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반 이슬람 정서 외교적 마찰 부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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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반 이슬람 정서 외교적 마찰 부를 수도
  • 이현주
  • 승인 2008.12.1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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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없는 이슬람 포비아 경계해야 ... 지난 10일 바른교회아카데미 포럼
 

이슬람 접근 두려워하기보다 먼저 이해하고 연구해 선교 기회로 삼아야



최근 선교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반 이슬람 정서가 자칫 외교적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인천시가 경제문화교류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중동문화원을 인천에 유치한 지 불과 1년만에 폐쇄를 결정하자 이것이 기독교계의 반 이슬람 정서를 반영한 결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기독교계에 일어나고 있는 반 이슬람 정서가 경제위기 상황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기독교계에서 반 이슬람정서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아프간 단기선교팀이 피랍을 당한 사건이 발행한 이후부터다. 물론 그 이전에도 한국교회는 이슬람에 대해 꾸준한 연구를 진행했지만 그것은 선교를 위해 상대종교를 알기 위한 연구였으며 최근과 같이 이슬람을 막기 위한 강한 반대여론은 형성되지 않았었다.
 

아프간 사건 이후 국내에는 이슬람권 전체를 테러집단으로 보는 극우적인 시각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미국과 유럽에서 확산되고 있는 반 이슬람 정서가 국내에 확산되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극우 선교학자를 중심으로 이슬람의 한국포교와 무슬림과 한국여성의 결혼 등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는 등 실체 없는 루머들이 교회에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었다. 심지어 오일머니를 중심으로 대학가에 대규모 유학생을 파견하는 것조차 포교를 위한 포석이라는 추측들이 나돌면서 이슬람권의 한국 진입 자체를 막아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온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반 이슬람 여론을 접한 익명의 정부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는 석유자본을 쥐고 있는 중동국가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할 중요한 위치에 놓여 있으며 이를 통해 안정적인 석류 수입원을 확보해야만 경제적 위기 상황을 한시라도 빨리 벗어날 수 있다”며 “기독교계의 지나친 여론이 국가 간 외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지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아랍공관 등 국내에 들어온 이슬람권 외교부에서는 한국 내 반 이슬람 여혼에 주목하며 모든 기사들을 스크랩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중동국가들은 종교가 이슬람이라는 이유로 자국을 테러집단으로 보는 시각에 상당히 예민해 있다고 귀뜸했다.
 

이처럼 교계가 반 이슬람 정서를 확산시켜가는 상황에서 바른교회아카데미는 지난 10일 ‘이슬람포비아, 실체를 진단한다’는 주제의 기획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중동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동문기자는 “최근 한국교회 내에 확산되는 수치를 근거로 한 이슬람 포교설은 확인이 불가능한 괴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에 15000명의 이슬람선교사가 활동한다는 주장이나 무슬림과 결혼한 여성이 2500명이나 된다는 주장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모르겠다”며 “한국은 제도적으로 이민자의 종교를 확인하는 기능을 갖추지 못해 정확한 무슬림 수치를 공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한동안 국내 선교계에 회자된 CIA의 2007년 보고서 속의 ‘이슬람화 8단계 전략’은 세계의 무슬림 인구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한 개인이 만든 책에서 나온 것이라며 “정보의 출처와 정확한 자료 조사 없이 문제가 될만한 부분만 부각시켜 여론몰이를 하는 것이 지금 한국 선교계에서 나타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동문기자는 “객관적인 사실보다 이슬람에 대한 편향적인 시각을 교육받았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를 여과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슬람에 대한 사실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김상근교수 역시 “중동지역에서 유학생을 한국으로 보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세계화 과정에서 자연스레 나타나는 과정으로 기독교대학인 우리조차 대거 유학을 반대하지 않는다”며 “배타적인 태도로 무슬림학생을 대하거나 그들을 배척하는 것은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또한 “막대한 자본이 한 나라의 종교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지나친 우려로 오히려 우리가 굳건한 믿음을 지키고 있다면 밀려드는 이슬람 인구를 전도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장신대 한국일교수도 “우리의 신앙에 대한 반성도 없이 이슬람을 막기만 하려는 시도는 잘못된 것이며 우리 신앙의 진리를 지키지 못할 때 한국교회는 언제든지 이슬람화 될 수 있다”며 막연한 불안보다 우리의 모습을 먼저 돌아보고 반성하는 것이 먼저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슬람권 선교사로 활동해온 프론티어즈 이현수선교사는 “무슬림들이 기독교를 아는 것에 비해 우리는 이슬람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다”며 “선교사와 교회지도자들의 연합모임을 통해 이슬람선교를 위한 로드맵을 만들고 이슬람을 알기 위한 강좌와 선교훈련 프로그램, 신학교 이슬람 전문과정 등을 신설하는 노력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교사는 “무조건 경계할 것이 아니라 국내에 들어온 신실한 무슬림들과 복음주의자들의 대화가 마련돼야 하며 무슬림의 종교적 심성이나 문화적 측면을 존중하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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