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부활절 ‘새틀짜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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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 부활절 ‘새틀짜기’ 가능할까?
  • 윤영호
  • 승인 2005.04.2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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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위서 한기총과 논의키로…교단장협 배제 실효성 의문



부활절예배위원회 조직 개편에 대한 진보측 입장이 곧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정:신경하 목사)는 부활절예배위원회 조직 개편과 관련, 보수측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최성규 목사)와 대화한다는 방침을 확정하고 구체적인 실무 논의를 교회협 산하 교회일치위원회(위원장:김광준 신부)가 추진토록 했다.

지난 21일 열린 교회협 실행위원회에서 회장 신경하 목사는 같은 날 열린 임원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보고하고 부활절 예배가 더 이상 파행 운영되지 않도록 한국 기독교의 대표성을 회복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교회협이 확정한 한기총과 연계한다는 부활절 예배 조직위 개편 방침은 첫째, 교권에 흔들리는 예배가 되지 않도록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 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적지 않은 갈등이 예상된다.


교회협이 지난 3월 부활절 예배에 공식 불참을 선언한 배경에는 교권 개입에 대한 상당한 우려가 깔려있던 것이 사실이다. 교회협은 합동과 통합, 감리교 총회장들이 주축인 교단장협의회가 처음으로 제기한 부활절 조직 개편 방안 자체에 대해 교권 횡포적 경향을 발견하고 상당히 당황했었다. 그래서 차선으로 꺼내든 카드가 ‘촉박한 시간 내 개혁은 무리’여서 “올 부활절 예배 참여는 유보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교회협은 보수 그룹을 대표하는 한기총과는 방안 논의를 할 것이지만 교단장협같은 장외(場外) 단체(=교권 연합체)와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교단 사이에서 갈등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둘째, 교회협의 방침은 현재까지 활동해온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 핵심 멤버들을 대화 라운드 테이블에서 배제할 것이란 것을 포함한다는 점이다.

이른바 기득권을 갖고 수십 년 간 부활절 예배를 진행해 온 핵심 관계자들을 새틀짜기에서 배제한다는 방침인데, 문제는 이들 관계자들의 예상되는 반발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아직 마땅한 해답이 없는 상태다.


교회협 김광준 일치위원장은 “어쩌면 기존의 핵심 관계자들이 새틀짜기에 반발하며 부활절 예배를 따로 드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구체적인 방안 마련은 한기총과 논의하며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셋째, 교회협의 방침은 길게는, 내부 진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예상된다. 교단 연합체인 교회협의 목소리가 당연히 회원 교단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어야 한다면 회원 교단 가운데 터져나올 ‘교회협과 생각이 다른’ 목소리를 어떻게 포용할 것인가에 대한 적절한 방안 마련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실행위원회에 참석한 기하성의 박정근 목사의 경우 “올 부활절 예배를 유보한 것은(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며 따라서 명년도 부활절 예배는 온 교회가 모두 참여하는 공동의 예배가 되어야 한다”고 밝혀 갈등이 예상되는 그 어떤 방침에도 동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했다. 


여하튼 교회협의 방침은 ‘대표성을 갖는 연합 단체가 주최하는 대표적 예배’로 진행한다는 골격 속에서 교회 간 화합과 화해를 이루는 행사로 정착한다는 게 주내용이다.

처음 부활절 조직 개편 방안을 발의한 교단장협의회의 공헌을 교회협이 과연 무시하면서까지 개편 논의를 진행할지는 아직까지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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