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長老)’. 사전적인 의미로는 ‘덕이 높고 나이 많은 사람을 이르는 존칭’이다. 기독교에서는 ‘선교 및 교회의 운영에 참여하는 교회의 한 직분’으로 설명된다. 굳이 사전적인 의미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장로는 머리카락 색이 허연 할아버지로 기억되는 것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요즘. 젊은 장로들 참 많다. 언뜻 집사 정도로 보이는데도 장로인 경우가 허다하다. ‘왜?’라는 궁금증이 증폭한다. ‘장로는 교회에서 나이 많은 사람이 되는 거 아냐?’라는 궁금증이다.
맞다. 과거 대부분의 교회에서 장로가 되려면 할아버지뻘에 들어야 장로가 됐다. 사회적, 교회적 인식이 장로가 되려면 세상살이도 어느 정도 해야 하고, 덕망과 격식을 갖춘 사람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야 자식뻘 되는 교인들과 목회자를 사랑으로 품고 섬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예장 통합총회의 헌법을 들여다봐도 이런 규정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상당한 식견과 통솔의 능력이 있는 자’여야 한다는 규정. 예장 합동총회의 헌법에도 ‘상당한 식견과 통솔력이 있으며’라고 규정하고 있다. 교회의 살림과 행정을 관장하려면 상당한 식견과 통솔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나이가 어느 정도 되면 장로가 될 수 있을까. 일단 나이는 만 35세 이상이면 장로가 될 수 있다. 교단에 따라 다르지만 예장 합동측의 경우 그 규정이 35세다.
헌법을 보면 ‘만 35세 이상 된 남자 중 입교인으로 흠 없이 5년을 경과하고….’로 돼있다. 통합측도 ‘무흠 세례교인(입교인)으로 7년을 경과하고 40세 이상 된 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장로가 되기에는 너무 빠르다고 생각되는가? 하지만 교회의 대표들이 모여 이렇게 결정한 것이다.
장로가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될까. 장로의 선택은 담임목사와 장로들로 구성된 당회의 결의가 있어야 하고 교회의 상급 기구인 노회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교인들의 모임인 공동의회에서 투표를 거쳐야 될 수 있다. 투표도 총 투표수의 2/3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2/3. 쉽게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몇 번씩 고배를 마시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오죽하면 평생 집사로만 봉사하다 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일부 교회들은 이런 부담감 때문에 명예 장로제를 채택하기도 하지만 장로가 되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되기 어렵다는 장로가 됐다고 해서 임기인 70세까지 계속 근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교단에 따라 계속 시무할 수 있는지를 묻는 행정적 절차를 갖는 교단도 있다.
합동측의 경우 임기는 만 70세까지로 규정하지만, ‘7년에 1차씩 시무 투표를 할 수 있고, 그 표결 수는 과반수를 요한다’고 못 박고 있다. 이른바 7년에 한번씩 신임을 물어, 신임을 얻은 장로만 이후 7년을 더 시무할 수 있다는 말이다.
감리교에서는 ‘입교인 30명에 1명의 비율로 선출한다’고 돼 있다. 세례를 받고 입교한 교인 30명이 되면 해당 교회에서는 장로 1명을 선출해야 한다. 이것이 법이지만 마땅한 인물이 없을 경우 선출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입교인이 30명이 안될 경우에도 장로를 선출할 수도 있다. 나머지 자격 조건은 다른 교단과 비슷하지만 나이는 40세다.
특이한 것은 ‘장로의 파송’ 조항이 있다는 것. 새로 임명되는 ‘신천 장로와 복권되는 장로는 지방회에서 품행 통과를 받은 후 감리사가 그 지방 내의 교회에 파송한다’는 조항이 그것이다.
각 교단마다 장로가 되는 자격과 나이는 다르지만 한결같은 것은 ‘상당한 식견과 통솔의 능력이 있는 자’다. 교회에서의 장로의 위치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교회 다름과 닮음-5]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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