간사들이 학생들에게 겸손하게 봉사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다”면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간사들이 열심히 사역한다고 해서 간사가 모든 것을 주도하고 학생은 수동적인 객체로 남아있다고 생각한다면 오해다. 해외 간사들이 한국CCC를 보고 가장 놀랐던 것 중 하나는 ‘학생이 주도하는 사역’이었다.
인도네시아 로이타(Roita) 간사는 “현장 간사들은 핵심 학생들을 돌보는 것에 집중했고 핵심 학생들이 순장이 되어 능동적으로 사역을 주도해갔다. 학생들은 학생들끼리 단결해 팀워크를 이루며 사역을 이끌었단”면서 “친밀한 사역과 만남을 통해 캠퍼스 공동체가 아름다운 관계를 이루고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철저한 시스템과 전략에 감탄
한국CCC는 국제CCC 지부 중 2번째로 창립된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958년 설립돼 시행착오를 거치며 체계화된 시스템 역시 해외 간사들이 주목한 지점 중 하나다.
콩고 출신 뤽 간사는 “본부가 현장 사역자들을 어떻게 지원하는지 배웠다. 업무 계획과 조직 구성, 사역에 대한 감각, 프로그램의 상호 보완성과 상호 지원, 리더십 간의 협력, 원활한 의사소통까지 배우고 느낀 점이 정말 많았다”면서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시간을 철저히 엄수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딘다 간사도 “일주일 사역을 진행하기 위해 명확한 스케줄이 만들어져 있었다. 치밀한 일정에 따라 사역이 진행됐고 그 가운데서 새로운 세대와 순장들이 세워져 갔다”며 “복음을 나누기 위한 순모임 교제도 이용하기 쉽게 만들어져 있었다”고 감탄했다.
한국교회의 특징이자 부흥을 이끈 장점으로 꼽히는 열정적인 기도와 예배도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았다. 특히 한국이 아니고서는 찾아보기 힘든 ‘산 기도’와 ‘붕어빵 전도’는 해외간사들에게 신선한 경험으로 남았다. CCC 출신 졸업생들의 끈끈한 모임인 ‘나사렛 형제들’도 인사이트를 주기에 충분했다.
브라질 출신 줄리아나 간사는 “졸업생들과 지속적인 동역관계를 맺는 한국CCC의 ‘나사렛’ 제도가 좋은 모델이 됐다”면서 “캠퍼스를 향한 간사들과 학생들의 열정에 큰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2주간 사역을 경험한 해외 간사들은 한국CCC를 향한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뤽 간사는 “영어가 가능한 학생들이 많지 않아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학생들이 영어나 다른 언어를 배울 기회를 제공해 선교 세계에 더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또 해외에서 오는 사역자들을 위해 국제 공용 언어로 된 자료가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제안했다.
해외 간사들의 ‘K-인턴십’을 주관한 CCC 해외선교팀의 김장생 간사(해외선교팀장)는 “이번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어 감사하다. 해외 간사들이 단순히 한국의 사역을 배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 나가는 시발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심재종 간사는 “사역 체계가 열악한 지역의 사역자들을 초청해 사역 모델을 제시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해주고 싶었다”며 “한국 학생들과 함께한 2주간의 경험은 현지 캠퍼스를 부흥시키는데 불쏘시개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