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중독문제, 교회가 함께 해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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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중독문제, 교회가 함께 해결할 수 있습니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1.03.3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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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예방중독운동본부 이사장 홍호수 목사·대표 조현섭 교수

네트워크·전문지식 만나 환상의 호흡, 중독예방 교회 역할 주목

“자기 정체성 함양 교회가 도와야”, 선교사 중독예방 자격증 도움

한국교회 안에서 중독예방 사역을 위한 첫 법인단체가 등장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청소년중독예방운동본부’가 최근 정식으로 서울시 사단법인으로 등록되면서 본격적인 사역의 닻을 올렸다. 교단 사무총장, 대학교수, 시민단체 대표 등을 거치며 왕성한 네트워크를 갖춘 홍호수 목사와 국내 중독예방 분야 핵심 전문가인 한국심리학회 직전회장 조현섭 교수(총신대 중독재활상담학과)가 손을 맞잡았다.

단체가 출범한 지 일 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사역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해가고 있다. 교회와 교단, 단체, 기업 등과 업무협약을 두루 맺고, 중독예방 커리큘럼과 교재도 개발했다. 중독예방을 위한 전문 매체까지 창간해 중독예방 사역의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 사당동 총신대에서 청예본 이사장 홍호수 목사와 대표를 맡고 있는 조현섭 교수를 직접 만나 청예본 사역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듣는 시간을 가졌다.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유병률 무려 36%

5대 중독에 빠진 국민이 900만명, 사회적 비용만도 연간 109조원이라는 사실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중독에 대한 고민, 그 중에서도 청소년들의 미디어 중독에 대한 고민이 각 가정에서 넘쳐나고 있다.

작년 기준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 유병률은 무려 36%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 하지만 중독문제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전문가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청소년중독예방운동본부, 청예본이 지금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 현재 청예본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바로 전문강사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사장 홍호수 목사는 “중독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독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중독은 한번 중독이 되면 평생에 걸쳐 전문적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회복이 어렵다”며 “한국교회가 중독예방 전문가를 양성하고 지역사회를 섬기는 상담실을 운영한다면 청소년 중독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중독문제는 절대 성장기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조현섭 교수는 사람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는데, 그래서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청소년 중독문제는 기본적으로 우울증을 동반하고, 자살 문제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 자살이 별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기저에 있는 중독문제가 해결되어야 하고, 청소년들이 중독에서 벗어나 자기 정체성을 키울 수 있도록 교회가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청예본 이사장 홍호수 목사(좌)와 대표 조현섭 교수를 지난 25일 총신대에서 만나 좌담을 가졌다. 심각해진 중독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교회 전문가 양성을 위해 두 사람이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청예본 이사장 홍호수 목사(좌)와 대표 조현섭 교수를 지난 25일 총신대에서 만나 좌담을 가졌다. 심각해진 중독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교회 전문가 양성을 위해 두 사람이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중독예방 사역 향한 환상의 콜라보

이사장 홍호수 목사와 대표 조현섭 교수는 만나자마자 의기투합 할 수 있었다. 중독문제 관련 사역을 각자 해오던 두 사람은 한국교회가 중독문제에 나서야 할 때가 지금이라는데 공감대를 같이 했다.

조현섭 교수는 본인 표현대로 ‘중독으로 평생 살아온’ 전문가이다. 홍호수 목사는 기독교계 활동 경력이 풍부한 마당발인데다 추진력도 강력하다. 이 환상의 콜라보레이션 때문에 이제 초창기를 맞는 청예본의 역할을 벌써부터 기대하게 만든다. 두 사람의 영향력으로 이미 다양한 전문가들이 합류한 것도 주목을 끄는 부분이다.

특히 조현섭 교수는 정책 개발과 입안, 청소년 시설 운영, 풍부한 임상상담 등 경험이 엄청나다. 구체적으로 지역사회 알코올 센터 1호를 만들고, 도박예방센터 제도를 입안한 당사자다. 보건복지부에서 알코올중독 문제를 전담했고, 2004년부터는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감독위원회가 만들어져 첫 센터장을 맡았다. 이런 경험은 먼 안목과 가까운 혜안으로 청소년 중독문제를 풀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온전히 아이들의 생활습관을 바꾸어주어야 합니다. 하지 말라고만 해서는 안 되는 거죠. 위탁시설을 운영할 때는 아이들이 하고 싶을 것을 하도록 했습니다. 자존감을 올려주고 습관을 만들어주면 결국 변합니다. 중독된 아이들의 공통점은 성적이 떨어지고 친구가 줄어듭니다. 이 아이들의 가려운 것을 긁어주면서 게임보다 재미있는 방법을 제시해줘야죠.”

하지만 조현섭 교수의 제안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들이 온전히 해결해주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지역 교회가 중요하다. 그런 공간을 제공하고 전문적인 인재가 채워지면 사역을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교회나 수양관을 청소년들이 창조적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준다면, 교회 안에서 놀게만 해주어도 변한다. 성취를 경험하도록 해주면 중독에서 회복되고, 회복된 아이들이 더 전문가로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양성 가장 중요, ‘콜롬보 플랜’까지 구상

홍호수 목사와 조현섭 교수는 지금 한국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독문제 전문가를 양성이라는 사실을 수차례 강조했다. 전문가가 없어도 너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법인이 등록되자마자 청소년중독예방 전문강사 양성과정을 추진하고 것이다. 제1기 전문강사 졸업생을 배출한 이후 계획까지 마련해 두었다.

조 교수는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전문상담사 자격증을 받게 되는데, 한번 교육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보수교육을 받습니다. 전국 권역별로 전문가들이 합류했고, 지역 안에서 교육을 받고 네트워크를 얻게 되는 겁니다. 물론 본부 차원에서 교육도 정기적으로 하지요.”

전문강사가 어느 정도 배출되면 청예본은 세계적으로 권위를 자랑하는 중독프로그램 국제자격증 ‘콜롬보 플랜’(Colombo Plan)을 시행한다는 복안이다.

홍 목사는 “국내 콜롬보 플랜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분은 12명인데, 조현섭 교수님을 포함해 3분 전문가가 청예본과 함께 하고 계신다. 56개국에서 인정되는 국제자격증인데, 공식 교재까지 번역 작업을 마쳤기 때문에, 교육 후 국내에서도 자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목사는 “해외 선교사님들이 콜롬보 플랜 자격증을 받아서 선교지로 간다면, 중독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다. 선교의 문을 열기 어려운 곳에 파송된다면 중독 사역은 그 문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언급했다.

청소년 중독예방 문제에 교회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청예본 이사장 홍호수 목사와 대표 조현섭 교수가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켜가고 있다. 중독을 깨우는 일에 한국교회가 앞장설 수 있도록 두 사람의 역할을 더욱 기대된다. 최고의 중독예방 전문가들이 청예본을 통해 배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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