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다음세대 씨를 뿌리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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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다음세대 씨를 뿌리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 김태현 기자
  • 승인 2025.04.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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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감한 투자로 다음세대 세워가는 ‘청암교회’

평균 연령 60세 이상 교회와 지역, 교회학교 통한 새바람
공간 확보부터 전임 사역자 청빙까지 다음세대 향한 헌신
‘경건 루틴’ 형성으로 평생 하나님과 동행하는 세대 길러
청암교회는 교육부서 전임사역자 청빙, 영적 루틴 형성 등 노력을 통해 다음세대 아이들의 신앙 확립에 힘쓰고 있다.
청암교회는 교육부서 전임사역자 청빙, 영적 루틴 형성 등 노력을 통해 다음세대 아이들의 신앙 확립에 힘쓰고 있다.

한국교회 다음세대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나오던 이야기다. 한국 사회의 탈종교화 현상과 저출산의 물결 아래 교회는 소중한 다음세대를 야금야금 세상에 뺏겼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이리저리 대안을 찾아 방황했을 뿐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지 못했다.

이런 상황 속 무너져 가는 교회의 다음세대를 향한 즉각적인 조치에 나선 교회가 있다. 바로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청암교회’(담임:이정현 목사)다. 여타 교회와 마찬가지로 점점 힘을 잃어가는 다음세대 사역을 반전시켜 배가 부흥하고 예배의 활력을 되살려낸 청암교회의 비결은 무엇일까?

영혼들의 필요를 따라서
현재 담임목사인 이정현 목사가 취임하던 2019년 당시, 교회는 이미 설립 72년 차였고 성도의 평균 연령은 60세가 넘었다. 교회가 위치한 용산구는 서울 구도심에 위치해 있기에 지역 주민 중 60대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막 부임한 이정현 목사의 눈에도 교회의 하향세가 확연히 보일 정도였다. 교회학교 역시 출석 인원이 출석 인원이 장년에 비해 턱없이 적었으며 예배는 활력이 부족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부임 후 이정현 목사는 지역에 대해 조금 더 면밀히 관찰했다. 그는 “고령화된 동네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보이지 않는 20대 30대도 지역에 적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분들을 교회로 모셔 올 수 있다면 교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거라 기대감을 품게 했다. 지역의 20대 그리고 다음세대의 부모인 30대, 40대까지 교회로 인도하겠다는 비전을 품었다”고 회상했다.

활로를 찾은 이정현 목사는 과감하게 교회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일흔두 살의 교회가 ‘젊은 교회’로 탈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선택된 것은 ‘교회학교’였다. 이정현 목사는 이전 사역지였던 군산 드림교회에서 다음세대 사역을 도맡아 했던 경험을 반영했다. 이 목사는 “다음세대 사역에 헌신하며 느낀 것은 교회 허리 세대이자 부모세대인 3040이 ‘제대로 된 교회학교 교육’에 대해 강한 필요성을 느낀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학원 다니기 바쁘고, 부모는 일하느라 바쁘다. 그러다 보니 정작 가장 중요한 신앙교육이나 가정교육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부모들은 교회학교나 교회 교육을 의지하고 기대한다. 자신의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 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아이들의 삶과 신앙을 교회가 돌본다면 자연스럽게 온 가족을 교회로 인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아이들 신앙과 삶을 돌보며 다음세대도 세우고 부모세대의 마음까지 사로잡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교회학교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는 시작됐다.

