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화나 드라마에서 ‘타임 슬립’이 소재로 많이 활용된다. 과거로 돌아가 젊은 시절의 나와 마주하는가 하면 시간을 뛰어 넘는 통신장치를 이용해 과거의 인물과 소통하면서 사건도 해결한다. 그럴 때면 나도 함께 과거로 돌아가 그때의 나에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은지 상상에 젖기도 한다. 어쩌면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의 만남은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특별한 데이트일지도 모른다.
주식회사 JMI와 JMT를 창업, 경영하는 정광훈 회장은 과거의 자신과 만남을 통해 현재의 나를 치유한다. 정 회장은 신간 ‘사랑, 그리고 사람’에서 죽도록 힘들었던 과거를 담담하게 읊어내면서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온 현재의 나에 대해 되짚는다.
저자의 삶은 과거로 돌아가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한학자이며 독립운동가였던 할아버지, 고고한 선비이자 교육자였던 아버지 밑에서 태어났지만 혼란과 격변의 시대 속에 누구보다 처절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한밤중에 집에 찾아와 밥을 달라는 빨치산에게 인간적인 연민으로 밥 한 끼 해줬다는 이유로 총살당했던 큰아버지, 전후 좌익과 우익의 해답 없는 진영논리에 도망자 신세가 돼야 했던 아버지를 뒤이어 저자 자신도 피난길에 다섯 살의 어린 나이로 어머니와 생이별을 해야 했다.
열세 살에는 끝없는 가난과 절망을 벗어나고자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고아원 허드렛일을 시작했고 이후 이발소 심부름꾼, 공사장 인부, 번데기 장수, 고물장수, 필경사 등을 전전하며 혹독한 현실과 맞서야 했다.
이쯤 되면 과거는 떠올리기도 싫은 기억일 만도 한데 저자는 과거 속에서 현재의 리소스를 찾아내면서 “돌돌 말아서 치워버리고 싶은 과거가 사실 종합선물세트였으며 평생 간직하고 싶은 보물이었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이제 연단의 삶을 통해 발견한 꿈과 사명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는 현재 성공한 사업가인 동시에 마음의 어려움을 치유하도록 돕는 심리상담사이기도 하다. 이 책 역시 ‘테라피 사역’이라 명명한 그의 치유 사역을 감당하기 위한 일의 일부라고도 볼 수 있다.
저자 정광훈 회장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시고 새로운 삶을 이끌어주셨던 하나님과 하나님이 허락하신 사명을 나누기 위해 이 책을 썼다”면서 “다른 이들 역시 과거의 불행을 딛고 생명을 불어넣으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며 다시 한 번 꿈을 꾸기를 응원한다”고 전했다.
사랑, 그리고 사람/정광훈/마음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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