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 목사님들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어느 목사님이 ‘툭’하고 대화 속에 던진 말이었습니다. 그 옆에 있는 목사님은 그 말을 듣고는 “나는 감사하게도 그렇게 어렵고 힘든 일이 많아도 목회를 그만두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진 않더라구요” 하셨구요, “목회 그만둘까?”라고 말한 친구 목사님이 “그래서 자네는 목회가 되는 거야~ 목회를 그만두면 뭐하지~~” 해서 한바탕 웃었습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였던 이만홍 교수는, 목회에서 탈진은 초기단계, 중간단계, 후기단계, 후유증 등으로 나눌 수 있다는데요.
초기단계 - 유머가 없어지고 매일 매일의 사역 현장에서 웃음을 잃게 되며, 휴식과 식사 때를 거르기도, 시간 외의 일이 늘어나며 휴가라는 게 없답니다.
중간단계 - 신체 증상에 대한 호소가 늘어나게 되는데요, 피로, 안절부절, 체중의 감소, 두통, 불면, 근육의 긴장, 일에 대한 관심 저하, 정신적으로 우울하거나 불안, 좌절, 의심증가, 무력감, 사회적 위축, 동료 친구들 가족으로부터 멀어짐을 느낀답니다.
후기단계 - 사역을 바꾸거나 포기, 결근, 지각, 병가 등이 많아지고, 일의 능률이나 창의성이 떨어짐, 정신적으로 정서적 탈진, 자존감의 저하, 덫에 갇힌 느낌이 들고, 자가처방이 늘어나고, 안정제나 수면제, 건강약품 등의 사용이 늘어나게 된답니다.
후유증 - 사역을 포기하거나, 영적으로 타락하거나 목회자도 자살할 수 있다네요. 목회자에게 직업병이라고 뚜렷하게 규명된 것은 없지만 다음과 같은 것들이 탈진의 문제를 잘못 풀어가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답니다. 그리고 부부관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쳐 사랑이 식어지고 외도로 이어질 수 있답니다.
코로나19 이후의 목회는 이전과 달라야 한다는 데 별 이견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그럼 어떻게 가야할지를 생각하면 별 뾰족한 수가 생각나지 않기도 하구요, 혹 생각나서 이렇게 해 봐야지 해도 성도들이 얼마나 따라 줄 것인가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 아침 누가복음을 묵상했는데요, 4장에 예수님은 고향에서 배척을 받으십니다(16절). 사람들이 예수님을 낭떠러지까지 끌고 가서 밀쳐 떨어뜨리려고 합니다(29절). 6장에도 안식일에 손 마른 사람을 고치셨다고 고발할 증거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7절). 그런 환경 가운데 예수님은 12제자를 파송하시더라구요(눅 6:12~13).
예수님의 사역도 오늘날 목회하는 우리네 사역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그렇게 편한 길만 가셨던 건 아니었습니다. 오늘날 목회는 사실 어려운 환경 가운데 있지만 버티고 “주만 바라봅니다~!” 하며 가는 길 아닐까요? 버티다 보면 위로도 있고, 버티다 보면 문제도 해결되어 있고, 버티며 주님을 바라보면 소망이 생기더라구요. “존버 목회~~ 함 해 보입시다~~” 존버 목회가 뭔 뜻인지 모르겠다구요? 날라리 평신도에게 ‘존버’가 뭐예요? 함 물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