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금강산 기도회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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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금강산 기도회 의미
  • 윤영호
  • 승인 2005.05.2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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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통일과 일본패권 견제 `응집력 과시`

이번 금강산 기도회는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핵 이슈’ 때문에 생각보다 깊은 의미를 준다.

이 기도회가 처음 기획됐던 지난해 10월만 하더라도 핵문제 자체보다는 ‘6자회담’복귀여부가 중점사안이었으나 최근 북한의 돌연 핵 보유 선언에 따른 국제사회의 북한 핵 저지가 공감대로 확산되면서 북한이 제2의 이라크사태를 맞을까 귀추를 주목시킨 상황이 야기된 것이다.


이번 기도회를 주최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경우, 이번 기도회를 통해 일본과거사 청산에 북한과 공동보조를 맞추는 방안을 심도 있게 다룬다는 방침이었다.

우리나라 식민지 침탈행위를 ‘대륙진출’로 표기한다든지 혹은 갑작스런 독도영유권 주장 등 일본이 최근 보여 준 일련의 주장들이 ‘일본 재무장 → 군국주의 부활 → 제2 패권시대’를 예고하는 징후로 받아들일 만큼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교회협은 기도회 말미에 채택할 ‘공동선언문’에 이 부분을 명시함으로써 적어도 일본의 과거청산 문제만큼에서는 북한과 한 목소리를 낼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대일본 관련 내용을 선언문에 포함시킨다는 것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는 일본의 외교전략을 염두에 둔 조치이기도 하다.


이런 와중에 터진 북핵문제와 또 조심스럽게 흘러나온 미국에 의한 북한 공격설은, 이번 금강산기도회가 ‘남-북의 민간교류 강화’를 실증하는 가시적인 사례로서 향후 한반도에서 그 어떤 충돌도 용납할 수 없다는 종교인의 선언을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기도회는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의 기독교 협력체계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기도회로 의미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중국과 일본,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의 기독교협력체제 주구성원 가운데 유독 ‘북한교회’만 빠져 있음을 보게 된다. 폐쇄정책과 식량난에 따른 이같은 국제사회에서의 소외가 북한의 입장으로 볼 때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우리나라와 세계교회협의회(총무:샤뮤얼 코비야박사)가 추진한 것이 북한교회를 동북아시아 교회의 주요 구성원으로 활동하도록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었고, 마침내 북핵문제로 국제사회에서 떨어져 나간 북 교회를 이번 금강산 기도회를 통해 다시 끌어안는다는 시도를 보여준 것이다.


사실 교회협은 한반도의 전쟁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에서 전쟁방지를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달라는 긴박한 내용으로 미국교회협 밥 에드거 총무에게 서한을 보낸 것이 그것이다. 


따라서 이번 금강산기도회 및 성가제는 겉으로는 지난 2000년 6월15일 역사적인 남북정상 회담 성사 5주년을 기념해 선언문이행을 촉구하고 다짐하는 모습으로 열린 것이지만, 속으로는 위기에 몰린 북한 그리고 제2의 전쟁회오리에 휘말린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교회의 기원이 녹아내린 행사였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가 항구적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북한과 민족적 동질성을 갖고 모든 문제를 공동으로 풀어야 한다는 신앙고백적 기원이 담긴 행사라는 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번 기도회 및 성가제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기도회가 열린 금강산이라는 장소의 문제로, 사실 이 곳은 북한 땅임에도 관광특구라는 지역성의 한계 때문에 기도회의미를 퇴색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제3국에서만 열렸던 남북교회 회의의 한반도 개최 열망이 비로소 이루어졌지만, 관광특구라는 성격이 이를 저해시켰다는 것이다.

교회협은 “대중들이 흔히 찾는 장소야말로 통일성이 풍부한 곳”이라고 설명했지만 만약 이번 기도회가 평양에서 열렸다면 ‘북핵문제에 따른 남북기독교 협력해결’과 ‘대일본 전략의 공동보조’의미는 더 컸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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