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습도는 기기 수명 단축 지름길
교계 전문 업체들 컨설팅 활용 필요
최근 전국을 휩쓴 장마와 폭우로 피해를 입은 교회가 한두 곳이 아니다. 침수된 음향과 영상 장비 등 고가의 기기들이 제대로 수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거나 부주의로 폐기되는 일은 다반사. 금전적인 피해도 크지만, 예배에 지장을 주기도 해 세심한 주의와 조치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게다가 높은 습도는 여름철 기기 관리를 어렵게 하는 요소 중 하나. 장비가 침수되지 않더라도 누수로 인한 위험과 지하 교회의 습기는 또 다른 위험 요소다.
# 폭우 피해 기기
음향기기가 침수나 폭우 피해를 입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물기 제거’. 교회음향학교 공동대표 이상훈 목사(마지리교회)는 “물기를 말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완전히 물에 잠긴 기기라고 해도 물기를 잘 말린 다음에 서비스센터를 방문하거나 전문가에게 맡기면 웬만한 기기들은 살려서 사용할 수 있다”며 물기 제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침수된 기기를 모두 교회 밖으로 꺼내 바람 잘 통하는 곳에 놓고 말리는 것이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라는 말이다.
흙탕물을 뒤집어쓴 경우라 해도 당황할 필요는 없다. 증류수로 깨끗하게 씻어내면 된다. “물로 씻어도 되지만, 씻어내는 과정에서 수돗물 속의 전해질(전기가 통하는 물질) 성분이 제품에 들러붙을 수 있어 물보다는 증류수로 잘 씻어낸 다음 햇빛에 말리라”고 조언한다.
주의해야 할 부분은 ‘전원 차단’. 이 목사는 침수나 폭우 피해를 당한 기기를 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기기의 전원을 연결하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기에 전원이 연결될 경우 합선되면서 아예 사용할 수 없게 망가지기 때문. 전원을 연결하지 말고 증류수로 잘 씻어서 말린 후 전문가에게 맡기도록 한다. 그리고 비 예보가 있는 날은 미리 전원을 차단하거나 연결 코드를 빼놓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 스피커 관리
스피커 관리도 기기 관리 못잖게 중요하다. 특히 음감에 민감한 목회자라면 더 신경 써야 할 부분. 이 목사는 “스피커 부품 중 진동을 일으켜 음원 재생의 핵심역할을 하는 진동판(Cone / Diaphragm)은 스피커 종류에 따라 종이로 제작되기도 하는데, 이 부분이 물을 먹거나 습도가 높을 경우 울림판이 변형돼 소리가 둔탁하게 들린다.또 습도가 높은 날은 소리의 물리적 특성상 하울링이 생기기 쉽다"고 설명한다.
해결 방법은 습도 관리. “습도가 높은 날은 평소보다 한두 시간 정도 일찍 교회로 나와서 에어컨이나 선풍기, 제습기를 켜서 공기 중 습기를 제거하는 것이 좋은데, 주중에도 자주 이렇게 하는 것이 기기 관리를 위해서는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여름이나 우기에는 음향기기 주변에 제습기를 두거나 선풍기를 가동해 습도를 조절하거나 결로 예방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매일 음향기기를 한 두시간 정도 작동시켜 기기에서 발생하는 자체열로 기기 내 습기를 제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겨울에는 공기가 건조해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나므로 가습기로 습도를 조절하도록 한다.
음향기기와 영상기기 구입과 관리에 대한 도움은 페이스북 교회음향학교(https://www.facebook.com/groups/447976429317068), 하이테크예배신학연구소(https://www.facebook.com/IHTWT), 하선미디어(https://www.facebook.com/hasunmedia) 등 교계 전문 업체와 기관에 문의하거나 요청하면 된다. 전문 상가에서 기기를 구입하는 경우에는 제품 계약서에 워런티 부분을 확인하거나, 계산서에 제품에 대한 서비스를 기록해 달라고 하는 것이 좋다.
# 장비 사용과 활용을 위한 팁
목회자들이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마이크 사용. 마이크 하나만 바로 잡아도 하울링이나 음의 높낮이가 맞지 않는 것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이 목사는 지적한다. 마이크와 입과의 거리는 주먹 하나 정도의 공간을 유지하는 것이 좋고, 마이크를 잡을 때는 가장 윗부분과 아랫부분은 피해야 한다. 앞쪽의 소리에 대한 감도가 좋은 지향성 마이크는, 흔히 노래방 포즈인 헤드 부분을 잡고 사용하게 되면, 왜곡된 소리가 흡수되거나 지향성이 사라져 하울링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무선 마이크는 송신 안테나가 마이크 아랫부분에 장착된 제품이 많아, 끝부분을 잡으면 송신율이 떨어져 소리가 끊기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사용이 급증하는 이어셋 마이크(귀에 걸어 사용하는 소형 무선 마이크)도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송신기기인 바디팩을 허리 뒷부분에 걸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보다는 안주머니에 넣어서 수신 안테나와 마주 보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설명한다.
스피커는 정방향이든 역방향이든 무조건 마이크 앞에 둘 것. 이 목사는 “스피커가 마이크 뒤에 위치해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한다. 스피커에서 나온 소리가 다시 마이크로 들어가 하울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모니터 스피커일 경우 스피커 재생 소리 각도 안에 서 있는게 중요한데, 각도를 벗어나면 모니터할 수 있는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상훈 목사는 목회자들이 꼭 유념해야 할 것은 ‘컨설팅’이라고 말한다. “작은 교회라고 해도 컨설팅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음향과 영상 기기의 사후 관리를 위해서도 오히려 더 이익”이라면서 “인터넷 최저가 제품을 찾는 것보다는 교회 음향기기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비용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불필요한 추가 지출도 막는 길”이라고 강조한다.