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 실버스타인(미국, 1930~1999년)은 아동문학가요, 만화가요, 작곡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했다. 그는 1950년대에 한국에서 군 복무를 하며 국군신문에 만화를 그리기도 했다. 그의 대표작 중에 하나는 1964년에 출판된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이 책은 많은 독자들이 가장 감명 깊은 동화책으로 손꼽는다. 사과나무가 한 인간에게 베푸는 아낌없는 희생의 정신을 단계적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그루의 사과나무가 있었다. 이 나무에 매일 찾아오는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나무를 매우 좋아했고 나무도 소년을 매우 사랑했다. 시간이 흘러 소년이 자라서 돈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 소년이 나무에게 찾아와서 돈이 필요하다고 하자 나무는 소년에게 나의 가지에 열려 있는 사과를 따서 팔아 돈을 만들면 된다고 했다. 소년은 나무에 달린 사과를 따다 팔아서 돈을 마련했다. 소년은 기뻤으며 나무도 행복했다.
몇 년이 지났다. 소년은 거처할 집이 필요했다. 나무에게 와서 근심스레 말했다. 그러자 나무는 나의 몸인 가지를 잘라서 집을 지으면 된다고 했다. 소년은 나뭇가지를 잘라 거처할 집을 마련했다. 역시 소년은 기뻐했으며 나무도 행복했다.
오랜 세월이 흘렀다. 나무는 이제 더욱 고목이 되었다. 청년이 먼 곳을 항해하고 싶으나 배가 없었다. 또 나무에게 와서 조심스럽게 의논했다. 그러자 나무는 내 몸의 줄기를 잘라서 배를 만들면 된다고 했다. 청년은 나무의 뿌리만 남기고 잘라 통나무로 배를 만들었다. 청년은 참으로 기뻤고 나무 역시 행복했다.
청년은 오랫동안 풍랑과 싸우며 항해를 하다가 드디어 노인이 되어 고향으로 되돌아온다. 동네 밖 입구에 베어진 그 옛날의 나무는 밑동만 남아 있었다. 피곤한 노인은 나무 밑동에 걸터앉아 참으로 오랜만에 기쁨의 쉼을 얻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수많은 독자들로 하여금 헌신과 사랑의 본을 보여 주었다. 작품 속의 나무는 소년이 청년이 되고 장년이 되고 노년이 될 때까지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면서 한결같은 사랑을 주고 있다. 처음에는 과일을 주었고 가지와 몸통, 그리고 그루터기까지 내 준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통해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다 주고도 행복할 수 있는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는가?
여기서 나무는 누구이며 소년은 누구일까? 나무의 헌신은 부모님이 자녀에게 하는 사랑으로 해석하고, 친구의 사랑, 이웃의 사랑으로도 볼 수 있다.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보면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대한 헌신과 사랑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목회자가 교회와 교인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져야 한다. 목회는 자기의 것을 다 주어야 하는 일이다. 목회는 아낌없는 헌신과 사랑의 연속이 되어야 한다. 아낌없는 헌신과 사랑이 있는 곳에 생명의 역사가 일어나고 부흥의 역사가 일어난다.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하여 화목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라 사랑하는 자들아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 어느 때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만일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고 그의 사랑이 우리 안에 온전히 이루어지느니라”(요일 4:10~12)
이규환 목사 / 목양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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