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주민들이 우리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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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주민들이 우리를 부르고 있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4.08.0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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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선교를 떠난다고 할 때 해외를 생각하는 건 이제 옛말 같다. 언젠가부터 농어촌 지역으로 떠나는 사역에도 단기선교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3~4월부터 사역을 준비하는 해외 단기선교만큼은 아니더라도 국내로 떠나기 위해서도 일찍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현실이다.

달포 즈음 안양의 한 교회를 방문했을 때, 교회 복도에 국내 단기선교지로 보낼 물품들이 가득 쌓여 있는 모습을 봤다. 규모가 큰 교회였던 만큼 전국 각처로 선교팀을 보낼 계획이었고, 미리 물품을 보낼 준비를 마쳤다는 것이다. 성장기를 농촌에서 보냈고, 지금도 농어촌 교회의 어려운 현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기에 감사한 마음부터 일었다.

사실 도시보다 인구가 급격히 줄고 고령화 현상마저 심각한 상황에서 농어촌 교회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여전히 성도들이 남아 있는데 교회 문을 닫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역지를 지키고 있는 목회자들은 대부분 다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단기선교가 활성화되고 있는 현상은 무척 다행스럽고 감사한 일이다.

한 가지 제언을 덧붙이자면 국내 단기선교를 준비할 때 이주민들을 위한 사역 방안을 고려해 떠나는 것은 어떨까.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결혼이주여성도 전년보다 30% 이상 늘었다. 농어촌 지역에는 외국인 근로자가 없이는 생산 작업에 차질이 크다고 한다.
올해도 교회들이 방문한 국내 현장에는 이 땅을 찾아온 이주민들이 분명 존재하고 있었다. 그들은 투명 인간이 아니다. 모른 척 해서도 안된다. 결혼이주여성들과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해 교회들의 창의적인 사역이 요청된다.

선교계에서는 이미 국내 이주민 사역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해외 선교를 하는 것만큼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를 가지 않아도 국내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 역할을 단기선교팀이 잘 준비해 감당해내면 좋겠다. 국내 이주민이 250만명을 훌쩍 넘은 시대, 이주민들이 “와서 우리를 도우라”며 손을 흔들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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