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대학 동창들 모임에 나갔다가 오랜만에 목회하는 목사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필자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였다.
“최근에 설교준비를 하는 중에 행복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검색했더니 찾을 수가 없는 거야. 자네가 조사 통계 분야에 있으니 목사들을 위해 정기적으로 필요한 통계자료를 제공해 주면 내 주변의 많은 목사들을 모아 보겠네!”
통계는 현실을 가장 단순하고 강력하게 알려주는 수단 중 하나이다. 최근 들어 필자 회사에서 친구 목사가 요청했던 통계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평신도들과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았다. 지난 1월 초 개신교인 800명, 목회자 200명을 각각 온라인과 모바일로 조사하였다.
먼저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세상의 흐름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물었다. 그 결과 보통의 개신교인 65%가 목회자들이 ‘잘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3명 중 1명 정도(35%)는 ‘잘 모르고 있다’고 답했다. 대조적으로 목회자들은 대부분(83%)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에는 목회자가 설교시 통계 수치를 활용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개신교인의 65%는 ‘통계수치를 활용한다’고 응답했고, 목회자의 경우 ‘활용한다’는 응답이 69%로 나타났다. 그런데 여기서 특이한 점이 발견됐는데, 개신교인의 경우 ‘성장하고 있는’ 교회에서 그 응답률이 높았고, 목회자의 경우 예장 통합교단과 교회 규모가 클수록 높은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목회자가 설교할 때 통계 수치를 인용하는 것이 얼마나 바람직한지 물었다. 그 결과 개신교인의 78%, 목회자의 84%가 각각 바람직하다고 응답해 강단에서 통계활용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이 역시 계층별로, 개신교인과 목회자 두 그룹 모두 ‘성장하는 교회’일수록 바람직하다는 인식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개신교인과 목회자 모두 목회자들의 통계자료 활용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그만큼 한국교회가 한국사회 영향력 하에 있다는 의미일 것이고, 한편으로 목회자가 한국사회의 변동성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메시지일 것이다.
통계로 보는 세상 -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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