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잘 도착하셨지요? 이번에 큰 은혜와 감동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목사님 때문에 귀한 체육관도 건립하게 되고요, 형님처럼 자상하게 챙겨주시고, 자니보이가와 엘레인에게 베풀어 주셔서 어찌나 감사한지요~~”
필리핀에서 29년째 사역하고 있는 이종우 선교사님의 카톡 내용입니다.
이번 140여 명이 모인 필리핀 동쪽 선교사님들 대회가 있어 잠깐 다녀왔구요, 그 모임의 회장이 이종우 선교사님이기도 합니다.
이 아이들은 마닐라에서 한 시간쯤 떨어진 보홀 섬이라는 곳에서, 또 배 타고 한 시간쯤 더 들어가는 400여 명쯤 모여 사는 섬에 사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알콜 중독자인 할아버지와 함께 다섯 명의 아이들이 살고 있었구요, 모슬렘이었던 아버지는 돈 벌러 나가 버리고, 어머니도 섬에서 나가 결혼해서, 아이들은 바닷가에서 물고기도 잡고, 조개도 캐며 근근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종우 선교사님이 그쪽에서 나온 신학생 때문에 전도하러 섬에 들어갔다가, 저녁에 해변을 산책하는데 다섯 명의 아이들이 바닷가 모래바닥에서 쪼그리고 자는 것을 발견했고, 안타까운 마음을 주님이 주셨구요, 처음 11살 큰 남자 아이인 자니보이가와 그 바로 밑 동생 엘레인을 어렵게 마닐라로 데려왔습니다. 사실 그 섬은 비사야어라는 말을 사용해, 마닐라에서 사용하는 따갈로그어와는 전혀 다른 언어이기에 공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울기도 했지만, 1년쯤 지나니 이 아이들이 보통 아이들과 다른 신앙, 공부, 명석함을 보이기 시작했다네요. 그 동생들이 보고 싶다고 하는 아이들의 부탁과, 주님이 주시는 마음의 부담 때문에 그 이듬해 그 동생 세 명도, 다 데리고 나와 지금은 10년이 지났습니다.
큰 남자 아이는 21살의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구요. 여동생도 대학생이 되어 있었습니다.
예전 우리 교회가 필리핀 단기선교 나갔을 때 이 아이들이 꼬마였고, 우리가 대학 졸업할 때까지 지원한다고 해서 지금도 지원하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여러 가지 바쁜 사정으로 돈만 보내고 잊고 살기도 했구요.
얼마나 공부를 잘하는지, 필리핀 좋은 대학에서도 아주 좋은 조건으로 자니보이가를 데려 갔고, 이 아이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하더군요.
“얼마나 시간이 걸리니?”
“한 6년쯤 시간이 더 걸립니다.”
“그럼 그때까지 지원할테니 돈 걱정은 하지 말고 공부해라~” 하고 말해줬습니다. 너무 고마워하는 아이들, 너무 애쓴 이종우 선교사님 부부, 같이 간 목사님들은 “아주 아버지네 아버지~” 하시더군요.
사실 아버지 노릇은 이종우 선교사님 내외가 했고, 우리는 경제적인 지원만 했을 뿐이고, 사실 그 지원도 미안할 만큼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너무나 멋지게 커줬습니다.
‘사람에게 투자하라’, ‘사람을 남기는 게 목회다’ 라는 선배 목사님들의 말씀이 가슴에 확 와 닿는 여정이기도 했습니다. 아름다운 소식을 듣게 되는 연초네요.
/부천 성만교회 담임
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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