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서 해설] 복음을 전하다 가시밭길을 걷더라도… 하나님은 그 희생 기억하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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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서 해설] 복음을 전하다 가시밭길을 걷더라도… 하나님은 그 희생 기억하셔
  • 유선명 교수
  • 승인 2024.06.2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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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136) - “그들이 작은 산더러 우리 위에 무너지라 하리라” (호 10:8)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신앙의 위기가 바로 일상의 균열을 가져오지는 않습니다. 예언자들의 경고가 쏟아지던 주전 8세기 이스라엘은 모든 면에서 풍요와 안정을 누리는, ‘열매 맺는 무성한 포도나무’였습니다. 그러나 그 풍요에서 그들이 빚어낸 문화와 예술은 그들의 신앙을 좀먹고 배교를 부추기는 독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열매 맺는 무성한 포도나무라 그 열매가 많을수록 제단을 많게 하며 그 땅이 번영할수록 주상을 아름답게 하도다 그들이 두 마음을 품었으니 이제 벌을 받을 것이라 하나님이 그 제단을 쳐서 깨뜨리시며 그 주상을 허시리라”(10:1~2)

두 마음을 품은 자. 이스라엘의 영적 상태를 한마디로 정리해 주는 표현입니다. 마음이 나누이고 헌신의 대상이 갈라지니 늘 머뭇거리고 속내를 감추어야 하는 인생. 여호와와 바알 사이에서 마음이 갈라진 그들은 피곤하고 누추한 삶을 스스로 선택한 사람들입니다. 처음부터 예루살렘 성전을 의식하면서 벧엘에 성소를 짓고, 여호와 하나님의 언약 백성을 자처하면서도 바알의 상징인 금송아지 우상을 세웠던 영적 간음의 유전자가 그들을 지배해왔던 것입니다. 예언자의 꾸짖음 앞에서조차 그들의 마음은 굳어져 있었습니다. “그들이 이제 이르기를 우리가 여호와를 두려워하지 아니하므로 우리에게 왕이 없거니와 왕이 우리를 위하여 무엇을 하리요 하리로다(3절).” 이웃 나라들처럼 왕을 달라며 아우성쳤던 이들이, 왕을 앞세워 하나님의 뜻을 받들겠노라 다짐하던 자들이 이처럼 노골적으로 배교를 선언하고 있다니, 그들의 뻔뻔스러움이 놀랍기만 합니다. 그들의 죄에 대한 심판의 선언은 9장에서부터 이어졌습니다. “내가 보건대 에브라임은 아름다운 곳에 심긴 두로와 같으나 그 자식들을 살인하는 자에게로 끌어내리로다”(9:13)

이 예언에서 놀라운 것은 하나님의 말씀 사이사이에서 들리는 호세아의 정죄입니다. 이스라엘의 앞날에 재난이 임하기를 구하는 탄원의 기도문이라니요! 예언자는 언제나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고 동포들의 안녕을 빌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나 예언자는 때로 하나님의 심정을 대변하기 위해 자기 백성에게 비수같은 말을 전해야 했습니다. 지금의 호세아처럼 말입니다. 진리의 말씀을 전하는 그 일의 무게만도 버거울 텐데, 그렇게 대세에 맞서고 권력을 거스른 예언자들은 종종 값비싼 대가를 치르곤 했습니다. 이사야는 톱에 켜 죽었다고 전해지고, 예레미야는 감옥에 갇히고 그가 반대했던 이집트로 강제 이주되어 쓸쓸히 살다 세상을 떠났습니다.

믿음의 사람, 그것도 남들보다 뛰어난 믿음의 용사가 환호 대신 야유를 받고, 꽃길 대신 가시밭길을 걷게 되는 것은 억울하고 불합리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치른 그 희생을 잊지 않으십니다. 우리 하나님은 그를 경외하는 이들의 경건한 말들을 다 기록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때에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들이 피차에 말하매 여호와께서 그것을 분명히 들으시고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와 그 이름을 존중히 여기는 자를 위하여 여호와 앞에 있는 기념책에 기록하셨느니라”(말 3:16) 호세아의 말은 백성의 귀에 거슬렸지만, 하나님이 들으시고 기록하신 진실한 말이었습니다. 마침내 그의 예언대로 고통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나라의 위세가 꺾이고 나라의 보물들은 약탈당하며 왕이 허무하게 왕좌에서 끌려내리우고 산당과 제단들도 파괴되고 맙니다. 그 수치와 고통을 이기지 못해 그들은 신음합니다. “산들이여 우리를 가리우라. 작은 산들아 우리 위로 무너지라”(6~8절) 그렇게, 이스라엘은 무너졌습니다. 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백석대·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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