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에는 과거 무서운 헝아들이었던 성도들 세 명이 있습니다.
지금이야 우리 성도들이 “저분이 진짜 저렇게 무서웠던 분이세요? 전혀 아닌 것 같은데요?” 하고 묻는 분들이 있지만, 그건 평상시 그 헝아들의 모습이고, 진짜 화가 났을 때 그 옆에서 누군가가 보고 제게 말해 줬는데요. “목사님~ 너무 무서워서 그냥 오줌 쌀 것 같았습니다”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 주님의 부름을 받은 황성진 집사도 그런 분 중 한 명이었습니다. 저를 처음 만났을 때 부천 중동 롯데백화점 옆에서 룸살롱을 하던 사람. 처음 만난 그 자리에서 제가 식사 한번 사겠다 하니~ “아닙니다~ 제가 술 한번 모시겠습니다” 하던 사람. 몇 번 나오다 말겠지 했는데, 12년이 넘는 시간을 교회 곁에, 제 곁에 있어 줬던 사람.
“목사님~ 술장사 하는 놈은 나쁜 놈이죠잉~?”
“술 때문에 사고가 많이 일어나잖아요.”
“그래요~ 그럼 저 술장사 때려칩니다” 하고 룸살롱을 그만두었던 사람.
제가 조금이라도 안색이 어둡다 싶으면 “목사님~~ 뭔 일 있으세요?” 하고 넌지시 묻던 사람.
자기 동생들을 향해 “나가 2층에서 목사님 지켜 드릴랑께, 너그들이 1층에서 목사님 지켜 드려라잉~~ 나는 너그들이 있어 참~! 든든하고, 좋다!” 하며 껄껄거리던 사람. 교회 봉사한다고 조경부에 들어가, 그 큰 덩치로 땀을 뻘뻘 흘리며 삽질을 하던 사람.
교회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늘 제 곁에서 먹으려고 애쓰던 사람.
“목사님~ 옆에 가까이 있는 것이 축복이여~ 너그들 목사님 옆에서 밥 먹는 거 이거 보통 축복이 아니여~”
“그래도 제 곁에 장로님들이 같이 식사해야 하는 거예요. 권찰은 저쪽 아니에요?” 해도, “그래요~~ 그래도 저는 여기서 먹을랍니다” 하고 껄껄거리던 사람.
자기 동생들이 권찰을 하도 오래 해서 “형님~ 그런데 권찰이 뭡니까?” 묻자, “교회 경찰, 교회 경찰이 권찰이여~~ 너는 그것도 모르냐?” 하고 타박했다던 사람.
그 황성진 집사가 이번에 코로나로 주님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아마~ 내가 하늘에 별이라도 따다 달라고 했으면, 그 집사는 충분히 따러 갈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설교하러 다른 교회 갈 때 모시고 다닌다고 운전면허를 따고 자동차를 사놓곤, “목사님 앞으로 이 차로 목사님 모시고 다닙니다” 했습니다.
“저 무서워서 못 타요~ 어떻게 운전 실력을 믿어요? 120명 이상 태워보고 그 다음에 내가 탈지 생각해 볼게요”
“아~ 저 운전 잘한다니께요~ 그리고 경인고속도로 갈 때 무서웠는데 목사님께 전화함서 운전하니께, 하나도 안 무섭든디요~” 하며 껄껄거리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냥 황성진 집사가 보고 싶은 날입니다. 조금 후 장례예배 인도하러 가야 하는데요. 눈물이 날 것 같고, 더 그립고, 조금 더 내 곁에 있지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래도 저는 다시 일어나 주님 부르심을 따라 벧세메스 암소처럼 이 길을 걸어내야만 합니다. 이 길이 우리가 믿는 주님이 가신 길이고, 제가 걸어야 할 길이고, 우리가 걸어야 할 그 길이니 말입니다. 그래도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햇빛 찬란한 오후입니다.부천 성만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