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종이 인생길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장종현 목사님을 처음 뵌 것은 1980년 초, 목사님께서 방배동에서 백석대학교의 못자리판이 된 신학교 교육에 한창 열정을 기울이며 한국 교회에 혁신을 불러일으키실 때였습니다. 그때의 젊고 패기 넘치는 목사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제가 뵌 장종현 목사님은 첫눈에도 무언가 깊은 꿈을 꾸고 있는 영적 선지자였습니다. 형언하기 어려운 영성을 느꼈습니다.
과연 그러한 환상(幻像)의 지도자였기에 불과 한 세대만에 백석을 세계적인 기독교 대학의 글로벌 리더로 우뚝 세우신 줄 믿습니다. 그 후 장 목사님과 본격적으로 교류하게 된 것은 2006년 무렵이었습니다. 장종현 목사님께서는 제가 성결대학교 총장 사역 중 사학수호국민운동을 할 때 무언의 격려와 용기를 주셨으며, 임기를 마치고 2006년 미국으로 안식년을 떠날 때 물심으로 후원을 베풀어주셨습니다. 귀국 후에는 백석대학교에서 후학을 지도할 수 있도록 석좌교수로 불러주셔서 보람 있게 일하다가 백석 강단에서 2017년 은퇴하는 축복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백석대학교에서는 오랫동안 강의해온 신학(조직신학)의 영역을 떠나 평소 희망해온 문학(현대시론)을 강의하게 되어 행복한 시절을 보냈습니다. 특히 저에게 이 기간은 실인(室人)이 중환으로 큰 수술을 받고 정양 중인 데다가 막내아이가 미국에서 신학 공부를 하고 있어서 경제적으로 무척 힘든 시절이었는데 장종현 목사님의 각별한 배려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만남의 축복을 통해 제가 경험한 장종현 목사님은 다음과 같이 분명한 교육철학과 복음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을 가진 영적 지도자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첫째로, 하은 장종현 목사님은 성경적인 생명교육과 생명신학의 실천에 투철한 영적 지도자이십니다. 목사님의 생명교육은 성경의 구원관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죄로 말미암아 죽게 된 인간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받아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는 기독교 구원관을 교육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교육, 여기에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건전한 문화와 사회질서, 가정의 행복과 세계의 평화와 공동 번영, 소외된 이웃과 약자를 위한 봉사 등 모든 성경적인 가르침이 다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그의 신학관도 여기에 기반하여 ‘개혁주의생명신학’을 정립하기에 이르렀으며, 오늘날 신학이 실천은 없고 인간의 사변과 공리공론에 빠진 것을 개탄하면서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는 유명한 역설로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신학을 학문으로만 가르치고 배워서는 생명이 없고, 생명을 살릴 수 없다는 경고입니다. 이처럼 장종현 목사님에게 교육과 목회는 철저히 예수 생명에 두고 있음에 저는 큰 도전과 감동을 받고 있습니다.
둘째로, 하은 장종현 목사님은 기도와 말씀으로 학생을 가르치고 학교를 경영하는 믿음의 교육자이십니다. 제가 백석대학교에서 사역을 하면서 목사님의 다음과 같은 교육 방침에 충격과 감동을 받았습니다. 하나는 모든 학과(전공 분야)마다 신앙 지도를 전담하는 목사 교수가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캠퍼스 요소요소에 기도실을 설치하여 교직원과 학생들이 무시로 그곳에서 기도를 하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교직원은 당번제로 한 시간씩 릴레이로 기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캠퍼스 내에 기도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하는 영적 성전(聖戰) 체제를 가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미션 스쿨이 기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교목실과 채플에 더하여 개별 신앙 지도까지 고려한 입체적인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무엇을 전공하든지 신앙의 토대 위에 학문의 집을 지어야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유능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목사님의 확고한 교육철학에 의한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백석대학교처럼 철저히 신앙을 지도하는 미션 스쿨은 국내외에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오늘의 백석대학교가 길지 않은 역사 속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기독교 대학의 글로벌 리더로 위상을 확립하여 세상을 섬기고 있는 것은 기도보다 성령보다 앞서지 말자는 설립자님의 확고한 신앙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한없으신 사랑이 백석학원과 백석교단, 그리고 존경하는 목사님께 넘치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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