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마음사업, 예술계·종교계 상담학회는 안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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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 마음사업, 예술계·종교계 상담학회는 안 된다고?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4.08.2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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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7월부터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시작
예술분야, 종교분야 등 전문상담학회 기관 선정서 배제
한국예술치료학회 “예술상담 효과적, 배제 이해 안 돼”
한국예술치료학회는 지난 10일 백석대 서울캠퍼스에서 특별심포지엄을 열고, 예술분야 상담의 중요성을 조명하며 정부의 지원사업 배제 문제를 지적했다.
한국예술치료학회는 지난 10일 백석대 서울캠퍼스에서 특별심포지엄을 열고, 예술분야 상담의 중요성을 조명하며 정부의 지원사업 배제 문제를 지적했다.

정부가 지난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전국민 마음 투자 지원 사업’에서 상담 관련 전문기관과 학회들이 대거 탈락하면서 반발이 일고 있다. 특별히 종교에 기반한 상담학계가 배제되고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되면서 제도 점검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우울, 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이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전국민 마음투자 사업’을 도입했고, 현재 각 지자체 등에서 주민들에게 제도 안내를 실시하고 있다. 

전문기관에서 심리상담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국민이면 전국 각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다. 대상자로 결정되면 거주지와 상관없이 상담기관을 선택한 후 소득 수준에 따른 본인부담금만 납부하고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상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전문기관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여러 상담학계 협회와 기관들이 소외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상담협회, 한국기독교상담심리학회, 전국음악치료사협회, 한국가톨릭상담심리학회, 한국목회상담협회, 한국미술치료사협회, 한국복음주의학회, 한국불교상담학회, 한국예술치료학회 등 다수의 학회들이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다수 예술심리 상담사들이 활동하고 있는 사단법인 한국예술치료학회(회장:임나영)는 지난 7월 2일 보건복지부에 자격 인정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한국예술치료학회는 “아동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의 국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전문 임상기관에서 심리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예술심리상담 분야가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에서 배제되어 전 국민의 정신건강 돌봄이라는 사업 취지가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민간 자격의 인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예술치료학회는 “예술심리 상담은 다양한 정신건강 현장에서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유아동과 치매, 트라우마 경험 환자 등 언어 차원의 상담에 한계가 있는 국민들을 위해 예술심리상담은 필수이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의 제공인력 민간자격 요건에 부합된다”고 했다.

종교계 심리상담 분야가 적잖게 배제된 것과 관련, 이미 예견할 수 있는 수순이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500억 정부 사업을 앞두고 종교계를 제외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다는 것.

‘전국민 마음 투자 지원사업’ 시행을 앞둔 지난 4월초 ‘한국심리학회’는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관련 진행사항’ 문건을 발표했는데, 문건에서는 종교계 상담학회를 폄훼하는 내용들이 언급된 바 있다. 

한국심리학회는 해당 문건에서 “국민에게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 심리상담을 제공하는 토대를 만들고자 준비하고 있지만, 상담학계에는 종교와 매체를 기반으로 하는 이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국민에게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전문적인 심리상담을 제공할 수 있는지 우려스럽다”면서 “종교단체들이 비윤리적인 정치적 연대로 한국심리학회 명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종교계 심리상담학회는 일제히 반박 성명을 발표하고 항의 집회를 여는 등 강력 공동대응에 나서며 “보건복지부가 특정 협회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한국기독교상담심리학회도 성명을 발표하고 “종교는 인류 역사의 시작과 함께 현재까지 삶의 고통을 함께하며 상처 입은 마음을 돌봐왔다. 종교를 기반으로 하는 상담 영역 중에는 근거 기반 상담이론과 기법을 적극 수용하고 체계적인 교육과 수련을 강조해온 그룹들이 적지 않다”면서 “종교 기반 상담을 비과학적이고 이와 관련된 상담인력을 비전문가라고 명시한 입장을 철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독교계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사단법인 한국상담서비스네트워크 역시 “최근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관련 논의 초기 단계부터 특정 학회가 주도적 역할을 하며, 보건복지부와 소통해온 기존 상담학회들이 배제된 것은 큰 유감”이라면서 “한국심리학회에 편중된 태도로 다양성과 전문성을 갖춘 상담학계를 소홀했음을 문제제기 할 수밖에 없다”고 나섰다. 

한국상담서비스네트워크는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상담학회들을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논의 구조에 포함하고 적극 대화할 것을 촉구한다. 보건복지부의 전향적 태도와 노력을 통해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본래의 목적을 온전히 추구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국예술치료학회는 지난 10일 백석대 서울캠퍼스 비전센터에서 특별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전국민 마음건강과 관련해 예술심리상담의 기여와 역할을 조명하면서,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 사업 참여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학회 이윤희 자격관리위원장은 “마음투자 지원사업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심리상담 분야 전문가라는 부분에 인정하는 범위가 국내 3개 학회를 지정해 타 전문분야 제공 인력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상대적 박탈감을 초래하고 있다. 3개 학회를 지정한 타당한 근거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임나영 학회장은 “예술치료는 단순한 치료 방법을 넘어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도구”라면서 “모든 국민이 마음 건강을 위한 서비스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누릴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정부의 예술심리 상담 배제 문제를 다시금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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