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규모 7.7 강진, 사망자 10만명 달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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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규모 7.7 강진, 사망자 10만명 달할 수도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5.03.3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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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발생, 원자폭탄 334개 동시에 터진 위력
지속된 내전으로 재해 대응 능력 상실, 피해 키워
미얀마에서 발생한 규모 7.7 강진으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사진:월드비전)
미얀마에서 발생한 규모 7.7 강진으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사진:월드비전)

미얀마 사가잉주에서 지난 28일(현지시간)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해 중보기도가 요청된다. 이번 지진의 강도는 원자폭탄 334개가 동시에 터진 것과 같은 위력이다.

지진 발생 이틀 후인 지난 30일(현지시간) 기준 1,7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부상자는 3,400명에 달한다.

붕괴한 건물 잔해에서 시신이 계속 발견되고 있어 공식 사망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만명 이상일 가능성을 71%, 10만명 이상일 가능성을 36%로 내다봤다.

미얀마는 유라시아판, 인도판, 산다판, 버마판 등 네 개의 지각판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세계에서 지질학적으로 가장 활동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이 지역에서만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여섯 번이나 발생했을 정도다.

하지만 미얀마가 처한 정치 상황으로 인해 예측된 지진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미얀마는 2021년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이래 저항 세력과 4년 넘게 내전을 벌이고 있으며 재난 상황을 대비하거나 대응할 컨트롤 타워가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다.

특히 이번 지진은 지표면에서 불과 10km 떨어진 진원에서 발생해 지표면의 거리가 가까워 지상에 미치는 영향이 더 강했다고 분석된다. 진원이 지표면과 만나는 곳인 진앙도 인구 120만명이 거주하는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델레이에서 17.2km 떨어진 곳이라 인명 피해가 컸다.

국제 사회도 인도주의적 지원을 보내고 있지만 지진으로 도시 인프라가 무너져 내리며 교통상황이 열악해져 구호 물품과 인력이 신속히 들어가기 힘든 실정이다. 한국 외교부는 미얀마에 200만 달러(약 29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주미얀마대사관 영사를 만달레이에 파견해 생필품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미얀마 군정은 지진 발생 직후인 지난 28일 오후 저항 세력인 미얀마 민족통합정부(NUG) 공격에 나서 충격을 주고 있다. BBC는 군정이 만달레이에서 북동쪽으로 100km 정도 떨어진 나웅초에 폭격을 가해 7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군부와 달리 NUG는 2주간 지진 피해 지역에서 방어 활동을 제외한 모든 공격을 중단하겠다며 휴전을 선언한 상태다. 톰 앤드루스 유엔 특별조사위원은 “사람들을 구하려 애쓰는 와중에 폭탄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을 믿기 어렵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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