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마다 환경 중요성 강조하고 환경주일 지켜
교회학교에서는 디지털 탄소발자국 줄이기 실천
지구 환경이 위협받고 있고 위기의 징조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교회들이 환경목회, 녹색교회로의 전환을 선뜻 택하지 못하고 있다.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단 ‘성장’을 멈춰야 하는 난제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누려온 성장의 이면에는 하나님의 창조 세상을 희생 시킨 ‘자연을 향한 폭력’이 깔려 있다. 더 풍요롭게 살기 위한 노력, 편리해지고자 하는 욕망, 이 모든 것들이 지구를 아프게 했고 창조에 역행하는 죄의 길을 걸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구의 온도가 1.5도 가량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한 골든타임이 불과 10여년 밖에 남지 않았거나 그보다 짧은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높아지고 있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선택해야 할 것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일이다. 이것은 풍요를 버리고 가난으로 돌아가는 선택이다. 과다하게 누려온 것들은 포기하고 적절하거나 다소 부족한 삶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환경목회는 수십년간 일관되게 성장을 외쳐온 교회들이 가난과 불편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전환을 요구한다. 다만 이와 같은 급격한 변화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환경목회의 첫 걸음으로 생명 지향적인 교육과 실천을 하나씩만 전개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선보인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생태교회 매뉴얼’을 통해 교회가 실천할 수 있는 목회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녹색교회 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생태교회를 위한 예배
목회의 핵심은 예배다. 특히 예배 중 목회자를 통해 선포되는 말씀은 성도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독교 신앙은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로 시작해서 나와 이웃의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온실가스의 영향으로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이것이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병들게 한다는 사실과 기후위기로 인해 고통받는 이웃이 있다는 점, 생명을 회복하지 않고서는 공존의 미래를 열어가기 어렵다는 사실을 목회자가 강단에서 수시로 선포해야 한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교회력에 따른 절기예배를 ‘생태예배’로 드릴 것을 제안했다. 9월 첫째주일에서 대림절 전까지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기억하는 ‘창조절’과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절과 성탄절’,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을 기념하는 ‘사순절과 부활절’, 성령의 강한 역사가 나타난 ‘오순절’, 추수할 것을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추수감사주일’과 교회를 세우신 ‘창립기념주일’까지 중요한 절기마다 생명의 회복과 환경보존에 대한 중요성을 성도들과 나누길 간곡히 당부했다. 무엇보다 1년에 한번 매년 6월 첫째 주는 반드시 환경주일예배를 드릴 것을 요청했다.
생태교회를 위한 교육
환경의 미래는 다음세대가 살아갈 미래이기도 하다. 지금 탄소중립을 실천하지 않으면 아이들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위기를 교육해야 한다. 특히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라고 디지털 전자기기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적절한 사용을 가르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전인 2007년에만 해도 디지털 탄소발자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1%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8년 3배로 늘었고 환경부는 이와 같은 추세대로라면 2024년에는 14%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지털 기기 이용으로 발행하는 탄소가 얼마나 될까? 환경교육포털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 검색 한 번에 0.2g, 이메일 한 통에 4g, 전화통화 1분에 3.6g, 1MB의 데이터를 사용할 경우 11g의 탄소가 발생한다고 한다.
교회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읽지 않는 이메일 삭제하기, 스팸메일 차단하기, 비디오 자동 재생 차단하기, 안쓰는 휴대폰 기부하기 등을 가르친다면 디지털 탄소발자국을 줄여 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