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교회학교 학생 수 40% 감소
양적 성장보다 ‘콘텐츠 강화’로 내실 기해야
코로나19 팬데믹은 한국교회의 미래 지형도를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대면 만남이 어려워진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교회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새로운 사역공간을 창출했으며, 오프라인 사역과 온라인 사역이 함께 융합하는 새로운 목회 환경에 빠르게 적응해 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가 종식된다고 해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새롭게 형성된 현 사역체계가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렇듯 급변하는 목회 환경 속에서 한국교회는 다가올 미래세대를 품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본지는 출생부터 결혼까지 미래세대를 지켜내기 위한 한국교회의 실천적인 노력의 현장을 담아내기 위한 첫 번째 기획으로 다음세대의 현실적 문제와 필요를 진단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다음세대’ 절반이 감소
2020년 합계 출산율 0.84명으로 최저출산국이라는 국가적 위기 앞에 미래 한국교회의 주축이 될 다음세대의 감소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의 교세 통계 자료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교회학교 학생 수는 4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예장 통합총회의 경우 2010년 교회학교 학생 수가 22만 7천 명이었지만, 2019년에는 14만 3천여 명으로 약 38%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예장 합통총회는 교회학교 학생 수가 10명 미만인 교회가 절반을 넘긴 것으로 확인돼 다음세대의 위기를 읽어낼 수 있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20세 미만 교회학교 중고등부 학생 수는 2011년 27만 천 여명에서 2019년 17만 2천여 명으로 무려 10만 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저출산 시대에 한국교회는 다음세대의 신앙 계승을 위한 시대적 소명 앞에 직면하고 있다. 만나교회 교육국장 박혜신 목사는 “풍년의 때에 흉년을 대비하듯 항상 준비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자녀들이 급격히 줄어드는 초저출산의 시대의 흐름에 맞춰 교역자들은 다음세대를 위한 환경과 사람에 대해 계속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수많은 학자가 현 시대를 가리켜 ‘위기가 기회’라고 외치지만, 그 기회는 ‘변하지 않으면’ 절대 얻을 수 없을 것”이라며, “양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보다 질적인 부분에 승부를 걸어야 하며,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 개발과 활용으로 사역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MZ세대 위로하고 공감하길”
오늘날 사회학자들은 1인 가구 비중이 늘어나고, 개인주의가 극대화되면서 사회가 극소단위로 분화되는 현 사회적 흐름을 ‘나노사회’라고 명명한다. 가족의 해체와 일의 파편화로 누구도 ‘나’를 보장해주지 않는 이 시대의 중심부에는 요즘 청년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러한 요즘 청년들을 통틀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라고 칭한다.
MZ세대보다 앞선 X세대의 청년들은 노력하기만 하면 탄탄한 직장을 구해 집도 살 수 있었고, 안정된 미래를 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의 현실은 녹록지 못하다. 청년들은 치솟는 부동산 가격, 취업난, 노동시장에서의 불안정한 일자리 등의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출산은 물론 결혼까지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1월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인식조사에서는 “성경이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고 응답한 크리스천 청년은 37.6%로 나타났다.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응답한 청년들은 비혼 이유에 대해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가 41.3%로 가장 높았다. 38살 A청년은 “티끌 모아 티끌이라는 말이 있다.
평생 벌어서 집 한 채도 사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결혼은 꿈꾸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일 하루의 일과 속에서 내가 쓸 수 있는 것을 사면서 소소한 만족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교회가 크리스천 청년들의 현실적 어려움을 공감하고, 이들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한국교회의 미래인 다음세대를 품기 위해서는 세대 갈등을 하나로 묶고 소통할 수 있는 교회 문화를 만드는 것도 필수적이다. ‘라떼는 말이야’라는 말로 다음세대를 이해하려 하기보다 새롭게 닥친 문화 앞에 적응해야 하는 미래세대의 현실을 이해하고 이를 아우를 수 있는 교회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임주은 연구원(문화선교연구원)은 “코로나 팬데믹 시작 전부터 교회에는 MZ세대의 수와 참여도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었다. 가장 큰 원인은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비해 교회의 문화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교회가 MZ세대가 기피하는 조직문화의 특성을 교회가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전한 그는 “무조건적으로 순종하거나 헌신해야 하는 위계구조나 관행처럼 여겨지는 성차별 문화, 폐쇄적 시스템의 문제를 개선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