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는 반드시 ‘윤리적 모범’의 표상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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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는 반드시 ‘윤리적 모범’의 표상 돼야”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2.10.1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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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신학자 칼 빌헬름 담 박사가 말하는 목회자의 공공성

“목회자 부패 문제와 관련 일부 목사들이 개인적인 문제로 취급하며, ‘비신사적 행위’ 정도로만 인식하는 것 같지만 교회의 상과 복음 선포의 사명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음을 반드시 깨달아야 한다.”

최근 한국 교회 일부 목회자들의 비윤리적 행실로 공공성 차원에서 교회 안팎으로부터 끊임없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독일의 한 신학자가 “목사는 윤리적 모범이어야 하고, 반드시 그렇게 머물러야 한다”며 따끔한 충고와 함께 애정이 담긴 조언을 전했다.

▲독일 신학자 칼 빌헬름 담 박사는 “목회자들의 부패행위는 공공성 내에서 격렬하게 비판받고, 교회의 상과 선포의 사명에 대해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굿미션 네트워크와 목회사회학연구소가 지난 18일 ‘한국 교회, 미래목회를 디자인하라’를 주제로 공동으로 개최한 ‘제2차 국제심포지엄’에 강사로 참여한 칼 빌헬름 담 박사(Karl Wilhelm Dahm, 독일 뮌스터대 명예교수)는 ‘목사와 공공성’이란 제목으로 강의했다.

담 박사는 이날 독일 교회는 이미 18세기부터 공공성을 강조해왔다며 한국 교회 목회자들의 공적 역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에 따르면 ‘공공성’은 기독교 초기부터 추구해 온 ‘보냄 받은 교회’로서의 본질적 사명이다.

담 박사는 “성경은 ‘복음 선포는 반드시 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세계 기독교 역사 속에서 목회자들은 설교나 목회상담 등과 같은 특별한 종교적 사명과 함께 교육과 의료, 구제적 돌봄 등과 같은 사회적 발전이란 세속적 임무도 함께 감당해 왔다고 설명했다.

공공성의 역사적 과정 발전과 의미변화에 대해 설명한 그에 따르면 중세와 종교개혁 시대의 ‘공공성’은 국가의 주요 관심사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해했고,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에서는 정치적 사건에 있어서의 투명성 요구나 일종의 정치적 토론에 있어 국가의 간섭을 받지 않는 영역에 대한 요구로 표출되기도 했다.

또한 20세기에는 사회적 제도들과 삶을 영위하는 것으로 이해되면서 점점 더 공적인 의견과 연결되게 됐다. 이와 같은 공적인 의견들은 현재 대중매체나 각종 여론 조사를 통해 공적인 담론 안에서 자유롭게 형성되고 있다.

담 박사는 “교회 안에서의 ‘공공성’은 교회의 공적 임무와 연관된다”며 “복음의 중요성은 개인적 구원을 넘어, 사회적, 정치적인 면에서 인간의 공존에까지 확장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리스도의 복음, 곧 ‘그리스도의 왕권’은 국가나 사회의 제도 위에 있는 것”이라며 “복음의 사회정치적 경향은 종종 ‘성경적-예수적 윤리로 표시된다. 예수적 윤리는 가난한 자들과 병자들에 대한 특별한 사회적 민감성을 통해 특징지어지고, 사회 구조들과 질서들과 관련해 평화와 정의, 창조의 보전에 대한 공의회적 논의 과정 속에서 명시된다”고 주장했다.

즉, 성경에서 말하는 예수 윤리는 공공성과 관련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 특히 예수 윤리는 개인들의 완벽한 윤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칼 바르트와 본 회퍼도 이와 같은 공적 영역에서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담 박사는 “교회의 공공성이 실현되려면 설교나 교육에서 시작해야 한다” “교회는 평화, 정의, 창조 세계 보전과 같은 절박한 사회적 문제들을 다루며 전쟁과 같은 장기적인 문제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 가져야 하되, 선포로 끝나지 않고 행동으로 나타나도록 공의회적인 논의 과정을 통해 현실화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렇다면 목회자는 ‘공공성’ 차원에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담 박사는 “목회자는 ‘선한 목자’로 표현됐고, 천년 동안 내려온 목자의 상 또한 ‘윤리적 표상’이었다. 따라서 사람들은 좋고 나쁜 일이 발생할 때마다 격려하고 위로하며 동반하는 목회자를 원하고 있다”며 “목회자는 양떼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지내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늘날 목회자들은 ‘공공성’과 관련해 이러한 교회 안팎의 강한 요구에 고민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복음선포를 통한 영혼구원이 우선인지, 이른바 사회참여가 우선인지 갈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사회참여 차원에서 공공성이란 잣대를 목회자에게 들이댄다면 자신들도 연약한 인간이고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죄인이기 때문에 성도나 사회가 요구하는 ‘윤리적 표상’이 될 수는 없다고 항변한다.

이에 대해 담 박사는 “목회자가 삶의 방식을 기독교적 윤리의 잣대에 맞춘다면 교회 공동체 지체들과 세상을 위한 윤리적 표상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성도와 사회의 기대와 복음의 사명은 일치하는 만큼 공공성과 관련해 목회자들의 역할과 사명은 피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 사회가 목회자들을 향해 다양한 기대와 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 목회자들은 이러한 기대와 요구를 피해갈 수도, 무시할 수도 없습니다. 함께 토론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공적인 역할을 반드시 수행해야 합니다.”

특히 담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가톨릭과 개신교회에서의 성범죄, 재정 횡령 등 타락과 부패의 문제들이 나타나는 등 목회자들의 비윤리적인 행동들이 고발되고, 신뢰가 저하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목회자들의 공적 역할에 대한 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지만 부패에 대해 저항력이 약한 목사들은 이런 문제들을 경시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 마치 ‘비신사적 행위’ 정로로만 취급하는 것 같다”며 지적했다. 담 박사는 “대다수 목회자들은 이와 같은 범죄행위를 개인적으로 다루기 원하지만 목회자들의 부패행위는 공공성 내에서 격렬하게 비판받고, 교회의 상과 선포의 사명에 대해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목회자는 반드시 윤리적 모범이어야 하고 그렇게 머물러야 한다”며 “목사의 삶의 방식은 기독교적 윤리의 잣대에 맞추고, 교회 공동체의 지체들과 세상을 위한 윤리적 표상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국제심포지엄에서는 칼 프리츠 다이버 박사(Karl Fritz Daiber, 독일 마르부르크대 명예교수)가 ‘교회와 공공성’을 주제로 강의했으며,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도 △한국사회에서 교회와 목사의 공공성 △오늘날 한국 교회가 공공성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등을 주제로 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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