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어 통해 조선족 정체성을 찾아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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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어 통해 조선족 정체성을 찾아주다
  • 이현주
  • 승인 2009.07.0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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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림성 통화지역 7개 학교가 참여한 조선어문경연대회 수상자들과 김활용목사(뒷줄 왼쪽 두번째.)

금명장학선교회 제4회 조선어문경연대회 성황리에 마쳐

소수민족 조선족의 자긍심 높이고 교육선교 효과도 탁월


“조선족은 중국민족이 아니라 우리민족입니다. 조선족이 한국민족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우리 교회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중국 내 조선족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선교를 10년 넘게 전개해온 금명장학선교회(회장:김활용목사, 02-584-7554)가 지난달 25일과 26일 길림성 통화지역을 방문, 모국어 사용 능력을 시험하는 제4회 조선어문경연대회를 치루고 돌아왔다.

길림성 통화지역 7개 중고등학생이 참여한 조선어문 및 수학경연대회에는 2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해 모국어 실력을 뽐냈다. 웅변과 글짓기로 치러진 시간, 아이들은 조선의 역사와 정신을 간결한 글솜씨로 담아냈으며 정성껏 한 글자 한 글자 ‘한글’을 적어 내려갔다.

어린 시절부터 한족의 중국어와 부모의 모국어인 한글을 함께 배우고 자란 아이들에게 둘로 갈라진 ‘조선’이라는 나라가 낯설기도 하겠지만 아이들이 쏟아낸 글 속에서는 한민족이라는 정체성이 아직까지 뿌리 깊게 남아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김활용목사는 “조선족 아이들에게 조국의 역사와 얼을 심어주고자 경연대회를 마련했지만 오히려 아이들에게 애국심을 배우게 되는 감동적인 시간이었다”며 “작지만 경연대회를 통해 전달되는 장학금이 아이들의 미래를 밝고 건강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금명장학선교회의 사역은 김활용목사가 지난 94년 길림성 연변 조선족자치구 내에 유치원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당시 대지 1000평 규모에 25평 교실 8개로 세워진 화룡시제일유치원은 한국교회에서 선교비 1억2천만 원을 지원해 완공했다.

건립 이후에도 한기장복지재단 명의로 꾸준히 운영비를 지원해 11년 동안 5천여 명의 원아들이 졸업했다. 당연히 세월의 흐름과 함께 중고교에 진학하는 아이들도 생겨났다.

당초 유치원 사역만 생각했던 김활용목사는 중고교 사역으로 지경을 넓히고 매하구시 조선족중고등학교 명예교장으로 초빙 받아 장학금을 전달하며 조선어문 경연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교육을 통해 간접적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는 김활용목사는 ‘금명’ 이라는 선교회 이름으로 간단하게 말씀을 전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공산당원들 앞에서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하신 하나님’이라는 말씀을 전했다.

“성경 히브리서 13장8절 말씀을 들려주겠다며 금명의 뜻을 전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유한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변함없이 동일하신 분이라는 점을 강조하지요. 설교가 끝나면 오히려 그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게 됩니다.”

▲ 이번 조선어문경연대회에는 200여 명의 조선족 청소년들이 참여해 한국어 실력을 겨루며 애국심을 고취했다.
올해는 웅변에서 6명, 글짓기에서 6명, 수학에서 6명 그리고 3명의 청소년들에게 특별상을 전달했다. 또 지도교사 3명에게도 상을 주었다. 조선족 아이들을 잘 길러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담은 것이다.

또 대회 전날에는 한신대 스포츠재활과학대학원 정훈교원장이 ‘치매예방과 노인건강’에 대해 특강했다. 이 자리에는 조선족 노인들 200여 명이 초청됐으며 끝난 후에 선교회가 마련한 점심을 제공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조선족 선교 15년째, 김활용목사를 지켜본 중국 매하구시조선족고등학교에서 정부의 허락을 얻어 한국인 유학반을 설치했다. 외부 유학생을 받지 않는 공립학교지만 김목사와의 돈독한 신뢰로 늘어나는 중국내 한국 유학생을 안전한 조선족 공립학교에 유치하겠다는 것이 학교의 설명이다.

매하구시 조선족중고등학교는 2006년 새 교사를 신축하고 기숙사를 완비했으며 중국어와 영어교육을 철저히 하는 등 교육열이 높기로 손꼽히는 곳이다. 중국 명문대학 진학률도 높아 한족학생들까지 몰려오고 있다.

김활용목사는 “장학금 전달사역과 함께 유학생을 보내 한국 청소년과 조선족 청소년 간의 연대감을 높이는 일도 계획하고 있으며 고구려의 역사가 서린 집안지역 탐방 등 조선족 아이들이 동북공정이라는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 정책 속에서도 민족적 전통과 자부심을 잃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후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작은 선교회를 통해 이뤄지는 이 일은 정성껏 기도하고 후원해준 교회와 성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조선족의 미래를 세우는 일에 값없이 헌신한 분들에게 감사한다”며 선교의 공을 후원자들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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