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출범, 현재 전 세계 1,500여명 청소년 활동
올해 6월 한국투어 성료, 청소년들과 호흡하며 공연
주일을 앞둔 토요일 저녁, 부천성만교회 예배당이 넘쳐나는 청소년들로 인해 뜨겁게 달구어져 있다. 강단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퍼포먼스와 음악에 맞춰 아이들은 손을 휘젓고 환호성을 지르며 폭발적인 호응을 보여준다. 흡사 유명 가수의 콘서트와 같은 분위기지만, 실은 기독교 음악에 맞춘 신앙적 메시지를 담은 춤이다.
1990년 미국 LA에서 출범해 올해로 34년 차를 맞은 기독교 청소년 문화단체 ‘갓스 이미지 미니스트리’(God’s Image Ministry)는 매년 한국을 찾아 공연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잠시 내한을 못하다 지난해부터 다시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6월 한 달 동안 전국을 누비며 하나님을 마음껏 찬양하고 영광을 올려드렸다. 무려 100여명 단원이 방한한 올해, 갓스이미지 코리아 단원들과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투어를 갓 마친, 갓스 이미지 대표 변용진 목사와 샌디 변 사모를 지난달 28일 부천성만교회에서 만났다.
“하나님의 프로젝트입니다”
‘전 지구적 난제’(?)라는 사춘기 청소년들이 자기 믿음을 고백하고, 생활의 변화를 다짐하는 모습은 신기할 따름이다. 하지만 갓스 이미지 안에는 아주 자연스럽다.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며 춤과 노래에 연습하지만, 갓스 이미지에서는 먼저 예배하고 소그룹으로 나누는 것이 우선이다.
“매주 토요일이면, 10시간을 함께 보내도 헤어지기 아쉬워합니다. 춤추고 노래하는 것으로 갓스 이미지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지만, 우리 아이들은 훨씬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무엇보다 예배를 통해 말씀으로 무장하고, 소그룹에서 들은 말씀으로 나눔의 시간을 갖습니다. 함께 먹는 시간은 항상 빼놓지 않고요. 그 다음이 노래와 춤입니다.”
변용진 목사가 평소 말씀으로 단원들을 양육한다면, 샌디 변 사모는 찬양과 춤을 가르치며 아이들과 소통한다. 30년 넘도록 사역하는 동안 부부는 찰떡 호흡으로 서로에게 최고의 멘토, 최고의 동역자가 되고 있다. 샌디 변 사모는 “공연 때 앞에서 지휘하는 것을 보면 제가 갓스 이미지를 이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그렇지 않다. 목사님의 리더십이 분명하게 세워져 있고, 그 영향으로 제가 아이들을 이끌어가는 동력을 얻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제가 아이들과 찬양하도록 달란트를 주셨다.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도록 목사님께서 많이 밀어주고 있다”고 귀뜸했다.
10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간 변용진 목사와 청년 시절 유학을 위해 방미한 샌디 사모. 결혼 후 1990년 LA에서 청소년 12명과 함께 ‘갓스 이미지 미니스트리’를 시작했다. 방황하는 미국의 한인교포 2세들이 마음껏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구주 나의 하나님으로 고백하는 일이 일어났다. 해를 거듭할수록 사역은 확장되어 갔고, LA뿐 아니라 미국 주요 도시, 캐나다, 브라질, 한국, 동아시아 국가 등에 지부가 설립됐다. 지금은 무려 1,500여명 청소년들이 활동하는 단체로 성장했다. 그렇다고 34년 동안 역경이 없었을 리 없다.
변용진 목사는 “우리 사역이 상승하기만 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우여곡절은 가끔 있는 게 아니라 시시때때로 일어나고 있다. 어려운 상황이 생기면 우리 스스로를 먼저 돌아본다. 과연 이 사역의 주연이 누구인가 질문해보면 문제는 쉽게 풀린다”면서 “하나님의 프로젝트라는 마인드를 분명히 하면 사탄의 시험에 빠지지 않고 문제는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고백한다.
돕는 손길이 있어서 감사
갓스 이미지가 한국에서 투어할 때면 항상 하는 고민이 있다. 2~3주간 전국의 교회와 단체를 다니면서 버스 기사와 마찰이 발생하기 일쑤였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낯선 환경에 놓여있는 청소년 단원들에게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늘 고민이었다.
다행히 올해는 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목사가 편안하게 공연할 수 있도록 버스를 내어주고, 운행할 수 있는 장로님을 보내주어서 탈 없이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 주일에 활용해야 할 버스를 내어준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성도들은 기꺼이 수고를 감수하기로 했다.
“운전대를 잡아준 한상호 장로님은 오히려 단원들을 응원하고 격려해주시는 겁니다. 믿지 않는 다른 버스 기사님까지 함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서 한번도 우리 공연을 놓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봐주셨습니다. 단원들이 감사의 마음을 담아 직접 무대로 초청해 사랑과 감사를 표하기도 했답니다.”
실제 공연에서 눈시울까지 적셔가며 마음을 전하는 청소년들의 표정에서 순수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특히 올해 투어에서 돕는 손길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마음이 편안할 수 있었다고 변 목사 부부는 털어놨다.
다음세대 신앙전수 비법?
갓스 이미지에서 활동하면서 변화된 아이들의 모습에 가장 먼저 놀라는 사람은 바로 부모들이다. 천국 복음을 전하고 신앙 전수를 지상 최대의 과제로 여기는 부모들에게 이토록 고마운 곳이 없다.
비결이 무엇일까? 특히 우리나라에서 청소년들은 미전도 종족이라고 할 정도로 복음화율이 낮다. 샌디 사모는 “교회가 엄마의 품이 되어 주어야 한다”고 길을 열어주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많이 병들어 있습니다. 교회를 다니고 있지만 소셜미디어와 학교에서 부정적 영향을 엄청나게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한국의 부모들이나 교회 리더들은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기대치에 맞춰서 대하고 있어요. 지금 연약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실수하는 모습이 있어도 그냥 있는 그대로 품어주세요. 기댈 수 있는 교회가 되어 주세요.”
변용진 목사는 “부모님들은 공부 안 하는 아이들을 지적하지만, 하나님과 관계가 분명하게 정립되면 하나님께서 알아서 가이드해 주실 것”이라며 “이 순서가 바뀌어서 조급한 마음이 들면 불안한 마음에 아이들을 들들 볶는다. 기다려줄 수 있는 부모가 되어 달라”고 조언했다.
실제 교회에서 만나는 많은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를 고백하곤 한다. 집에서 모습과 교회에서 보는 모습의 이중성에 실망할 때도 적지 않다. 부모 때문에 하나님이 미워진 아이들을 상담하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갓스 이미지는 지금도 하고 있다. 그 사역에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춤과 노래은 소중한 방편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노래는 모두 찬양입니다. 공연을 위해 춤 동작을 익히려면, 한두 번 듣는 것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수백번 듣고 동작을 연습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고, 찬양의 메시지가 입력되는 거죠.”
반복의 힘이란 대단하다. 마음을 터놓은 친구와 어른들이 함께하는 공간이니 얼마나 좋기만 할까. 10시간이 지나도 집에 가기 싫어한다는 말이 이해가 된다.
갓스이미지는 매년 여름캠프를 열고 있다. 미 전역에서 수백명의 단원들이 참석한다. 공연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니 경쟁이 아니라 응원하고 격려하며 마음껏 즐긴다. 그 속에 아이들의 은혜가 있다. 갓스 이미지 사역 안에 다음세대 신앙전수의 비법이 있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