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던 시대 목회성공, ‘설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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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던 시대 목회성공, ‘설득’에 달렸다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2.10.2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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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미션 네트워크, 목회사회학연구소, ‘미래목회 디자인하라’ 제2차 국제심포 개최

▲ 굿미션 네트워크와 목회사회학연구소가 지난 19일 '한국교회, 미래목회를 디자인하라'를 주제로 제2차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고, 포스트모던에 답하는 목회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종교의 개인화’ 현상 가속 … 추진력보다 가치 공유의 목회 필요
설교 중심의 예배에서 탈피ㆍ목회자 독단적인 ‘예배 개혁’은 안돼

포스트모던 시대의 특징은 ‘급격한 변화’다. 그것도 예측이 거의 불가능한 변화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급격한 변화 속에서 한국 교회는 어떤 위치에 서 있어야 할지, 목회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목회자들의 현실이다.

역사적으로 교회와 목회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 형태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지속적으로 변화해 온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한국 교회도 포스트모던 시대 속에서의 목회 방법을 비롯해 책임과 역할을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 여기에 한국 교회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굿미션 네트워크(회장:한기양 목사)와 목회사회학연구소(소장:조성돈 교수)가 지난 19일 ‘한국 교회, 미래목회를 디자인하라’를 주제로 제2차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고, 포스트모던 시대에 추구해야 할 목회 방향성을 제시했다.

# 가치 중심의 리더십으로 전환
‘포스트모던 시대의 리더십’을 주제로 발표한 조성돈 교수(실천신대)는 현대인들의 종교성이 변하고 있다며 종교의 교리보다는 자신이 옳다고 느끼는 것을 따르는 개인주의적 성향에 따른 ‘가치 중심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포스트모던 시대에서의 종교는 자신의 경험과 관점을 갖고 성경을 해석하는 등 개인화되고 있지만 한국 교회는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성도들의 집회 참여율이 떨어져 철야예배, 금요기도회, 새벽예배, 저녁예배가 사라지고 있고, 교인들이 교회를 위해 개인적인 삶을 포기하고, 헌금을 내고, 교회행사에 봉사로 참여하는 일도 함께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이러한 종교의 개인화 현상을 ‘해방된 개인’으로 정의했다. 과거에는 종교가 사회를 지배하는 중요한 사고의 틀이었지만 다원화 사회가 되면서 개인주의화가 가속화됐고, 교회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개인들은 집단으로부터의 해방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이제 신앙 공동체는 크기에 좌우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왜 모였는가를 아는 것이다. 교회가 어떤 비전을 제시하고, 공유하느냐에 따라 개인화된 이들이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따라서 리더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과거와 같은 추진력이 아니라 설득력과 상징화의 능력”이라며 “공동체가 같이 공유해야 할 가치들을 만들어 내는 능력, 사람들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가치들을 만들어 내고, 그 가치들을 사람들에게 설득해 내는 것이 바로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즉, 과거에 교회들은 교회 표어, 올해의 표어, 목표와 목적, 비전 등을 강조했지만 이제는 그것을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표어와 비전들은 목사 개인이 정하기 때문이다. 교인들은 그 과정에서 항상 소외돼 있었다.

