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과 융합의 시대, ‘성서학’의 역할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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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과 융합의 시대, ‘성서학’의 역할 중요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2.10.2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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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학정보연구원, ‘성서학 학술세미나 100회 기념 세미나’ 개최

“복합ㆍ융합적인 21세기의 시대에 한국 성서학은 ‘복음적 생명 공동체’를 꿈꿔야 한다. 한국 기독교와 신학은 동아시아는 물론 아시아의 신학교육과 신학형성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한국신학정보연구원(원장:김정우 교수, 총신대)이 지난 25일 오후 7시 서울교회에서 ‘융합의 시대, 성서학에 바란다’를 주제로 지난 1998년부터 진행해 온 ‘성서학 학술세미나’ 100회를 기념하는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인 하영선 박사(서울대 명예교수)는 ‘복합 세계 정치와 한반도’라는 제목의 주제강연을 통해 21세기는 복합 세계 정치의 시대라고 규정했다. 즉, 군사, 외교, 경제 등 모든 영역 뿐 아니라 기술, 정보, 문화, 환경, 에너지, 여성, 인권 등의 현안도 복합적으로 걸쳐 있다는 것이다.

하 박사에 따르면 이러한 복합 세계 정치 속에서 개별 국가의 주권적 권능은 지역 단위로 이양되고, 국가 간 관계 혹은 유럽지역을 관장한 규범체계 역시 국가 이성을 넘어 개인의 가치와 지역 전체의 가치, 인류와 지구 전체의 가치 등 다른 차원의 가치를 중시하게 됐다.

그는 “이는 근대 국가 구성의 핵심을 이루는 국경, 시민권, 정치적, 정체성 등에 대한 개념 변화에 의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며 “동아시아와 한반도를 비롯해 전 세계는 복합과 융합의 시대 속에서 기술, 정보, 지식의 터전 위에 안보와 경제, 문화, 환경의 기둥을 세우고 정치의 무대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논찬자로 참여한 김정우 교수는 “동아시아의 현실을 볼 때 한국과 같은 중강국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낙심될 때가 많다”며 “현재 중국은 대국굴기(大國崛起)로 자신의 근육을 뽐내고, 일본은 퇴행적인 역사인식으로 옛 식민지의 상처를 잊을 만하면 긁어 부스럼내고, 북한은 왕조 세습의 놀이를 하고 있다. 사실 한국의 통일은 그 어떤 주변국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성경적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는 역사적 책임을 다해야 하지만, 역사는 인간의 전략으로만 펼쳐지지 않고, 신적 주권을 따라 펼쳐지는 신적인 무대”라며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바라보며 ‘복음적 생명 공동체’를 꿈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복음의 바통은 예루살렘에서 시작해 유럽과 미국을 넘어 이제 동아시아로 온 것이 분명하다”며 “하나님께서는 동아시아의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새로운 일을 하시면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믿음과 헌신으로 보이는 세계의 지식, 기술과 지혜를 쌓고, 보이지 않는 세계의 진정한 통치를 이루어가는 생명나무가 온 세계로 뻗어갈 수 있도록 성서학이 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왕대일 교수(감신대), 이영미 교수(한신대), 소기천 교수(장신대), 이윤경 교수(이화여대) 등이 복합과 융합 시대에서의 한국 성서학 과제와 전망을 모색했다.

이영미 교수는 “근대화 탈근대 이행의 복합현상은 세계 교회와 신학에서도 보인다”며 “서구 교회의 쇠퇴와 세속화는 서구 문화 속에서의 성서 권위를 중심에서 주변부로 밀어냈고, 성서는 경전으로서의 권위보다는 문화적 가치를 지닌 고전으로 존중받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복합의 시대 성서학 연구는 우선적으로 성서 영역 내 전공 간, 신학 분야의 영역 간, 타 학문과의 통합적 소통 속에 진행될 과제를 안고 있다”며 “성서학의 복합과 융합은 인문학과 사회학 등의 타 학문과의 융합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 기독교와 신학은 동아시아는 물론 아시아의 신학교육과 신학형성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할 저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며 “이제 한국이 주도적으로 아시아의 문화적, 종교적 재원들을 활용해서 아시아 역사와 사회 속에 드러나는 하나님의 계시를 읽어내고 풀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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