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열며]이열치열의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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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를 열며]이열치열의 사랑으로
  • 오성훈 목사(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사무총장)
  • 승인 2024.07.02 2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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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우리민족은 종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는 불교가, 조선시대에는 유교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런데 구한말에 복음이 들어오고, 그 격변의 시기에 기독교는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민족의 개화를 이끌었습니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한 대한민국을 세우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사회 안에서 기독교의 위상은 우리의 기대와는 사뭇 다른 듯합니다. 지난해 (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발표한 ‘2023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4.0%가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더 이상 한국사회에 ‘기여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도 70.8%나 되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그 답을 찾기 위해서는 핵심을 짚어야 합니다. 기독교의 중심에는 사랑이 있습니다.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일은 사랑이라”(고전13:13)

구약의 십계명에는 하나님 사랑(1~4계명)과 이웃 사랑(5~10계명)이 강조됩니다. 예수님은 이것을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는 두 계명(마22:39)으로 요약하셨습니다. 사랑은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따라 지음받은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이 실천해야 할 도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24년 여름, 대한민국 사회는 서로를 향한 증오와 다툼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특히 한반도의 남과 북은 서로를 사랑하는 일에 있어서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뒷걸음만 치고 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현실은 사랑을 핵심 교리로 하는 기독교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게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증오심과 적개심을 부추기고, 과격한 정치적 대응을 주문하며, 당파적인 편 가르기와 줄 서기를 강요하는 정치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순종하여 원수마저도 사랑(마5:44)하고자 하는 각오가 서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사랑의 실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최소한 예수의 제자로서 사랑해야 한다는 지향점을 포기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사랑의 사명을 받은 교회는 당파나 국경선에 갇힌 노예로 살 것이 아니라, 과감히 사랑으로 벽을 넘어야 할 것입니다.

한반도의 복음적 통일을 갈망하는 이들에게 참으로 어려운 시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근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각자 삶의 자리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때, 꿈꾸는 것 같은 날이 오고야 말 것입니다. 이것을 믿으며, 이 여름에 이열치열의 자세로 뜨겁게 서로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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