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원로들의 비겁한 침묵, 한기총 추락에 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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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원로들의 비겁한 침묵, 한기총 추락에 일조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1.04.09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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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협 월례발표회, ‘한국 교회 갈등 및 분쟁 해결방안’ 제시

▲ 한복협 월례발표회에서 목회자들이 한국 교회 개혁의 필요성을 실감하며, 바로 자신부터 회개운동을 벌이겠다는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

“한기총이 현재 보여주고 있는 자정능력 회복불능의 구조는 교계 원로들의 비겁한 침묵도 일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정호 목사(대전새로남교회)는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김명혁 목사, 이하 한복협)가 개최한 지난 8일 월례발표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한기총은 한국 교회를 강도의 소굴로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한기총이 추락해도 방관자적인 침묵과 때로는 알 듯 말 듯한 교묘한 언행으로 일관하는 원로그룹들에게 책임이 있다”며 꼬집었다.

이어 한기총의 구조적인 악순환에 대해 “소위 원로들의 이런 태도는 그들의 가치관과 윤리의식을 후배들로 하여금 회의감을 주었다”며 “이렇듯 교계에서 원로들이 사라지는 것 또한 자연발생적인 사건이 아니라 ‘윤리적인 미성숙’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고, 입으로는 개혁을 부르짖지만 행동으로는 개혁을 원하지 않는 이중적인 태도가 오늘의 한기총에 독버섯을 키웠다”고 탄식했다.

 오 목사는 불의와 타협하는 것과 눈감아 주는 것 또한 구조 악을 양산하는 불신앙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전세대의 악행 때문에 다음 세대가 고스란히 고통을 떠안게 되는 구조는 결코 윤리적이지도 않고 주님의 뜻이 아니라고 피력했다. 또한 “영적인 경술국치는 한 세대의 온 국민을 도탄에 빠뜨리고 그 후유증은 한 세기가 지난 다음에도 우리의 살과 피에 녹아 있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또 “한기총 사태는 일본의 대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방사선 유출보다 더 심한 영적 악재”라며 “하나님과 교회를 우습게 아는 한국 교회 지도자들의 교만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어 “요즘 같은 평화의 시대에 한국 교회가 밖과 안의 조소거리가 되고 부끄러움을 당한 때가 있었느냐”며 “한기총 사태는 회개하지 않는 현대판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을 향해 한국 교회에 내리시는 하나님의 레드카드”라고 말했다.
 

▲ 오정호 목사(왼쪽)과 림민식 목사(오른쪽)는 '한국 교회의 자정능력 회복'을 강조했다.

  이와는 다르게 림인식 목사(노량진교회 원로)는 “소돔과 고모라는 의인 10명이 없어서 심판받았지만 한국 교회는 아직 의인 열 명이 남아 있다고 믿고 싶다”며 “예수님이 보여주신 사랑으로 가정도, 교회도, 사회도 새롭게 고쳐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한국 교회가 세속화되어 갈등과 분쟁의 단체로 지적받고 있는 암담한 상황을 만든 책음을 통탄한다면서 몇 가지 해결의 원리를 제시했다.

 림 목사는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경건, 절제, 화합으로 세속화와 갈등 분쟁의 시험을 이기고 넘어가야 한다”며 교회의 사명감을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목회자들이 먼저 하나님을 향한 신앙과 사명에 있어서는 보수적이고, 대인 관계에 있어서는 진보적인 생활을 한다면 교회 내 갈등이 없어지고, 사회 각계각층을 구원하는데 지난날과 같은 보수 진보로 인한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면서 세상의 이념과 정치를 초월해 화해의 주역이 될 것, 민족의 영을 살리기 위한 일에 집중할 것, 사람을 사랑하는 목회를 할 것 등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발제자들을 비롯해 자리에 참여한 200여 명의 목회자들은 발표가 끝난 후, 한국 교회 개혁의 필요성을 실감하며, 바로 자신부터 회개운동을 벌이겠다는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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