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화해와 통일을 위한 '평화열차'가 출발을 알리는 힘찬 기적을 울렸다.
분단 극복의 상징적인 장소인 독일 베를린에서 출발해 러시아 모스크바 및 이르쿠츠크, 중국 베이징, 평양을 거쳐 부산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진행되는 '평화열차' 행사는 7일 베를린 하일란츠교회(Heilandskirche)에서 평화마당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브란덴부르크광장에서 평화기원 촛불예배를 드리면서 23박 24일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대표회장:김삼환)가 주최하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김영주, 이하 NCCK)가 주관하는 '평화열차' 행사에는 한국을 비롯해 독일, 미국, 스위스, 가나,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스웨덴, 인도, 말라위, 브라질, 뉴질랜드, 캐나다, 우크라이나, 호주 등 15개 국에서 20~70대의 다양한 연령의 참가자 131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평화열차가 정차하는 곳마다 다양한 '평화마당 행사(심포지엄, 평화순례, 기도회)'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세계교회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평화열차의 첫 행사로 진행된 평화마당 심포지엄에서는 이우재 교수(튜빙겐대학)가 '한반도 분단의 역사', 콘라드 라이저 박사(전 WCC 총무)가 '한반도 통일을 위한 에큐메니칼 연대와 기여', 노정선 교수(연세대 명예)가 '한반도 미래를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날 강연에서 이우재 교수는 "한반도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서 한국교회는 '평화 만들기 운동'을 지속하고, 민주주의의 가치 증진을 통해 통일 운동의 동력을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고, '독일 및 세계교회의 한반도 통일운동 협력사(史)'를 정리해 발표한 콘라드 라이저 박사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는 평화열차와 같은 교회의 평화 운동이 끊임없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정선 교수는 "WCC가 미국과 북한, 한국, 중국이 함께 평화조약을 통해 전쟁 위협을 멈추고 평화를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 후에는 WCC가 결의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세계기도주일을 세계교회가 함께 기억할 것과 이번 WCC 10차 총회 이후 세계교회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계획 수립을 촉구하는 내용의 '베를린 평화 메시지'가 발표되어 눈길을 모았다.
이와 함께 심포지엄 후 브란덴부르크 광장에서 열린 평화기원 촛불예배는 이날 행사의 백미였다. 독일 정부의 특별허가와 독일교회의 협력으로 마련된 이날 평화기원 촛불예배에서는 평화열차 131명 참가자들과 독일교회의 교인들과 교포 100여 명이 촛불을 밝히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기도를 드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예배 전후 사물패 '천둥소리'가 신명나는 사물놀이로 한국의 문화를 선보였으며, 평화열차 참가자들은 준비한 플래시몹으로 광장을 찾은 독일 시민 및 관광객들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과 독일교회의 열망을 알렸다.
한편,관심을 모았던 평양 통과 여부는 최근 갑작스런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해 이변이 없는 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1일~25일 WCC 울라프 총무 WCC 관계자들이 북한을 방문해 평화열차의 평양 통과를 요청했지만 북한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평화열차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한 NCCK측은 남북관계 경색과 해소가 급격하게 이뤄졌던 그 동안의 전례를 언급하며, 평화열차 행사가 진행되는 중이라도 계속해서 평양 통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NCCK는 오는 14일 중국 심양에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의 초청으로 진행되는 회담에서 북측 관계자들과 만나 평화열차 통과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여 그 결과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만약, 평화열차가 평양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평화열차 참가자들은 중국 단동에서 배를 타고 인천항에 도착, 다시 기차로 WCC 개최지인 부산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베를린=평화열차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