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가 애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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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국가 애도의 날”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5.01.07 2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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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제주항공 참사’로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되었고, 전 국민이 슬픔에 잠겼다. 한해의 끝자락에서 예상치도 못했던 대형 참사로 179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었단 소식은 기자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지난 29일 주일예배 직후 사고 소식을 접하고 참담한 마음이 물밀듯 밀려왔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은 기자의 집에서 불과 차로 15분 내외의 거리다. 비행기 항로가 고향인 바닷가 마을을 지나가기에, 마을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비행기가 오가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한순간의 사고로 가족을 잃고 가슴을 치며 울부짖는 유가족의 고통이 더욱 크게 와닿는 이유이리라.

유례없는 큰 참사로 정부는 1월 4일까지를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하고 유가족들의 슬픔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며칠간 사망자들의 신원 확인 작업과 유해 수습이 밤새 이어지고, 희생자들은 무안공항 안에 마련된 임시거처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우리의 눈으로 이해할 수 없는 비탄한 현장 앞에 인간의 유한함을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연말연시를 맞아 준비되었던 다양한 행사들도 축소되거나 취소되었고,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애도하는 분위기로 가득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사진과 애도의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와 동시에, 안타까운 사실은 SNS를 통해 사고와 관련된 추측성 게시물과 가짜뉴스 역시 무분별하게 재생산되었다는 사실이다. 기독교인들도 이 일에 예외는 아니었다. 때로는 거대한 슬픔의 무게 앞에 섣부른 위로의 말이나 조언보다 침묵이 낫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비극적 재난 상황에서 크리스천이 어떻게 SNS를 이용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기독교 플랫폼 ‘기독교 다모여’는 재난 상황에서 크리스천을 위한 미디어 이용지침을 내놓았다.

가장 먼저는 세상의 아픔에 무관심하지 않고, 좋은 이야기와 기쁜 이야기는 뒤로 미루며 피해자와 유가족을 위해 기도하되 신중히 표현하자고 제안했다. 또 섣부른 영적 판단을 하지 않으며 영적 공감을 나누고, 무분별한 정보 확산은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SNS를 피해자 유가족을 위한 후원과 자원봉사‧구조활동을 위한 기도, 응원의 장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글을 올리기 전, 무엇보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라는 질문을 기준으로 자기 점검을 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큰 재난 앞에 어떠한 판단을 하기보다 함께 울고 기도함으로 유가족의 슬픔과 아픔에 동참하는 것이, 바른 그리스도인의 추모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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