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차기 회장 감리교 추천인물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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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 차기 회장 감리교 추천인물은 누구
  • 승인 2004.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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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하목사 유력한 가운데 박춘화목사 도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회가 오는 15일로 예정된 가운데 이날 선출할 차기 회장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순권 직전 통합총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진보그룹의 최대기구인 교회협의 회장을 선출할 올해 교단은 감리교로, 현재 주목받는 인물은 최근 총회에서 감독회장에 선출된 신경하목사다. 정교회를 제외한 7개 교회협 가맹교단이 매년 순번제로 회장을 맡는다는 정관에 따라 올 2004년 회장은 지난해 통합측(당시 총회장 김순권목사)에 이어 감리교단 순서다. 따라서 교단장격인 감독회장 신경하목사가 차기 교회협 회장 1순위로 무난하게 선출될 전망이었다. 하지만 감리교단 일부에서 최근 심상찮은 일이 벌어지는 가운데 교회협 회장이 바뀔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신경하 목사가 아닌 다른 인물 추천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현재 신경하 목사 대신 교회협 회장에 거론되는 인물은 박춘화목사(창천감리교회)로, 지난 72년부터 교회협 실행위원 경력을 가진 최고(最古)인물로 알려져 있다. 교회일치위원장, 헌장위원장, 선교위원장 등 주요직을 두루 거친 감리교내 에큐메니칼파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전해지기로는, 지난 달 말 열린 감리교총회 감독회장 선거 직전 박춘화목사 측근이 신경하목사를 직접 만났다. 자세한 내용은 아직 묻힌 상태지만, 교회협 회장과 관련된 얘기가 오고간 것으로 추측만 무성하다. 그러나 확인 결과, 박춘화목사의 교회협 회장 추천 논의는 이미 올 초부터 진행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진호 당시 감독회장과 이요한 선교국 총무 등 주요 인사들이 신경하목사를 비롯한 감리교 지도부들을 만나 어느 정도 의견수렴을 했다는 것이다.

사실 교회협 헌장은 회장 자격을 꼭 교단장에 만 한정하지 않고 “교단이 추천하는 자”로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신경하 감독회장이 아니라 박춘화 목사도 감리교의 추천을 받는다는 전제 아래 회장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교회협 역대 회장을 살펴보면, 교단장이 아닌 인물이 회장을 한 경우가 있었다. 아주 옛날에는 반정부 투쟁일변도의 정치성향 때문에 교단장 아닌 인물이 회장을 맡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대체로 교단장이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단지 기독교대한하나님의 성회(순복음)순서였을 때 직전 총회장이었던 최성규목사(순복음인천교회)가 회장에 추천됐었다.

그러면 왜 감리교는 아직까지는 일부지만, 교단대표인 신경하 목사 대신 박춘화 목사를 교회협 회장에 추천하려는 것일까.

정확히 박춘화목사를 추천하려는 측근은 신경하목사가 그동안 보여준 운동권적 성향에 주목하면서 “감독회장에 선출은 됐지만 교계에서는 처음으로 국보법 폐지반대와 사립학교법 개정반대를 성명서로 발표한 교단”임을 강조하고 “감리교 대표가 교회협 회장으로서 혹시 진보적인 입장을 추진한다면 그것은 감리교단의 입장에 반하는 것으로 꼭 신경하목사가 회장에 나설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회협 회장 자격으로 수행한 일 때문에 감리교 내부가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었다는 얘기다.

감리교 대표인 신경하목사는 교단내부에서 자신에 대한 품평이 운동권에 국한된 점을 의식한 듯 “여전히 운동권이라면 아현교회처럼 역사깊은 교회에서 목회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그의 최측근은 “운동권이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만한 일을 한 적이 있느냐”고 오히려 반문하며 “교회협을 위해서든지 감리교를 위해서든지 감독회장인 신경하목사가 회장에 나서야 바람직한 것”이라고 밝혔다.

회장 추천 당사자인 박춘화목사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교회협과 정부가 마찰을 일으킬 경우 감리교 교단장이 휘말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는 감리교의 원칙이 필요하다고 본다. 분열의 시대에 교단마저 흔들릴 수 있나. 한기총과 통합논의가 불거진 상황에서 중심을 바로 잡으며 화합을 지향해야 한다고 본다. 새로 선출된 신경하 감독회장의 교단내 위상을 고려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

교회협 총무 백도웅목사는 “교회협 회장은 이제 사업을 결정하는 자리”라고 요약하고, “권한있는 인물이 회장에 선출돼야 교회협 위상이 올라간다”며 신경하 감독회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감독회장 선출 훨씬 전인 올 초부터 이미 이런 점을 함께 의논해온 신경하목사가 공교롭게도 감독회장에 선출되는 바람에 현재 감리교는, 교회협 회장 추천을 앞두고 총회가 열리는 15일 당일까지 신중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윤영호기자(yyh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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