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열며] 인생의 목적과 가정의 의미
상태바
[한주를 열며] 인생의 목적과 가정의 의미
  • 오성훈 목사(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사무총장)
  • 승인 2024.04.26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성훈 목사 /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사무총장
오성훈 목사 /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사무총장

흔히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말합니다. 미국계 영국 시인 T. S. 엘리엇이 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22년에 발표한 ‘황무지’(The Waste Land)라는 시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지요.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뿌리로 약간의 목숨을 남겨 주었습니다.”

어떤 평론가는 4월이 가장 잔인한 이유는 봄이 진정한 재생을 가져오지 않고 공허한 추억으로 고통을 주기 때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와 세월호 10주기를 지나 우리의 잔인한 4월도 과거 속으로 흘러가고, 이제 곧 5월을 맞이하게 됩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교회보다 가정을 먼저 만드셨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며 그 사회가 번성해 가도록 이 세계를 설계하신 것입니다. 가정은 어린이의 보금자리이자, 교육과 사회화의 첫걸음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그러기에 가정은 교회와 국가의 기초입니다. 한 사회의 기초인 가정이 무너지면, 그 사회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의 미래에 있어서 가장 큰 위협은 다음세대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임기 여성(15~49세) 1명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수를 합계출산율이라고 하는데, 2000년 1.48명, 2010년 1.23명, 2023년 0.72명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2023년 4분기만 보면 0.6명대까지 떨어졌습니다. 북한 역시 저출산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면서 당국이 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민족의 미래를 위해서 남북이 서로를 향해 적대적인 말 폭탄과 미사일을 주고받을 것이 아니라, 다음세대를 살리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입니다.

대부분 북한에 식량난이 심각하니까 영유아의 사망률이 매우 높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최근 연구에 의하면 북한이 전 세계의 27개 저소득국가 중 영유아 발달 위협 요소를 가장 잘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에서 2022년에 발행한 <북한 미래세대를 위한 개발협력구상: 해외 사례와 시사점>의 내용을 보면 5세 이하 사망률, 출생시 저체중, 장애 어린이 비율, 영유아 발달지수 등에서 가장 긍정적인 점수를 받았습니다. 조기 학습, 안전 등 국가적 차원의 돌봄은 70개 중하위소득 국가로 확장해도 상위권이었습니다. 물론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에 부정직한 보고를 했을 가능성과 지역 간 불균형이 있음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북한 역시 다음세대를 위해 피 나는 노력을 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통계입니다.

문제는 북한 어린이들의 ‘생존의 권리’는 보장된다고 해도 폭력과 학대로부터의 ‘보호의 권리’, 양심과 종교의 자유를 누릴 ‘발달의 권리’, 표현과 자율적 활동에 ‘참여의 권리’는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전히 북한 당국이 수령을 아버지로, 당을 어머니로 인식하게 하는 사회주의 대가정론을 내세워 가정을 혁명화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반도 남과 북의 가정들이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생육하고 번성하여(창 1:28), 하나님을 찬송하는 인생의 목적(사 43:21)과 가정의 의미가 회복되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하며 기도합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