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교와 기독교의 분열>
교회는 사도행전 2장에서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이 발생함으로써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은 교회가 시작됨과 동시에 기독교와 유대교가 별개의 종교로서 갈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이 새로운 종교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들이야말로 구약 종교의 참된 계승자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구약성경은 많은 곳에서 메시아에 대해 예언하고 있는데 자신들은 그 메시아이신 예수님을 받아들이고 믿는 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유대인들은 자신들이야말로 가장 신실한 유대교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러다가 정말로 회당과 교회가 완전히 분리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지금부터 그 과정을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 율법 중심의 유대교의 탄생
마사다 요새가 함락된 주후 73년에 베스파시아누스 황제는 랍비들이 일종의 유대연구소를 만드는 것을 허락해 주었습니다. 이 일에 주도적 역할을 한 사람은 요하난 벤 자카이(Johanan ben Zakkai)라는 사람입니다. 그는 당시 최고의 랍비였는데 예루살렘이 로마군에 의해 포위되어 있을 때 의외의 행동을 했습니다.
로마가 예루살렘을 포위하고 있는 동안 성 밖으로 나오는 자들은 모두 잡아서 십자가에 못 박아 죽여 버렸습니다. 하지만 성 밖 출입을 허용한 유일한 경우가 있었는데 그것은 전염병으로 죽은 시체를 버리기 위해 분문을 열고 나와서 시체를 버리고 다시 들어갈 때였습니다. 로마군은 어차피 나중에 자신들이 예루살렘에 들어가게 될 텐데, 그때 전염병으로 죽은 시체가 곳곳에서 썩어가고 있다면 불쾌한 일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시체를 내다버리는 일만은 허락을 했습니다.
예루살렘 안에 있던 랍비 요하난 벤 자카이는 예루살렘이 곧 멸망할 것이라는 사실을 예감했습니다. 그것은 유대 민족 전체에게 큰 위기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다면 훗날을 기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대인들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는 필수 요소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성전과 율법과 랍비가 그것입니다. 그런데 성전은 파괴될 것이 뻔합니다. 그리고 성전 안에 있던 모든 율법서들이 불태워질 것도 뻔합니다. 그래서 요하난 벤 자카이는 유대인들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랍비들을 살려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랍비들의 지도자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꼭 살아야겠다고 결심을 했습니다. 하지만 성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죽는 방법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시체로 위장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제자인 랍비 엘리에제르와 랍비 여호수아에게 들려서 성 밖으로 옮겨진 후 로마군에 투항을 했습니다.
백석대·신약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