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 감사일기, 중딩 감사일기, 고딩 감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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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감사일기, 중딩 감사일기, 고딩 감사일기
  • 이의용 교수 사)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 승인 2024.08.21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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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용의 감사행전 (90)
                                      이의용 /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이의용 /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일기’ 하면 어린 시절 쓰던 일기 숙제가 떠오른다. 마땅히 쓸 게 없을 때에는 ‘날씨’를 잡고 늘어지곤 했다. “오늘은 눈이 왔다. 낮에도 눈이 왔다. 저녁에도 눈이 왔다. 하루종일 눈이 왔다”라는 식으로. 방학 때는 개학을 몇 날 남겨두고 한꺼번에 쓰기도 했다. 그런데 ‘날씨’가 생각나질 않아 고생을 했다.

그러나 더 성장해서 스스로 적은 일기를 보면, 날씨 얘기 대신 그날의 내 생각과 느낌이 가득하다.  

대학생들과 감사일기 쓰기를 해왔다. 그런데 대부분 글이 짧았다. 거의 한 두 문장으로 “누가 내게 무엇을 해줘서 고맙다”고 적었다. 날씨를 주제로 했던 내 초딩 일기와 별 차이가 없어보였다. 

감사일기는 고마움을 주제로 하는 일기다. 감사일기 쓰기의 유익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이 운동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졌으면 한다. 그런데 교회의 감사운동은 이러한 감사운동과는 차원을 달리 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감사는 첫째로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은혜에 감사해야 한다. 둘째로 하나님의 은혜를 전달해준 이웃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셋째로 내가 받은 은혜를 이웃에게 나눠주는 배려여야 한다. 교회의 감사운동이 첫 단계에 머물러 있음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감사일기도 마찬가지다. 내가 받은 것, 얻은 것만 한 줄로 간단히 적는 초딩 감사일기로는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 좀 더 깊이 생각하고 느끼는 중딩일기가 돼야 한다. 여기에다 내가 베푼 일과 소감을 적는 고딩일기가 돼야 삶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보자. 

(1) “기침을 멈추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고마웠나?” “어떤 점이 고마웠나?”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했나?” “내 감사에 하나님은 어떻게 느끼셨을까?”를 구체적으로 적어보자.

<예문> 기침이 멎질 않아 동네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먹었지만 낫질 않는다. 동네 병원엘 갔더니 의사가 폐 정밀진단을 해보라고 권했다. 순간 어머니가 폐 질환으로 돌아가신 일이 생각났다. 마음이 불안해졌다. “혹시… 나도?” 주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좋은 의사를 만나 진단과 치료를 잘하게 해달라고. 정밀 진단을 받았더니 기침을 오래 해 폐에 염증이 생겼다며 약 처방을 해주었다. 불안했던 마음이 평안해졌다. 기침도 멈췄다. “주님, 폐에 염증이 생긴 것을 미리 발견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의 이런 감사에 주님도 기뻐하실 것 같다. 

(2) “우산을 씌워줘서 감사하다”

“고마운 사람은 누구?”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배려를 받았나?” “어떤 점이 고마웠나?”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했나?” “그때 상대방의 반응은 어떠했나?”를 구체적으로 적어보자.

<예문> 지하철에서 내려 목적지로 향하는데 비가 쏟아졌다. 우산이 없어 들고 있던 책으로 머리를 가리고 달렸는데 횡단보도에서 그만 신호에 걸렸다. 비를 쫄딱 맞고 서 있는데, 어떤 분이 다가와 우산을 씌워주었다. 신호가 바뀌고 횡단보도를 건넌 후 역까지 바래다주었다. 진심으로 감사함을 표했다. 그리고 “저도 다음에 다른 사람에게 우산 씌워줄 게요”라고 하니, 환하게 웃어주었다. 덕분에 다른 일로 걱정이 가득했던 마음이 가벼워지고 기뻤다. 주님, 좋은 사람을 통해 우산 씌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할게요.

(3) “엘리베이터 안에서 내게 인사하는 아이를 칭찬해주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그때 상대방의 반응은?” “그때 내 기분은?”를 구체적으로 적어보자.

<예문> 엘리베이터에 한 아이와 엄마가 탔다. 엄마가 내게 인사를 하라고 시켰다. 아이가 조금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 인사를 했다. 내가 엄지척을 하며 칭찬을 해주었다. 아이가 환하게 웃었다. 다음에 만나면 인사하자고 약속을 했다.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기분이 좋았다.  

“청소하시는 분에게 고마움을 표했다"도 더 구체적으로 적으면 좋다. 

<예문> 엘리베이터 문을 여니 한 아주머니가 바닥 청소를 하신다. 인사를 하면서 말했다. 덕분에 날마다 이렇게 깨끗한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시네요. 고맙습니다.” 

그 후 그 분을 만날 때마다 같은 인사를 나눈다. 나를 만날 때마다 얼마나 반가워 하는지 모른다.

초딩 수준의 ‘한 줄’ 감사를 고딩 수준으로 발전시켜야 신앙의 근육도 강해진다. 조금만 더 깊이 사색하고 더 성찰하며 고딩 감사일기를 써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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