교회는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문구와 상징으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한 조 교수는 “목회자는 추진력을 갖고, 성도들을 양몰이 하는 형태의 목회에서 벗어나 성도들이 동의하고 참여의식을 갖고 따라올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현대인들은 동원되기보다는 설득이 되고, 납득이 될 때 동의하고, 따라온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것이 바로 포스트모던 리더십이다. 조 교수는 “이를 위해 목회자는 자신의 권리와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효율성의 망령에서 놓임을 받아야 한다. 내가 아니라 우리가, 이끌어 내는 것이 아니라 설득하는 인내를 가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리더십의 변화는 현실이고 당연한 일이다. 강요와 전수는 이제 의미가 없다. 상징화하고, 설득하는 것이 리더십의 핵심이다. 이것이 바로 ‘가치 중심의 리더십’이다. 가치를 창출해 내고, 그 가치를 공유해 나가는 가운데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공동체 성격의 ‘유기적 예배’
박종환 교수(실천신대)는 ‘유기적 예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한국 교회 예배는 지나치게 설교에 집중하고 있다”며 “예배의 성공 여부를 설교에서 찾으려고 하고, 목회자는 설교를 통해 감동을 줘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목회자들은 성도들의 모든 문제들에 대해 답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언제든지 회중에게 즉흥적이고 설익은 정답을 주는 설교자에 대한 의존성은 목회자의 도덕성에 결함이 생길 때 극단적인 권위의 해체와 기독교 전체에 대한 비난 등과 같은 약점 노출과 도덕적 부담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예배는 지극히 개인적이면서 철저히 공동체적 성격을 갖고 있다”며 한국 교회는 ‘유기적 예배’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기적 예배는 예배의 전체적 요소가 하나의 몸처럼 각각의 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서로의 존재를 보안하고 지지하는 것을 말한다.

박 교수는 “유기적 예배는 찬양과 설교로 구성된 단순한 예배 형식을 넘어서는 보다 다감각적인 예배”라며 “기존의 예배에서 강조된 음악만이 아닌 모든 종류의 예술을 통해 하나님을 경험하고 반응하는 예배로써 시각적 예술이 결합된 ‘이머징 예배’도 유기적 예배의 형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예배의 개혁은 사실 하나의 신학자나 목회자의 생각으로 결정돼서는 안된다”며 “예배행위는 기본적으로 공동체적 행위이기에 그 공동체가 예배를 통해 무엇을 경험하고 있는지 조심스럽게 확인해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과정은 예배위원회를 조직하고 그 구성원을 연령과 남녀 또는 교회의 직분과 상관없이 선출해 그곳에서 정직하고 객관적인 평가 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교수는 “모든 교회는 각각의 이야기들을 갖고 있다. 그 공간에서 성도들은 울고 웃고, 서로 위로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다”며 “예배의 경험은 태도, 감정, 자기이해의 변화와 같은 다양한 차원을 내포하고 있기에 예배신학은 이미지, 상징, 동직, 음악, 건축, 언어, 설교자의 위치와 자세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유기적 예배가 한국 교회 다음세대를 위한 예배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 인격의 진정성이 설교의 기반
‘포스트모던 시대의 설교’를 주제로 강의한 이승진 교수(합신대)는 설교자는 설교를 통해 먼저 스스로 하나님의 절대 권위에 복종하고, 그러한 복종에 근거해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로 선포함으로써 신자들을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에 순종하도록 인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교수는 △개인주의를 극복하는 공동체 지향적인 설교 △성경적인 구속사를 구원의 서정에 적용하는 성령주도적 설교 △전방위적 소통을 촉진시키는 설교 등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설교의 권위를 부정하는 포스트모던 시대사조의 문제점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절대적인 권위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설교자가 자신의 인격과 설교, 목회 사역 속에서 먼저 하나님의 말씀의 절대적인 권위를 복종하고 있음을 증명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실망”이라며 하나님의 전체 구원 역사를 설교하며, 기독교의 핵심적인 진리를 강조하는 교리 설교를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하나님의 구원 역사가 교회와 성도들의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구현되도록 하려면 설교자는 하나님의 구속사에 대한 설교뿐만 아니라 선포된 메시지를 통해 공동체가 어떤 영적 성숙의 과정을 거치고 극복해 나가는지, 하나님의 임재와 활동을 어떻게 가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설교 시간에 다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진리의 절대성을 부인하는 포스트모던 시대는 상대주의가 지배한다”며 “설교자는 성경적인 진리에 대한 연구를 통해 체득한 진리를 먼저 인격적으로 구현함으로써 전인격적인 매체에 담아 설교해야 한다”며 인격적인 리더십으로 구현된 진정성이 설교의 영적 기반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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