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탐색전 장기화 되며 대북협력 '난항'
상태바
남북 탐색전 장기화 되며 대북협력 '난항'
  • 이현주
  • 승인 2008.03.25 1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정부 대북정책 탐색기...교계의 인도적 지원은 계속돼야
 

 

밀가루가격 폭등 빵공장 가동 고전 중 남북 실무대화 실종

 

새 정부 출범이후 탐색국면에 접어든 남북관계로 인해 각 교단과 기독교NGO의 대북지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예장 합동측의 경우, 총회가 지원하는 평양 빵공장에 밀가루 공급이 중단됐다. 공장 가동이 멈춘 것이다. 남북교회교류협력위원회 실무간사는 “북측과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응답이 없다. 그쪽에서 얼마나 필요한 지를 알려줘야 남측의 지원이 가능한 상황인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사업의 추진이 어렵다”고 말했다.
 

물자지원의 경우도, “밀가루 값의 대폭적인 상승으로 부담이 커졌다”고 답해 물가인상이 대북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NGO들의 사정도 마찬가지. 굿네이버스와 기아대책 등 북한에 병원을 짓거나 빵공장을 운영하는 NGO들이 원자재 값 및 철근가격의 상승, 밀가루 값 인상 등으로 현재의 지원형태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산가족 상봉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남북대화가 사실상 중단됐고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협의도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교와 인도주의적인 지원 차원에서 대북사업을 계속 전개해온 교계로서는 지금의 냉각기가 부담스러운 분위기다. 자칫 양측의 탐색전이 길어질 경우, 연중에 계획한 사업들을 진행하는데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통일위원회 나핵집목사는 “아마도 북한당국에 새 정권의 성격을 파악하는 중일 것”이라며 “이명박정부의 대북정책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성급하게 먼저 지원을 요청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출범한 이명박정부는 현재 북한과의 접촉 수위를 어느 선으로 잡아야할 지를 정하지 못했다. 지난 13일 있었던 김하중 통일부장관 기자간담회에서 언급된 대북정책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순수한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분배의 투명성이 확보되는 한 조건을 붙이지 않는게 타당하겠지만 북쪽도 우리의 요구에 대해 호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못 박았다.
 

대규모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도 “북핵문제와 북한의 태도변화를 살피면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혀 이전 정권과는 북한을 대하는 태도가 사뭇 달라졌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나마 지난 22일 이명박대통령이 4개 경제신문과 가진 공동회견에서 “핵문제와 대북지원을 연계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국군포로나 납북자문제에 대해 북측도 인도적인 고려를 해야 한다”고 덧붙여 민감한 사안에 대한 북한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단 교계는 하던 일을 계속해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3일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북한 지원물자를 전달한 단체는 기독교NGO. 북한결핵어린이돕기 범국민운동본부(본부장:양병희목사)는 결핵약과 종합영양제 등 3억 원 어치의 의약품을 북한에 전달했다. 인천항 제1부두를 출발한 지원물품은 북한 보건성과 조선반핵평화의사협회를 통해 결핵 어린이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전해질 예정이다. 이날 출항 역시 북한의 요구로 대북지원이 일방적으로 중단된 지 20여일 만에 재개된 것이다.
 

이튿날인 14일에도 감리교 서부연회가 빵 배달용 탑차와 약품, 의료기 등 2,700만원 상당의 지원물자는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앞으로 전달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북한선교위원회도 양강도 고아원과 양로원에 지원하는 물자를 다음달 1일부터 4일까지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직접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대북사업이 ‘쉽표’ 없이 전개돼야 한다는 것이 대북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 통일부장관 이재정신부는 “인도적인 지원의 경우 상황과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부가 정책을 확정짓지 못했을 때 오히려 민간차원에서 적극적인 활동으로 신뢰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