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대형 교회 목사가 아닙니다. 이십년 넘는 세월 부천에서 목회하며 성도 70여 명과 먹기 좋아하는 어쩌면 ‘먹방 목사’처럼 보이는 친굽니다.
전도사 시절 50만 원도 안 되는 월급으로 생활할 때, 시무하던 교회가 건축한다니 사모님이 “우리 작정 1500만원 하자” 해서 무리하게 작정 헌금을 해 1000만 원짜리 적금 3개월 넣고, 대출 받아 헌금하기도, 나중에 500만원도 빌려 건축 헌금하기도 한 목회자입니다.
누구처럼 자기 교회를 부풀려 말하거나, 성도 숫자를 말할 때 마음이 뾰족해지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때론 목회 하는 게 버겁기도 하다, 성도가 불쌍하다 말하면서도 끔찍이 성도들을 아껴주는 모습이 자주 보이기도 합니다.
놀기 좋아하고, 여행 좋아하는 목회자가 한 교회에서 부교역자 14년을 했구요, 부교역자로 섬기던 교회가 연건평 1500평 교회를 건축할 때 3년을 거의 매일 같이 내부공사를 한 경험이 있어, 웬만한 인테리어 업자보다도 더 뛰어난 건축실력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자기도 어려운 처지에 필리핀 선교는 매년 갑니다. 마닐라에서 자동차를 타고 15시간 걸리는 거리, 비행기에서 내려 대형 버스를 타고 밤새도록 달려야만 하는 '비콜' 지역입니다.
저는 한번 같이 갔다가 너무 놀라 두 번 다시 생각도 하기 힘든 곳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정 목사님은 16년째 매년 같은 곳을 방문해 필리핀 지역 교회 건축을 해주기도, 고아원을 돕기도 합니다.
추수감사절, 설립기념일 때는 더 어려운 교회 강단을 꾸며 주기도, 더 어려운 이웃을 돌보기도 합니다.
사실 식사를 우리 일행이 자주 해서 제가 사지만 그렇게 큰 교회가 아닌데 정충원 목사가 종종 내기도 합니다. 어떻게 그런 돈이 있나 싶었는데, 부교역자 시절 배운 건축기술이 워낙 뛰어나 여기 저기 교회나 개인이 정 목사님에게 인테리어를 부탁하는 걸 알았습니다.
정 목사님이 끝낸 교회들을 몇 번 본적이 있는데, 강단이나 본당이 웬만한 건축업자들에게도 전혀 뒤지지 않는 깔끔한 모습이었습니다.
“인생 뭐~ 있어요~” 이런 말을 자주하는 정 목사님은 “아마~ 오늘도 뭘 먹을까?” 궁리 중일 겁니다. 뭐 그렇게 꼼수를 쓰지도 못하고, 자기 목회에 대해 부풀려 말하지도 못하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목회자도 아니지만, 저는 정충원 목사님이 좋습니다.
평범한 그저 좋은 친구, 그 앞에 서면 무장해제가 되는 듯한 느낌, 무엇을 하든지 눈치 볼 필요가 없는 좋은 친구이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시대를 우리 모두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럴 때 이런 친구 하나가 얼마나 마음을 유쾌하게 하는지요?
모두가 어려울 때, 마음 한 켠을 내어주고 서로 다독이고, 격려할 수 있는 친구 한 명이 있다는 것은 힘든 시간을 보내는 데는 특효약인 것 같습니다.
혹 이런 친구 있으세요? 함 만들어 보세요. 인생이 즐거워 집니데이~~
부천 성만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