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와 그 자녀가 있는 한 가정을 예로 들어보자. 그 안에는 각자의 역할이 주어져 있다. 과거에는 경제활동을 아버지가 주로 하고 어머니는 가정의 일을 맡아 하면서 부부의 역할이 나뉘어져 있었다. 아버지는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오면 자신의 과업을 다 한 것이고, 어머니는 집안 살림과 가족 대소사를 자신이 다 맡아서 하는 것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있고, 경제 활동과 집안 일, 자녀양육에 있어서 그 역할이 남편과 아내의 몫이 달라지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현재는 남성의 육아휴직도 충분히 가능한 때에 살고 있다. 그러나 집에서 살림을 하고 자연스럽게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은 월급통장에 돈이 들어오는 일도 아니고, 바로 바로 드러나서 그 결과를 볼 수 있는 일도 아니기 때문에 그 귀한 가치를 인정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자녀 양육에는 부모가 모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아이가 문제가 있다 싶을 때, 부부가 서로 상대방을 탓하게 되는 경우는 어떠한가? 남편은 자신이 가족을 위해서 희생하며 일하느라 바쁜데, 집에 와서까지 자녀 문제가 있어서 골치아프다며, 자녀를 제대로 돌보는 것은 아내의 몫인데 아내가 잘 못 돌봐서 그런 것 아니냐며 은근히 아내 탓을 하고 있지는 않는가?
아내는 자녀의 문제는 다 자기 때문이라고 자기의 책임이지만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여기며 무력감을 느끼거나, 남편도 도와주지 않는다며 비난하고 있지는 않는가? 아이가 무언가 잘 기능하고 있을 때는 자신을 닮아서 그렇고, 문제가 있는 듯 보일 때는 배우자와 그 집안 탓을 하고 있는 경우는 어떠한가?
자녀에게 어떤 어려움이 생겼을 때, 이러한 갈등을 겪고 있는 부부라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그럴 때는 두 사람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로 양육하는 한 사람의 배우자에게 다른 한 사람은 그를 위로하고 격려해주고 마음을 이해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의 힘든 부분을 혼자서 도맡아서 해결해야한다고 생각하면 버겁고 무겁고 막막한 마음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로서의 그의 역할에는 힘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부가 서로에 대한 관심이 우선 순위에 있다. 자녀의 문제에 대해 상대방을 탓하는 심정 아래에는 두려움과 불안 혹은 죄책감 등이 내면에 있을 수 있다. 그 마음을 서로가 이야기하면서 공감하고 받아주면서 부부가 서로에게 힘을 주는 것이다. 부부가 자신의 내면에 있는 걱정과 두려움을 만나지 않으려고 겉으로는 두꺼운 갑옷을 입은 양, 방어하면서 혼자의 세계로 빠져나가거나 서로 탓하며 싸우려고 하거나 방관하는 자세로만 있다면, 그때 자녀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게 되고, 부모의 불안과 걱정은 또 다시 아이의 몫으로 들어가게 되어 아이는 더 힘들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부가 자녀 양육에 있어서 함께 마음을 맞대고, 함께 키우면서, 함께 경험하게 되는 서로의 성장을 바라보게 되기를 바란다. 만약 당신이 한부모 가정의 부모라면, 자녀 양육의 어려움을 의논할 수 있는, 자신의 마음을 먼저 헤아림받을 수 있는 곳을 찾기를 바란다. 부모가 심리적 에너지가 있어야 자녀 양육에도 힘을 쏟을 수 있지 않겠는가. 자녀의 문제를 상대방을 비난하지 말고, 자기 탓을 하면서 무력해지지 말고, 힘을 내어 사랑의 마음으로 양육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자녀의 어려움 앞에서 어쩔 줄 모르고 있는 당신에게, 그 분 자체가 사랑이신 하나님은 당신에게 무엇이라 말씀하시겠는가?
대한심리상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