다음세대를 세우기 위한 총력전
교회학교를 세우기 위해 먼저 교회 공간부터 바꿨다. 찬양팀과 여전도회, 권사회는 사용하던 공간을 교육부서에 양보했다. 부서들이 사용하는 공간은 다음세대가 물려받아 사용한다. 예스러운 자태를 뽐내던 72년 된 예배당 벽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알록달록한 그림이 그려졌다. 유초등부를 위해서는 트램펄린과 정글짐이 설치됐으며, 청소년부를 위해서는 당구대와 탁구대가 놓였다. 이정현 목사는 “교회 공간은 어떤 교회든 상관없이 제한되어 있다. 한정된 공간을 기성세대가 아닌 다음세대에게 할애한다는 것은 교회가 다음세대 사역에 집중하겠다는 선언과도 같았다. 기성세대의 헌신과 희생으로 공간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육부서 전임 사역자를 청빙하고 사역에 대해 전권을 부여했다. 이정현 목사는 “보통 교회들에서 교육부 사역을 현재 신학교에서 공부하고 있거나 막 졸업한 전도사들에게 맡긴다. 대부분이 파트타임이다. 그러다 보니 열정은 가득하지만, 아무래도 경험과 전문성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교회가 이왕 다음세대 사역에 집중하기로 결정했으니, 파트타임 전도사에게 교육부서를 맡기는 것보다는 교회가 재정적으로 조금 힘들지라도 전문성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사역할 수 있는 전임 사역자를 모시자고 당회와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사역자를 세움과 동시에 교사들도 함께 세워갔다. 교육부서에서 사역자와 보조를 맞추는 교사의 역할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청암교회 홈페이지 교회학교 탭 가장 상단에는 ‘교사 대학’이 자리 잡고 있다. 교사의 역할을 그만큼 중요하게 여긴다는 증거다. 이 목사는 “‘좋은 교사가 있는 곳이 좋은 학교’라는 말이 있다. 휘황찬란한 건물이 있다고 해서 좋은 학교인 것은 절대 아니다. 비록 건물이 조금 낡았다 하더라도 뛰어난 교사가 있는 학교가 비로소 좋은 학교”라면서 “담임목사로 부임하고 교사의 절반을 교체했다. 절대 기존에 섬기던 교사들이 나쁜 교사였다는 뜻이 아니다. 아무래도 기존 교사들 중 몇몇은 아이들과의 나이 차이가 있다 보니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호흡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새로운 피를 수혈하며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전체 교사의 절반가량을 새로운 얼굴로 채우며 교회는 교사 선발과 교육 시스템도 전면적으로 손봤다. 청암교회 교사대학은 △복음과 기독교 기본진리 △성경이란 무엇인가 △구약 성경 관통 △신약 성경 관통 △기독교 세계관 △교사대학 기본 교과과정 △기독교 교육이란 △기독교 상담학 △전도와 영혼 구원 △반 관리 및 학생 지도 등 10개 과목을 기본 교과 과정으로 하고 있다. 녹화 강의로 제공하는 10개 과목 강의를 수강하고 시험을 통과해야만 교사로 섬길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이미 교사로 섬기고 있는 성도도 매년 2월 2개 과목을 재수강해야 한다. 계속해서 교사로서 역량을 갈고닦고 점검한다.

어린이부(초등부) 교사로 섬기고 있는 김예지 청년(여·30)은 “이사 오기 전 교회에서도 교사로 섬겼다. 그런데 관련 교육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안 그래도 교사로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기에 교육이 반가웠다. 특히 매년 추가로 받는 교육은 항상 초심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줘 큰 도움이 된다. 교사로서의 역량뿐만 아니라 내 신앙생활의 반석이 되는 것 같아 교회에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청암교회는 다음세대 사역에 힘쓰기 위해 기성세대가 사용하던 공간을 교육부서에 양보했다. 당구대, 트램펄린, 정글짐 등 아이들에게 놀거리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청암교회는 다음세대 사역에 힘쓰기 위해 기성세대가 사용하던 공간을 교육부서에 양보했다. 당구대, 트램펄린, 정글짐 등 아이들에게 놀거리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신앙의 길 인도하는 루틴
환경을 개선과 함께 교회는 하나의 방향성을 마음에 새겼다. 그것은 바로 다음세대에게 신앙의 루틴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이정현 목사는 다년간의 다음세대 사역을 하며 깨달은 것이 있다. 고등학교까지의 신앙생활이 인생 전체의 신앙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

“다음세대 사역을 하며 의문을 품었던 것이 찬양인도자로 섬기고, 학생부 임원을 했던 아이들이 성인이 된 후 교회를 떠난다는 것입니다. 의문을 품고 떠난 아이들과 교회에 계속 남아 있는 아이들 사이의 차이점을 찾다 보니 ‘영적 루틴’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였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며 아이들의 믿음은 정말 땅에 떨어졌습니다. 교회 문화를 알지도 못하고,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도 잃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주일에 단 한 번의 예배, 1시간 겨우 억지로 앉혀 놓고 하는 교회학교로는 아이들의 마음에 믿음이 뿌리내릴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스스로 성경과 기도를 가까이하는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이 다음세대에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 생각했습니다.”

청암교회가 심어주는 ‘영적 루틴’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모두가 잘 아는 경건 습관이다. 다음세대의 삶에 매일 성경을 묵상하고 기도의 자리로 나가는 패턴을 형성시키기 위해 교회학교 교사들과 부모들은 아이들이 매일 기도 20분, 큐티, 성경 읽기, 성경 암송을 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지도하고 돌본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교육부는 평균 출석이 확연히 늘었으며, 예배에 대한 아이들의 집중도도 몰라보게 높아졌다.

이정현 목사는 “사실 다음세대 사역이 지금 당장 급한 사역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음세대가 줄어들어도 교회에 가시적인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헌금이 줄어들지도 않고 봉사자들이 없어지지도 않기에 그렇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모든 지표는 이미 마이너스로 바뀌었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계속 사역을 이어간다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정말로 불투명해질 것”이라 경고하며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우리 교회가 특별해서 교육부가 부흥한 것이 아니다. 그저 교회 모든 구성원이 한마음으로 다음세대 농사에 전념했기 때문이고 이를 어여삐 보신 하나님이 허락하신 덕분이다. 아이들을 향한 사랑을 가지고 교회 리더십이 과감하게 투자하고 집중해야 한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다음세대를 향한 씨를 뿌리고 물을 줄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다음세대를 큰 거목으로 자라게 하실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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