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들이 삶의 전 분야에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공공선교’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KHN 코리아네이버스(이사장:이정익 목사)는 지난 2일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담임:지형은 목사)에서 ‘공공신학과 선교적 상상력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지역사회를 비롯한 공공의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는 한편, 오는 9월 ‘4차 로잔대회’를 앞두고 로잔이 내세운 ‘총체적 선교’와 긴밀한 관계가 있는 ‘공공선교학’의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KHN 코리아네이버스 이사장 이정익 목사는 “한국교회는 ‘공적신앙’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환기시키고, 정치·교육·법·문화 등 전 영역에서 공공신학을 실현할 한국교회의 과제와 역할을 인식하는 노력이 절실하다”며 “한국교회는 공공신학센터로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공공신학과 문화콘텐츠’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맡은 KHN 코리아네이버스 회장 최명덕 목사(조치원교회)는 교회가 끊임없이 ‘문화 읽기’에 힘써 기독교 콘텐츠 제작에 매진함으로써 공공성 회복을 이뤄달라고 요청했다.
신학은 본질적으로 공적이라고 강조한 최 목사는 “KHN은 해마다 성지순례를 하는데, 특히 사도 바울의 선교 여정을 돌아보면서 바울의 선교적 상상력이 대단했음을 깨닫는다. 대도시 중심으로 선교한 바울은 헬라와 히브리 문화에 대해 융통했고, 그 언어를 쓰는 것 자체가 공공성을 염두해두고 복음을 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공신학은 다른 복음을 전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복음을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서 상대방의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라며 “교회가 공공성을 다시 확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특히 교회가 세상과 단절하면, 그 어떤 영향력도 끼칠 수 없다고 한 최 목사는 “바울이 끊임없이 문화 읽기를 하면서 복음을 전한 것처럼 한국교회도 세상의 트렌드를 앞서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목회 현장에서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하고 활용하는 것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우리의 교회, 목회실을 ‘콘텐츠 제작실’로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이러한 콘텐츠는 교회에도 좋고, 사회에도 유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끝으로 최 목사는 “이런 작업을 KHN, 성경적상상연구소에서 해서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제공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매력적인 콘텐츠를 교회에서 끊임없이 만들 필요가 있다. 이 시간 여러 주제 강연들을 통해 한국교회고 공공신학을 통해 새로운 선교의 장을 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조영달 교수(전 서울대 사범대 학장), 주상락 교수가 ‘로잔운동과 공공선교학’, 이규영 박사(서강대학교 명예교수, KHN학술원장)가 ‘국제정치’, 성석환 교수(장신대)가 ‘문화’, 김성수 교수(평택대)가 ‘법’, 김승환 교수(장신대)가 ‘공적 목회’, 김상덕 교수(한신대)가 ‘기독교 시민’을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이후 김성호 교수(서울신대)의 논찬을 거쳐 강연자들과 함께 목회 현장 및 공공신학 테이블 토크가 진행됐다.
탈기독교 시대의 전도의 방법과 선교의 방법에 대한 고민을 나눈 시간에서 ‘로잔운동과 공공선교학의 공통점 연구와 선교적 제안’을 주제로 발표한 주상락 교수는 “공공선교가 실천되는 다양한 ‘공공의 영역들’은 선교의 현장”이라며 “제4차 로잔대회에서 선교의 보편성과 특수성, 그리고 시대성이 함께 다뤄지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선교 활동 시 국제정치의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 이규영 교수는 “공공선교는 하나의 민간외교 형태라 국가 관계의 개선이나 강화에 기여할 수도 있다”면서도 “특정국의 정치나 문화적 이해관계와 충돌할 경우 국가 간 갈등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고 주의를 요청했다.
목회 현장에서 공공신학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성석환 교수는 “선교적 삶은 이제 시민사회와 지역사회에서 실천돼야 한다”며 “정의와 평화와 사랑의 삶을 살고, 그렇지 못한 문화를 변혁하는 삶”이라고 강조했다.
‘공공신학으로 목회하라’를 주제로 발표한 김승환 교수는 “초대교회는 말씀 선포, 교육, 예배, 친교, 봉사의 영역에 있어 균형 잡힌 교회였다”며 “교회에서 실시하는 예배, 봉사, 교육, 선교, 섬김의 사역들이 어떻게 공적 현실과 연결될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공공성의 상실이라는 위기 속에서 ‘교회다움’의 강조는 자칫 또 다른 교회‘만’의 무언가가 될 여지가 있다”며 “우리 사회의 종교적 기대와 필요에 대한 적절한 응답이 반드시 필요하다. 교회가 도시의 필요에 집중하고, 서로를 돌보며, 함께 살아갈 공생의 모델로서 유기적인 도시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