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과 성별로만 소그룹 나누던 시기는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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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과 성별로만 소그룹 나누던 시기는 지났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3.03.09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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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그룹목회연구원 지난 4일 리더십 세미나 개최
“엔데믹 목회 대안은 소그룹” 서현교회 사례 소개

코로나의 기세는 한풀 꺾이고 있건만 여전히 한국사회의 기상도는 흐리다. 갤럽 인터네셔널이 2023년 새해 전망을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 국민들은 단 12%만이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35개국 평균인 31%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사회적 고립으로 우울감과 분노는 높아지고 있고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는 OECD 국가 최하위권에 속한다.

교회라고 사정이 다르진 않다. 코로나 시기 예배당을 떠난 사람들 중 적잖은 비율이 여전히 현장예배로 돌아오지 않고 있고 심지어는 개신교에서 이탈한 이들도 있다. 특히 교회의 중심이 될 3040세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202212월 발표된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3040세대의 43%가 현장 예배에서 이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침체된 교회와 사회가 살아날 대안은 어디 있을까. 한국소그룹목회연구원(대표:이상화 목사)은 교회가 살아나고 그로 인해 한국사회도 소생시킬 수 있는 대안이 소그룹 목회에 있다고 보고 지난 4건강한 교회 성장을 위한 소그룹 리더십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선 엔데믹 코로나 시대, 역동적인 소그룹 사역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이상화 목사(서현교회)가 현장 사례를 소개했다.

마스크 벗는 모임 돼야

이전과 같은 대형집회는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코로나 팬데믹 사태는 교회가 주력했던 대부분의 사역 형태에 제동을 걸었다. 달라진 시대에서 교회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했다. 그렇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바로 소그룹 사역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목회자들은 2023년 강화되어야 할 중점 목회 사역 1순위와 2순위로 각각 현장예배 강화소그룹 강화를 꼽았다. 성도들 역시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 소그룹 사역이 핵심이라고 인식했다. 소그룹에 참여하는 성도들이 그렇지 않은 성도들에 비해 훨씬 덜 외롭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긴급한 도움이 필요할 때 찾을 수 있는 믿을만한 사람들로 소그룹 구성원을 꼽았다.

하지만 아직까진 교회에서 소그룹 사역이 널리 보급되지 않은 형편이다. 이상화 목사는 교회 내 연령별 소그룹에 참여하고 있는 비율은 5060세대에선 52%, 3040세대에선 33%로 나타났다. 청년층의 소그룹 참여 비율은 3분의 1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며 지속적이고 건강한 소그룹 사역을 위해선 소그룹을 이끌 리더를 양성하고 체계적으로 훈련시키는 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소속감을 느끼고 함께 자라는 소그룹을 만들어가기 위해선 불안과 불신, 불통이라는 세 가지 고개를 넘어야 한다. 낯선 이들과 마음을 터놓기 어려운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이상화 목사는 담을 허무는 상징적인 모습으로 마스크를 벗는 모임이 될 것을 주문했다. 코로나 시대를 거쳐온 우리에게 마스크를 벗는다는 것은 곧 상대방을 신뢰하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음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이 목사는 이 공동체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모임을 준비해야 한다. 단 한 사람도 소외받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신경 쓰면서 단순히 학습이 아닌 역동적인 나눔이 있는 모임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전했다.

 

소그룹 다양성 확대가 대안

서현교회 역시 처음엔 구역모임 형태로 소그룹 모임을 가져왔다. 하지만 소그룹 사역에 대한 필요가 늘어남에 따라 점점 소그룹 형태는 세분화됐다. 이상화 목사는 “2018년까지 교회에서 소그룹 192개가 운영됐다. 그 중 남성 소그룹은 55, 여성 소그룹은 99, 부부 소그룹은 38개였다고 소개했다.

특히 남성 소그룹은 분주한 일상을 사는 남성들이 서로의 기도제목을 나누며 온전하게 세워지도록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생각처럼 운영되지는 않았다. 먼저는 모임을 위해 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남성들은 직장과 사업, 가정모임을 소그룹 모임보다 우선에 두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론 실질적인 교제에서 생기는 어려움이었다. 한국 문화에 익숙한 남성들은 자신의 삶을 솔직히 나누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결국 남성들은 부부 소그룹에서 그나마 모임을 이어갔다. 이밖에도 광범위한 연령대 사이에서 갈등이 생기기도 하는 등 개선할 요소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서현교회는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소그룹의 다양성 확대를 선택했다. 이 목사는 다양한 니즈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연령, 혹은 성별이나 지역으로만 소그룹을 구성하기엔 한계가 있다. 소그룹으로 그룹핑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담아내야 한다. 그렇게 하자 엔데믹 상황에서 더 견고한 공동체성을 발휘할 수 있었다면서 소그룹의 다양성 확대를 결정했다면 그 만큼이나 소그룹 리더 훈련의 다양성도 필요하다. 단 소그룹 리더 훈련은 담임 목회자가 인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 목사는 또 교회 내부에서만 모이는 소그룹을 넘어 교회 밖도 품을 수 있는 선교적 소그룹을 세워야 한다. 이것이 교회 안의 교회로서의 소그룹이라면서 재난 지역에 필요한 섬김과 봉사를 한다거나 소그룹을 기반으로 교회 외부 사역을 준비할 때 더욱 효과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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