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열며] 순례자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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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를 열며] 순례자의 인생
  • 김한호 위임목사(춘천동부교회)
  • 승인 2023.07.2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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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호 목사.
김한호 목사.

‘타향살이 몇해련가 손꼽아 헤어보니…’ 1934년에 발표된 가요 ‘타향’의 첫 소절입니다. 발표 당시 고향을 떠나 타향살이를 할 수 밖에 없는 식민지 조선인들의 상황이 노래에 담겨 있었기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국민가요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1901년에 심한 가뭄으로 흉년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국경을 넘을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우리나라의 이민 역사는 1901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903~1905년에는 65척의 배로 7,226명의 한국 사람들이 미국 하와이로 이주했습니다. 사탕수수 밭에서 매일 12~14시간 중노동을 하며 하루에 54전을 벌었습니다.

창세기에 등장하는 요셉은 17살에 남의 나라로 팔려 갑니다. 그는 살아온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 가서 살게 되었습니다. 당시 이집트는 많은 문물이 오고 가는 거대한 세계무역의 중심 지역이었기에 장사꾼들이 많았습니다. 더군다나 사람을 파고 사는 상업도 있었습니다. 요셉은 17살의 젊은 나이라 좋은 값에 팔렸을 것입니다. 요셉은 팔려 와서 종의 신분으로 지내다가 오해를 받고 감옥에 가게 됩니다. 요셉의 마음은 비참했습니다. 가족과 고국, 자기의 꿈으로부터 모든 사람에게서 잊혀 간다는 것은 무서운 공포였을 것입니다. 요셉은 남의 나라에 팔려온 것에 대해 한탄하고 분노하면서 세월을 보낼 수도 있었습니다. 노예의 신분을 벗어나기 위해 음모를 꾸미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일함으로 애굽에서 바로 왕 다음의 자리인 총리가 됩니다. 

요셉은 애굽의 여러 우상들이 있었지만 자기의 신앙을 잃지 않고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아갑니다. 어려운 중에도 하나님을 향한 신앙을 지키며 살아갑니다. 요셉은 7년 기근의 때에 찾아온 가족들과 재회하고 애굽의 고센 땅에 정착하게 만듭니다. 그로 말미암아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곳에서 번성하게 됩니다. 원치 않는 이주였지만 요셉이 머문 곳은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 땅에서 묵묵히 희생하며 성실한 삶을 살아낸 요셉으로 인해 기근에 처한 애굽과 인근 나라가 살아나고 깨어진 가정과 가문이 회복되어집니다. 요셉은 생명을 살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성경은 이민자와 순례자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히브리서 13장에는 외국인과 나그네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외국인’(크세노스)은 본국을 떠나 타국으로 이주한 사람이라 정의합니다. ‘나그네’(팔로미코스)는 잠시 자기 집을 떠난 자, 다른 말로 순례자입니다. 우리는 나그네이며 순례자입니다. 이 세상을 살지만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하늘나라를 향해 가는 순례자들입니다. 이 땅에 사는 인생이지만 어떻게 살다가 어디로 가야하는지 아는 사명자들입니다. 요셉 역시 자신의 뼈를 본향에 묻어 달라 요청하며 이민자가 아닌 순례자로서의 삶을 살았습니다. 지금 내가 사는 곳, 이곳에서 이민자로 사는 이들도 있지만 우리 모두는 요셉처럼 순례자가 되어야 합니다.  

순례자를 ‘디아스포라’ 라고 합니다. 디아스포라란 ‘씨앗을 흩어서 뿌리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이 가정에, 이 직장에, 이 지역에 목적을 가지고 뿌리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은 순례자로, ‘복음의 씨앗’ 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본향을 꿈꾸고 살아가는 순례자입니다. 이렇게 살아갈 때에 요셉과 함께 하셨던 하나님께서 우리와 동행하여 주시고 형통한 삶으로 인도하여 주실 것입니다. 이 땅에 흩어져 심겨진 우리의 삶이지만 우리가 머문 그 곳에서 하나님과 함께 함으로 가족을 살리고 교회를 살리며 지역을 살리는 축복의 통로가 되어 살아가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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