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s(대중)시대에 개성이 사라지고 매스미디어에 의해 정형화되어 인간미가 없어진 자판의 작품이기에 딱딱하게 세련된 컴퓨터 글씨가 싫다. 이제 2002년의 새로운 한해를 맞아 우리 크리스천들은 점점 식어 가는, 계산된 우리사회 속에서 따스한 예수님의 사랑과 인간미를 보존하며 그것을 펼쳐가야 한다. 수많은 DM(direct mail)과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날라오는 짜증나는 e-mail의 기계적이고 감정 없음에 우리마음도 점차 온기를 잃어가고 있다.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이 듣는 이에게 감동을 유발시켜 그들의 가슴속에 동감(rapport)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작업이기에 감동이 사라진 시대에, 듣는 이에게 말이나 글을 통해 진한 감동을 주는 일은 또다른 의미가 있는 일일 것이다. 컴퓨터가 찍어낸 수많은 카드와 연하장들이 우체통을 가득 메우고 소리도 없는 e-mail이 씁쓸한 감상에 젖게 하던 연말연시가 지나가고 있다. 우상도 하나요, 대화의 주제도 하나인 매스 커뮤니케이션(mass communication), mass production시대에, 컴퓨터 자판의 엔터(enter)를 치기만 하면 화면이 떠오르고 해답이 나타나는 단순화 되어 가는 사이버 컴퓨터 시대에, 가끔은- -정말로 가끔은--손으로 붓셈을 하고 열린 마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하며 생각하는, 여백 있는 사람이 그립다.
우리의 친구와 동료, 이웃을 위해 손해볼 수 있는 멋진 용기가 있고, 또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손으로 쓴 글씨같이 부드럽고 푸근한 사람-- 이 그립다. 1000원을 베풀었다고 1000원을 기대하지 말자. 더군다나 2000원은 생각지도 말자. 아무 계산 없이 베풀어보자. 바보같이 베풀어 보자. 어수룩한 사람처럼 베풀어 보자. 마치 용기 있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무조건 베풀어 주셨던 아가페의 사랑 같이 말이다. 진정한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은 비록 소리는 요란하고 크지는 않다 하더라도 조용한 호수에 던져진 작은 돌멩이가 잔잔한 물결을 메아리처럼 퍼지게 하듯 듣는 이의 마음속에 따스한 감동이 일어나게 해야 한다. 박찬석(천안외대 영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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