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는 잃었지만 하나님 사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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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는 잃었지만 하나님 사랑을 얻었다”
  • 현승미
  • 승인 2005.01.26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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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증거하러 한국찾은 ‘조엘 소넨버그’

    ▶ ‘희망 특강’ 후 화상환자들이 들고 온 자신의 자서전에 싸인을 해주고 있는 조엘.


화상환자가 대부분인 한강성심병원에 지난 20일 특별한 강사가 찾아왔다. 


“제 이야기를 들어주신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건장한 체구에 청바지를 입고 야구모자를 쓴 그는 올해 27살의 조엘 소넨버그였다. 야구모자 밑으로 보이는 그의 얼굴은 윤곽을 알아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과연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런 그가 대체 무엇이 감사한 걸까?


생후 20개월 교통사고 전신화상

‘조엘 소넨버그’는 생후 20개월이 됐을 때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던 중 고속도로에서 벌어진 연쇄추돌사고로 전신 85퍼센트에 3도 중화상을 입었다. 조엘의 엄마는 누군가가 차 안에서 꺼내온 검게 그을린 유아용 보조좌석엔 까만 숯검댕이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그때를 기억한다. 손가락, 발가락이 전부 없어지고 코와 입과 귀와 눈꺼풀도 사라지고 말았다. 어린 나이에 병원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50여 차례의 수술을 받아야 했다.


“저도 해냈으니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용기와 희망을 가지십시오!”


지난해 규장에서 번역해 낸 그의 자서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조엘’을 통해 이미 희망과 사랑 가득한 세상을 이야기한 바 있다.


이날 조엘은 이동침대에 몸을 싣고 참석한 중화상 환자 박상현 군 등을 포함한 화상환자들에게 ‘희망특강’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이 겪은 사고 이야기, 강의를 듣고 있는 화상환자들처럼 고통스러운 치료과정을 거친 이야기와 공부와 운동을 하며 역경을 극복한 과정을 소개했다.


처음 숯검댕이가 된 그의 모습을 접한 사람들은 누구도 그가 살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살았고, 이제 건장한 젊은 청년이 되어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혹은 어려운 자신의 생활고를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단지 외모가 다르다는 것을 제외하곤 그 역시 같은 꿈을 꾸는 이 시대의 젊은이였다.


아픔딛고 꿈꾸는 젊은이로 성장

“하나님께서 절 먼저 사랑해 주셨습니다. 그런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에 나 자신 또한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었습니다.”


교통사고 후 18년 만에 만난 가해자를 향해 욕을 퍼붓기보다는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용서할 수 있었다는 그는 오히려 평안한 모습이었다.


자신이 가진 장애나 가해자에 대한 증오심으로 인생을 낭비하기 보다는 늘 새로운 것에 도전했던 조엘 소넨버그. 그는 발가락, 손가락이 없지만 축구선수와 농구선수로 활약했으며, 산악자전거와 클레이 사격의 고수이기도 하다. 고등학생 때는 전교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다.


이러한 조엘의 노력 뒤에는 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던 아버지와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을 오히려 아름다운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언론에 아들을 공개한 어머니가 있었다. 그의 가족들은 그간의 시련을 오로지 ‘기도’와 ‘사랑’으로써 극복해냈다.


세상 찾아다니며 ‘사랑’ 전해

많이 빼앗겼기 때문에 많이 줄 수 있다는 그는 또한 화상을 입은 사람도 생김새가 조금 다른 똑같은 사람임을 강조했다.


“만일 그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면 눈으로 그 사람들을 바라봐 주세요. 그리곤 웃으면서 ‘안녕’이라고 인사하세요.”


조엘은 5살 때부터 TV프로에 초대됐으며, 지금은 강연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아직 젊지만 인생의 많은 것을 경험했다. 누구보다 더한 어려움을 겪었고, 깊은 신앙을 키웠고, 그 젊은 나이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생 동안 남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자신의 장애에 대해 오히려 감사하며 살 줄 아는 조엘의 이야기는 분명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희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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