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열며] 신앙인의 휘게(hygge)
상태바
[한주를 열며] 신앙인의 휘게(hygge)
  • 김한호 목사(춘천동부교회)
  • 승인 2024.09.04 14: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한호 목사.
김한호 목사.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 규모는 3년 연속 세계 10위를 기록했습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 6천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경제 규모로는 선진국임을 부정할 수 없는 수치입니다. 그런데 ‘한국인은 행복하지 않다’라고 합니다. 행복지수는 143개 나라 가운데 52위를 차지했습니다. 경제지표에 비해 국민 개개인의 행복감의 수치는 너무나 낮은 상황입니다.

필자는 Meik Wiking가 쓴 ‘hygge’(휘게)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휘게는 덴마크 말로 ‘행복’이란 뜻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은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이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스칸디나비아의 사회복지가 잘 되어 있고 교육시스템이 좋아서 행복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스웨덴의 행복 연구소가 조사한 결과 이들은 화려한 것보다 내면에서 행복의 원천을 찾으려 하기에 스스로 느끼는 행복 체감도가 높다고 합니다. 내면에서 행복을 찾는다는 말은, 가끔은 혼자 창가에 앉아 따뜻한 차 한잔에 따스함을 느끼며 창밖을 내다보는 시간들, 가족들과 함께 모닥불을 피우며 일상의 대화를 나누는 여유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뜻합니다. 가까운 가족이나 친지들, 지인들이 모여 작은 양초들을 밝히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식사하거나 편안하게 커피를 마시며 일상의 즐거운 대화들을 함께 나누며 보내는 시간을 ‘휘게’라고 생각합니다.

휘게와 유사한 성경 말씀이 있습니다. 그것은 전도서의 말씀입니다. “먹고 마시는 것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것이 하나님의 선물”(전 3:13) 작은 행복을 누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중략) …사람들이 사는 동안에 기뻐하며 선을 행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는 줄을 내가 알았고”(전 3:11~12) 내 가족, 내 이웃, 내가 늘 만나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대하고, 내게 주신 재물과 힘을 통해 작은 선을 나누며 사는 것, 그것에 행복이 있다는 말씀입니다. 작은 행복을 누리라는 것은 큰 꿈을 버리라는 것이 아닙니다. 전도서는 솔로몬이 그의 말년에 기록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는 한 때 그 이름에 걸맞은 위대한 일을 성취하기 위해 몸부림쳤고 그 결과 많은 것을 이루어냈습니다. 그러나 솔로몬도 죽음을 앞둔 노인이 되어 깨닫게 됩니다. 창조자 하나님을 기억하고 그를 경외하는 것이 우리 인생에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솔로몬은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지혜롭고 부유한 통치를 했지만 그의 말년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젊은 시절 성취를 통해 행복을 추구했지만 그것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었음을 깨닫습니다. 우리 삶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기억하고 그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갈 때에 참된 행복이 찾아옵니다. 시편 1:1에 기록된 ‘복’은 하나님이 일방적으로 내려 주시는 은혜(바루크, BLESSING)가 아닌 하나님의 복을 받기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마음과 자세(아쉬레, HAPPY)를 의미합니다. 그 마음과 자세로 삶을 살아가는 이에게 시냇가에 심겨지는 하나님의 선물이 허락되어집니다.

2024년 파리 올림픽 투포환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독일의 예미시 오군레이의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그녀는 28년 만에 독일에 금메달을 선사한 선수입니다. 그녀는 인터뷰하는 내내 너무 행복해합니다. 기자들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 자신을 일으켜 세우시고 붙잡아 주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복음을 증거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행복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참된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기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