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50개 출판사 중 기독 출판사는 19곳 참여
15만명의 방문객 성황, “기독 서적 관심 고무적”
다양한 서적을 눈으로 보고 듣고 만지며,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 단순히 책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곳에서부터 오디오로 시를 듣는 부스, 제지가 제작되는 과정을 담아낸 부스, 작가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 등 다양한 체험존이 가득한 도서전을 통해 독자들의 삶에 책이 한층 더 가까워졌다.
국내 최대 규모의 도서 축제, 2024 서울국제도서전이 ‘후이늠(Houyhnhnm)’을 슬로건으로 지난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C&D홀에서 개최됐다. ‘후이늠’은 조너선 스위프트(1667~1745)의 소설 『걸리버여행기』에서 걸리버가 여행한 네 번째 나라로 이성적이고, 완벽한 세계를 뜻한다.
4천 평이 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시장에서 치러진 도서전은 첫날부터 많은 방문객들이 방문해 출입구까지 문전성시를 이뤘다.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빈국으로 해외 18개국의 122개 출판사와 관련 단체가 참여했으며, 국내에서는 350개의 출판사가 함께 참여했다. 닷새간 열린 도서전을 찾은 관람객은 약 15만명으로 지난해(13만명)에 비해 15.4%가 증가해 더욱 활기를 띤 모습이었다.
다양한 이벤트로 독자 사로잡아
올해 서울국제도서전 현장에는 (사)한국기독교출판협회(회장:박종태 장로, 이하 기출협)와 ㈜비전북과 공동 주관으로 ‘기독교 책마을’이 조성됐다. ‘기독교가 생각하는 후이늠, 사람을 존중하는 하나님 나라’라는 주제로 조성된 기독교 책마을에는 기출협 산하 19개 기독출판사가 총 340종의 도서를 출품했으며, 독자들에게 삶에 대한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담은 2,600권의 책들을 소개했다.
‘기독교 책마을’ 현장에는 다양한 기독도서와 연계해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채로운 이벤트가 진행돼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독자들은 다양한 출판사의 베스트셀러를 한눈에 들여다볼 뿐 아니라 현장 이벤트에 참여해 굿즈와 각종 기념품을 수령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두란노 출판사는 도서플랫폼 어플 ‘duplus(두플러스)’의 룰렛이벤트를 통해 어플을 깔고 회원가입을 마치면, 두플러스 1년 이용권과 텀블러, 독서링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또 CUP 출판사는 공식 SNS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그림엽서를 증정하는 이벤트와 한낮의담비 출판사는 『조각게임』의 파본도서 증정이벤트를 시행했다.
한낮의단비 출판사 이준희 편집장은 “책은 청소년을 위한 성장소설로 마음의 조각난 구멍을 채우려는 청소년의 모습을 그린다. 그 구멍을 메우기 위해 여러 욕구로 채우려 해보지만, 결국 돌아오는 것은 마음의 공허함뿐이다. 책은 그 공허함을 채울 수 있는 유일하고 완전한 조각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책은 직접적인 종교적인 메시지는 없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복음적인 메시지를 알아차리게 된다”며, “비크리스천 청소년들에게도 호응이 좋지만, 소규모 출판사라 홍보활동엔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국제도서전이 책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창구가 된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올해 도서전은 정부의 지원이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치러졌음에도 불구하고 도서전을 찾은 방문객이 증가했으며, 실제 기독도서의 판매율 증가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호평이 잇따랐다.
조이북스 김재준 간사는 “확실히 올해 더 많은 이들이 기독교 책마을 코너에 방문해주셨다. 전에는 구입한 책을 담아갈 캐리어를 들고 오는 참석자가 많았다면, 이제는 구매할 책은 최소로 줄이고 사진을 찍어가는 독자들이 많았다. 현장에서 책을 검토하고, 인터넷으로 도서를 구매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라며 “실제로 다음날 온라인 판매율이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토기장이 출판사 조애신 대표는 “독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양질의 기독도서를 소개하고 직접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어 감사했던 시간”이라며, “크리스천들이 많이 방문했고, 실제 책의 구매로도 이어져 고무적이었다. 내년에는 더 많은 부스로 공간을 넓혀 독자들과 소통하고 싶은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날 초등학교 2학년 아이와 함께 현장을 방문한 정소양 집사(세종 한빛교회)는 “평소에 서점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많은 기독서적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세종에서부터 서울까지 큰마음을 먹고 방문했다. 아이도 책에 대해 더욱 흥미를 갖길 바란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독후감 시상식 및 저자 사인회’ 열려
28일 기독교책마을 현장에는 한국기독교출판협회의 공식 월간지 〈기독교출판소식 Christian Book & Life〉 리뉴얼 복간호의 발행을 기념해 도서 『위라클-우리 모두에게 기적을』(토기장이) 독후감 공모전의 결과를 발표하는 시상식이 개최됐다.
이날 시상식에는 유튜버 박위 씨가 직접 참석해 시상했으며, 최우수상 우수진 씨에게는 상금 30만원, 우수상 강다연, 유지원 씨에게는 각 10만원, 장려상 5명(이승연·전예은·민희주·구정회·김하람)에게는 각 10만원 상당의 기독출판사 도서가 수여됐다. 시상식 후에는 박위 씨의 사인회가 방문객들의 큰 호응 속에 치러졌다.
기출협 박종태 대표는 “급격한 시대적 변화로 활자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독서인구가 감소하고 있지만, 하나님 나라의 복음과 기독교 세계관을 담은 기독교 도서가 가진 영향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사명을 가진 출판인들을 통해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신앙 성장과 성숙을 견인하고 있음을 믿는다. 이렇게 수많은 방문객을 보면서 다시 희망이 생긴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 기독교책마을 부스를 방문한 강하리 청년(넓은들교회)은 “성경을 읽는 것 외에 조금 실제적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신앙서적을 찾기 위해 방문했는데, 이색적인 이벤트와 함께 사인회가 마련돼 책에 대해 더욱 친근감을 갖게 되는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