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이 스웨터를 입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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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이 스웨터를 입는다고?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0.07.13 20: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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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다름과 닮음-12] ‘가운’

주일 오전 대예배. 예배가 시작되기 10분 전 상황. 예배 순서를 맡은 목사님과 장로님들이 강단에 등단한다. 모두들 가운을 입었다. 가운을 입었기 때문일까. 엄숙한 분위기가 뿜어져 나온다. 이 엄숙함은 근엄함을 넘어 종교적 분위기로 성도들과 예배 분위기를 압도한다.

그런데 기억을 더듬어 보니 복장이 조금씩 바뀌기도 한다. 어떤 때는 검은색 가운을 입었다가, 어떤 때는 흰색을 입는다. 그리고 목사님 가운에는 긴 목도리처럼 생긴 스톨이 걸린다. 이것도 색깔이 자주 바뀐다.
하지만 내 친구가 다니는 교회. 어라, 목사님이 가운을 입지 않고 정장만 입고 강단에 올라간다. 어떤 때는 아예 청바지에 스웨터만 걸친 채 설교를 한다.

이럴 수가. 이래도 되는 건가. 교회에서, 목사님이, 그것도 설교시간에 스웨터를 입고 올라와 설교를 한다. 정장을 잘 안 입는 우리 아버지도 주일이면 교회에 가기 위해 꼭 정장을 입는데, 목사님이 정장을 안 입는다. 이거 정말 너무 한 것 같다.

히야....... 뭐라고 해야 할지 당황스럽다. 하지만 그 교회 교인들은 이런 풍경에 익숙한 듯 자연스럽다. 예배 분위기도 심플하고 도시적 느낌이 물씬 풍긴다. 설교시간에 다리를 꼬고 앉아도 눈치가 안보이고, 오히려 자연스러운 예배가 되는 듯 하다.

이처럼 예배를 준비하는 목사와 장로들이 강단에 오르는 복장은 천차만별이다. 왜 그럴까. 목회자들의 예배 복장은 철저하게 목회 방침에 의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교단들도 목회자들의 예배 복장을 규제하는 교단은 없다. 헌법에도 복장과 관련한 법규는 없다. 하지만 목회자들이 예배의 엄숙함과 완성도를 위해 가운을 입는다.

가운의 색깔은 대체적으로 두 가지. 흰색과 검정색이다. 검정색은 가을과 겨울에, 흰색은 봄과 여름철에 주로 입는다. 디자인은 학위 가운 형태가 대부분이지만 요즘에는 한복 형태의 가운을 입거나 본인만의 특색있는 디자인으로 특별 제작해 입는 목회자들도 많다.

반면 정장을 선호하는 목회자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 그리고 외국의 경우 오히려 가운을 입지 않고 정장을 입는 나라들이 상당히 많다.

예배에서 가운을 입는 이유는 예배의 거룩함과 위엄, 그리고 목회자들의 권위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엄숙함과 위엄은 성공적인 예배의 일정 부분을 감당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목회자들은 목회자 자신 뿐 아니라 기도를 담당하는 장로와 성가대, 헌금 위원들도 가운을 입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예배의 엄숙성과 목회자들의 품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적 목회 분위기에서는 가운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처럼 예배를 위한 목회자들의 복장은 천차만별. 개성에 의해 혹은 목회 방침에 의해, 그리고 교회 분위기에 의해 목회자들의 복장은 달라지고, 디자인 또한 제각각이다. 하지만 예배의 진지함과 모든 성도가 은혜 받기를 바라는 목회자들의 마음은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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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한 2010-09-05 11:50:48
죄의 여부를 판결하는 법정의 판사는 검정 가운을 입는다. 그 이유는 법 앞에 공정하고 공의를 나타내는 의미가 있다.
목사도 자신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법을 선포함으로 자신 조차도 죄와 법 앞에 노출이 되어있는 셈이다. 그래서 자신의 공의가 아닌 하나님의 공의 앞에 선 자신이 쓰임을 받고 있을 뿐이지 그 가운 때문에 거룩하게 보이는 것은 절대적인 모순이다.
가운으로 자랑하는 거룩이라면 누가 못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